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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나 농구 경기의 승리팀을 예측해 보려고 한다 치자. 다음 중 어떤 방식이 제일 좋을까?
- 동전을 던져본다.
- 경험에서 따라 추측해 본다.
- 자료를 모아, 그에 따라 분석을 한다.
폴 슬로빅과 버나드 코리건이 이 문제에 답을 얻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야구나 농구가 경마를 택하긴 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슬로빅과 코리건은 경마 전문 기자들에게 경마에 출전한 경주마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이용해 우승마를 예측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를 네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각 경주마에 대한 통계치 5가지만 제공했고, 나머지 세 그룹에게는 각각 10가지, 20가지 및 40가지 통계치를 제공했다. 연구 결과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첫째, 자료를 더 많이 받은 기자들일수록, 자신감도 더 커졌다. 경주마에 대한 40가지 통계치를 받은 기자들이 20가지를 받은 기자들 보다 예측에 훨씬 자신감을 가졌다. 20가지를 받은 기자들 역시 10가지를 받은 기자들보다 더 자신감이 있었다.
둘째, 자료가 많을수록 자신감이 높아졌긴 했어도, 자료가 더 많다고 해서 예측 결과가 더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정보를 가장 적은 받은 기자들의 예측이 가장 나쁘긴 했지만, 정보를 더 많이 받은 기자들도 특정 시점이 되면 수익률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실제, 특정 시점이 지나면, 정보가 더 많아질수록, 오히려 예측 정확도 더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결과를 취합해 보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즉, 예측을 할 경우, 분명 어느 정도의 정보를 수집할 필요는 있지만, 정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동전 던지기 식으로 투자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동시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다룰수록 역효과가 난다. 결과적으로 경험에 따라 추측을 하는 것이 맞출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를 것이란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특히 돈이 관련된 결정에 있어서는,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라고 느낄 정도로 철저한 분석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위 연구에서 나타났듯이, 너무 많은 정보를 갖고 있게 되면 결국 그 정보에 파묻히고 만다. 상황을 너무 많이 그리고 오래 생각하게 되고, 특이한 이례적인 경우에 정신이 팔리기 시작하며, 일반적으로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고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실제, 상황을 복잡하게 뒤엉켜 놓고서도, 더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위 경마 연구 결과는 오로지 예측에만 관련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포트폴리오 중 해외 주식 비중을 얼마나 가져갈까? 향후 주가와 환율을 예측해 봐야 한다.
- 목돈이 생기면, 투자 시점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향후 주가를 예측해 봐야 한다.
- 장기 요양 급여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험료 인상을 감수해야 할까, 아니면 급여 액수를 줄이는 것이 좋을까? 자신의 향후 건강과 얼마나 살지를 예측해 봐야 한다.
- 장기 국채에 투자해도 안전할까? 금리를 예측해 봐야 한다.
이 모든 경우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예측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 경마 연구를 적용할 수 있다. 즉, 경험에 따른 추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경험에 따른 추측을 할 때, 솔직히 아는 것이 없다면, 포트폴리오에 해외 주식을 추가해 위험을 줄이는 것 같이 다른 문제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다.
하지만 예측이 필요 없고, 예측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생명보험이 좋은 예다. 아이들이 커서 독립해서 떠나고, 예금 계좌도 불어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상황이 변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얼마짜리 보험을 들어야 하는지 계산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살지 예측할 필요는 없다. 그저 계속해서 준비를 착착 해나가는 것이 더 낫다.
자료 출처: Humble Dollar, “Don’t Over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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