투자는 어렵다. 실제, 시장만 붙들고 살아가는 숙련된 투자 전문가들도 실패할 정도로 아주 어렵다. 노르웨이에서 진행된 투자 전문가와 소떼의 투자 실적을 비교한 특이한 실험을 봐도 투자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 수 있다.
2016년 노르웨이의 국영 방송사 NRK는 주식 중개인 2명, 점성술사, 미용 블로거 2명 및 한 무리의 소떼를 대상으로 투자 시합을 벌이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각 팀에게 10,000크로네(1,122달러)를 지급하고, 3개월 동안 오슬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도록 했다.
이런 시합이 처음은 아니었다. 경제학자 말키엘(Burton Malkiel)은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에서 눈을 가린 원숭이에게 신문 경제면에 다트를 던지게 해서 투자해도 전문가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실제 원숭이, 고양이, 개, 쥐, 심지어 스웨덴산 화초를 대상으로 말키엘의 이론을 시험했다. 하지만 소떼와 전문 투자자를 투자 시합에 붙인 것은 처음이었다.
들판에 모눈을 그려놓고, 각 칸에 노르웨이 OBX 지수 소속 25개 주식의 티커를 써 놓은 다음, 여기에 굴로스(Gullros)라는 암소와 동료 포트폴리오 매니저 소떼를 풀어놓았다. 소들은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식으로 주식을 골랐다.
소들이 입으로 고른 포트폴리오에는 아커 솔루션(Aker Solutions),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Statoil; 현재는 에퀴노르(Equinor)), 프레드 올센 에너지(Fred Olsen Energy) 및 스칸디나비아 최대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십스테드(Schibsted)가 포함되었다. 소들이 가장 좋아한 탑픽은 아커였지만, 포트폴리오는 동일한 비중으로 구성했다.
한편 두 명의 주식 중개인은 자기들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더 많이 알수록, 더 잘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연어 양식업체 마린 하베스트(Marine Harvest; 현재는 모위(Mowi)), 노르웨이 최대 은행 DNB 및 크루즈 운영업체 로열 캐리비안(Royal Caribbean)를 골랐다.
점성술사도 자신을 내보였다. 2016년은 가족, 우정 및 공생을 상징하는 양띠 해였기 때문에, 그는 DNB, 노르웨이 에어 셔틀(Norwegian Air Shuttle) 및 노르웨이의 비공식 국가 요리 “그란디오사(Grandiosa)” 냉동 피자를 만드는 오르카(Orka)를 골랐다.
블로거들은 주가 지수에 있는 주식을 아무것도 모른 다면서 당황스러워 보였다. 그러면서 그들이 고른 주식은 마린 하베스트와 로열 캐리비안이었다. 따듯한 곳으로 여행 다니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실험의 목적은 시장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시장을 이겼다고 해서, 그것이 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실력이 있어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버핏(Warren Buffett)은 1984년 강연에서 이 주제를 더 확대해, 2.25억 명의 미국인이 참여하는 “범국가적 동전 던지기 대회”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동전 던지기 결과를 맞춘 사람은 첫날 1달러를 받고, 매일 상금이 두 배로 증가한다. 통계적으로 20일이 지나면 215명이 20번 연속으로 정확하게 결과를 맞추게 되고, 각각 1백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수상자들은 비행기로 전국을 누비면서, 효율적인 동전 던지기에 대한 강연을 하고, 회의적인 교수들과 “만일 불가능한 일이었다면, 우리 215명은 뭡니까?”라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라고 버핏은 말한다.
이후 버핏은 투자 그룹 프로테제(Protégé Partners)와 S&P 500이 그들이 선택한 헤지 펀드를 이길 거라는데 1백만 달러짜리 내기를 벌였다.
노르웨이의 실험에서도, 전문 주식 투자자가 그리 신통치 못한 결과를 냈다. 실험 기간 동안 그들은 7.28%의 수익률로 5%였던 OBX 지수를 이겼다. 또한 점성술사보다도 나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7.26%의 수익률을 올린 소떼보다는 약간 높았을 뿐이다. 전체 우승자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블로거들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가 거의 24%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20개의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성과가 최악인 포트폴리오는 배제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생존 편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 몇 년 동안 성과가 나쁜 많은 펀드가 조기에 폐쇄되고, 성과가 우수한 펀드들만 살아남기 때문에 시장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폐쇄되거나 합병된 펀드를 포함시켜야만 펀드들의 평균 성과가 어떠했는지 진정으로 알 수 있게 된다. S&P에서 진행한 한 해 두 차례 평가 결과, 지난 10년 동안 전체 주식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올린 미국 주식형 펀드 매니저는 8명 중 단 1명뿐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 1명의 펀드 매니저를 고르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런 성과의 “지속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P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올해 상위 25% 안에 든 펀드 매니저가 내년에도 그 안에 들었던 경우는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동안 계속 상위 25% 안에 남은 펀드 매니저는 3%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올해의 성과를 보고, 성과가 좋은 펀드에 투자했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실수로 판명될 수도 있다.
노르웨이의 실험은 짧은 기간에 기발한 결과를 얻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더 큰 교훈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시장을 이기려는 생각을 버리고, 그 대신 저비용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는 사실이다.
자료 출처: Financial Times, “How a herd of cows trampled on human stockpi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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