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존경받는 퀀트 투자의 두 거장 에드워드 소프와 짐 시몬스를 간략히 소개했다. 다시 권하지만, 그레고리 주커만의 “The Man Who Solved The Market(국내 번역본 미출간)”와 에드워드 소프의 “A Man For All Markets(번역본: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는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이 두 권의 책을 읽게 되면 소피와 시몬스에게 몇 가지 교훈을 배울 수 있고, 가치 투자자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무엇이든 자신에게 맞는 것이 최고다.
투자 스타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각기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이 있다. 사실 버핏의 투자 스타일이라고 하더라도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이 스타일이 최고 또는 맞는 것이고, 저 스타일은 최악 또는 어긋난 것이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특정 조건 하에서는 한 스타일이 다른 스타일보다 더 잘 작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퀀트 투자는 대부분 단기, 초단타 거래에 적합한 반면, 가치 투자는 장기 매수 후 보유에 적합하다.
따라서 투자자 자신의 기질과 경험에 맞는 것이 최고다. 시몬스는 수학적 재능과 높은 자신감(그는 눈 높은 어머니의 아들이었던 탓이라고 말한다)을 결합해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세우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든 완전히 몰입하는 소프의 타고난 독특한 능력은 복잡한 문제, 특히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는 문제들을 남들보다 더 잘 풀 수 있게 해주었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그 안의 전략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가치 투자자는 그레이엄 접근법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가치 투자자는 버핏의 접근법을 선호할 수 있다. 다른 누군가를 모방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혼자만의 탐구를 통해 최고의 “자신”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가이 스파이어의 말이 떠오른다.
2. 자기 역량과 경쟁 우위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이해하라.
자기 역량을 아는 것이 가치 투자를 하기 위한 초석이다. 최고의 가치 투자자들은 자기 역량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2017년 데일리저널 주주총회 후 간담회에서 찰리 멍거에게 자기 역량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멍거는 자신이 어느 것에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안 어리둥절했지만, 시몬스와 소프에 대해 읽고 나서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어느 것에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안다는 것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안다는 의미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초기에 시몬스와 그의 팀은 자신들의 장점이 데이터와 알고리즘 설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보유한 데이터는 다른 어떤 퀀트 펀드보다 완벽하고, 정확하며, 경쟁 펀드가 알아챌 수 없었던 가격이 잘못 책정되어 있는 자산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나중에 시몬스는 IBM의 유명 음성 인식 개발팀을 이끌고 있었고 실력 있는 개발자였던 로버트 머서와 피터 브라운을 영입했다. 그들은 50만 줄짜리 코드로 된 시스템을 개발했고, 당시 가장 진보된 시스템이었다.
르네상스는 세 가지 단계를 따른다:
1) 과거 가격 데이터에서 비정상적인 패턴을 찾아낸다.
2) 그 가격 움직임 패턴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관되고, 무작위적인 것이 아닌지 확인한다.
3) 그 가격 움직임 패턴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실제로 르네상스와 경쟁 펀드들의 차이점은 세 번째 단계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르네상스는 어떤 비정상적인 패턴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설명할 수 없다면, 경쟁 펀드들이 찾아내 활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소프가 PNP를 설립할 때도, 버핏이 하는 것처럼 기업의 내재 가치를 계산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버핏과 비교해 경쟁 우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환사채, 옵션, 워런트 등과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와 분석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우위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PNP는 저평가된 유가증권에는 매수 포지션을, 고평가된 유가증권에는 숏 포지션을 구축해,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수익을 냈다. PNP 초창기 시절, 소프는 자신이 파생상품 헤징에 역량과 우위가 있음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PNP의 투자는 점차 다른 유가증권으로도 확대되었지만, 소프는 항상 역량 안에서만 머물렀다.
3.자신의 한계를 알아라.
퀀트 펀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은 통계적 차익 거래다. 어떤 의미에서 가치 투자 역시 통계적 차익 거래라고 할 수 있다. 차이라면 퀀트 펀드가 상대 가치의 통계적 편차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면, 가치 투자자들은 절대 가치의 통계적 편차(일명 내재 가치)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떤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규모와 경쟁이 커질수록 수익률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시몬스와 소프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메달리온 펀드는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해 왔고, 현재 더 이상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은 받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소프도 펀드의 운용 자산을 수억 달러 이상 넘지 않도록 했다. 아마도 더 많은 자금을 운용할 수 있었을 테지만, 사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오래전, 미국 시장에서 전통적인 가치 투자 방식이 잘 통했다. 그레이엄의 시절에는 심도 있는 연구조사 없이도, 통계적으로 싼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만 연간 1~2%씩 시장을 이길 수 있었다. 거래 빈도만 작을 뿐 퀀트 펀드의 통계적 차익 거래 전략과 비슷하다. 버핏을 비롯한 유명 가치 투자자들 역시 본질적으로 통계적 차익 거래 투자자였다. 분명히, 규모도 한 제한 요소이긴 하지만, 전통적인 가치 투자 방식의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들이 더 많아졌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가치 투자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자료 출처: Grahamites, “What I Learned From Ed Thorpe and Jim Simons -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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