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은 지난 30년 동안 대부분 높은 주가를 유지해 왔다. 즉, 주가는 주식시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높은 주가가 문제가 아니라, 주가를 평가하는 척도가 문제라면 어떻게 될까?
주식이 비싼 수준인지, 싼 수준인지 측정할 때,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즉, 해당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금,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 및 보유 자산)을 살펴본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중요한 수치는 최근 수십 년 동안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으며, 그 결과 주식이 실제보다 더 비싸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물론 미국 주식이 싸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않는다. 싼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미국 주식이 보이는 것보다 덜 고평가되었다는 생각이다. 다음을 고려해 보자.
배당금.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이 고평가되었는지, 아니면 저평가되었는지 판단할 때, 더 이상 시장의 전반적인 배당 수익률(S&P 500의 경우 현재 1.9%)에 그리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맞다, 지금은 지난 50년간의 평균인 2.9%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배당금을 낮추고, 그 대신 여분의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은 임직원의 스톡옵션의 영향을 상쇄하고, 기업 이익의 일부를 외부 주주들에 가져와 경영진에게 주는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비난이 있다.
하지만 배당 수표를 발행하는 것보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더 세금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배당 수표는 모든 과세 대상 주주들에게 즉시 세금 청구서가 날아가지만, 자사주 매입의 경우 주식 매도를 선택한 주주에게만 세금 청구서를 날아간다.
S&P 500의 배당 수익률 1.9%와 소위 자사주 매입 수익률(S&P 500 소속 기업들의 매년 자사주 매입 비율)을 결합하면 어떨까? 주주들의 연간 총 현금 수익률은 5% 이상이 된다.
기업 이익. GAAP 회계기준 하에서, 기업이 건물이나 설비를 구매하는 경우, 해당 투자의 유효 수명 동안 비용으로 대손 상각할 수 있다. 그 결과, 이익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해당 자본 지출은 대차 대조표 상에 자산으로 표시된다.
반면, GAAP 회계기준에 따르면, 연구개발(R&D) 비용은 발생한 해에 비용으로 처리된다. 즉, 이익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히고, 해당 R&D 결과는 일반적으로 대차 대조표의 자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약 회사가 새로운 약물을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자. R&D 비용은 즉시 이익에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물인 특허권은 다른 기업에서 인수하지 않는 한 자산으로 표시되지 않지만, 개발된 약물은 아주 큰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매년 R&D 비용 지출을 점점 더 늘리는 고속 성장 기업들에게는 영향이 심각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R&D 비용 지출 증가로 더욱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만, 이익이 낮아져 주가가 고평가 상태로 보일 수 있다.
이는 30년 전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애플, 알파벳의 구글, 페이스북 및 넷플릭스 같은 현재의 슈퍼스타 기업을 생각해보라. 이들 기업은 거대한 공장을 건설해 번영을 누리는 대신, 귀중한 브랜드와 거대한 지적 자본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기업이 주식시장을 장악하게 되면서, 주가를 왜곡시키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이익은 수익 향상을 위해 지출한 비용보다 낮으며, 그에 따라 주식시장의 전체 주가 배수를 높여 놓았다. 실제로 최근 법인세 인하에 따른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S&P 500 소속 주식들의 12개월 이익 대비 22.8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에 비해 50년 평균 19.4배로 낮다.
보유 자산. 1980년대 중반, 투자자들은 주로 주가가 장부 가치와 비교하곤 했다. 장부 가치는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주당 얼마로 표시된다. 당시, 주가가 장부 가치보다 훨씬 낮으면, 종종 주식이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주식을 성장주와 가치주로 나누는데 장부 가치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PBR 배수를 기준으로 주식들 간의 상대 주가를 평가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장부 가치를 사용해 전체 시장 또는 개별 주식이 절대적으로 저렴한지를 평가하는 방식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GAAP 회계기준이 R&D 비용 지출을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특허권, 저작권 및 브랜드 같은 무형 자산의 가치도 기업의 대차 대조표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결론: S&P 500은 현재 장부가치 대비 3.6배로 거래되고 있으며, 1980년대 중반 1.5배 미만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토빈의 Q(주가를 해당 기업의 자본 대체비용과 비교하는) 역시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토빈의 Q를 기준으로, 미국 주식은 자본 대체비용 대비 81%의 프리미엄이 얻어져 거래되고 있다. 1980년대 중반의 약 60%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것들이 주식시장을 미친 듯 높아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우리는 주식시장의 기본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동안 진실이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더 이상 그렇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뿐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언제나처럼, 우리는 시장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우리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험, 투자비용, 세금, 시장 혼란에 대한 감정적 대응,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저축률, 퇴직했다면 지출률 이 5가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5가지 모두에 부지런히 집중하고 있다면, 현재 주식시장이 고평가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료 출처: Humble Dollar, “Signal Fail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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