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다는 것에는 여러 측면이 있지만, 가장 매력적인 측면 중 하나가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는 유연성, 특히 생각과는 다른 사실과 증거가 등장할 때 이를 즉시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짜 현명한 사람이다.
영국 경제학자 고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말했듯이, “저는 사실이 바뀌면, 제 생각도 바꿉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과거 투자 기록을 통해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과연 어땠을지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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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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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여러 해 동안 수익성의 결여, 획일화된 서비스 그리고 부정적인 주주 수익률을 이유로 항공 산업의 자본 환경이 나쁘다고 밝혀왔다.
1999년 연설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129개 항공사들이 파산신청을 했으며, 심지어 콘티넨탈 항공사는 두 번이나 신청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라이트 형제가 처음 하늘을 날았던 1903년에 키티 호크에 살고 있었다면, 그 비행기를 총으로 쏴 떨어뜨려 자본주의 체제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전인 1989년 버크셔 해서웨이는 US 에어 그룹의 금리 9.25%짜리 전환 우선주에 3억 5,800만 달러를 투자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버핏이 당시 CEO였던 에드 콜로드니를 존경했기 때문이다.
이 투자는 한때 손실이 50%에 달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고 사업 환경이 호의적으로 돌아서자 결국 보통주의 주가가 급등했고, 전환 우선주 역시 상당한 수익으로 전환 받을 수 있었다. 할머니가 말씀하셨든, “버핏은 똑똑한 것보다 행운이 더 따랐다.”
버핏은 오랜 기간 항공 산업을 기피했고, 어쩌다 보니 우연히 큰 손실을 피했지만, 2016년이 되자 돌연 미국 4대 항공사의 주식에 1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심지어 그는 항공사 한곳을 구입할 것이라고까지 언급했다.
버핏은 마음을 바꾸고 항공 산업에 투자한 이유로 규제 완화, 정리 합병, 여행객의 기록적인 증가 그리고 미국의 경제 성장을 꼽았다.
유틸리티와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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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오랜 기간 자본 집약적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했었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잦은 추가 현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버크셔에 현금이 쌓여가고, 버핏의 생각이 진화하면서, 유틸리티와 재생 에너지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에 이르렀다.
1994년에는 “그런 기업들이 부자로 만들어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부를 지키게 해 줄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틸리티 기업들은 필수적이며, 불경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실을 근거로 행동했고, 현재 아이오와뿐만 아니라 일리노이, 사우스다코타 및 네브래스카 일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동종 업계 다른 대형 업체들의 지분도 보유 중이다.
버핏이 철도 회사 하나를 통째로 구입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오랜 기간 캐네디안 내셔널 레일웨이에 투자하고 있던 친구인 빌 게이츠의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버핏의 버크셔는 2007년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버핏은 철도가 다른 운송 수단보다 효율성이 좋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좋은 철도는 “디젤 1갤런이면, 1톤을 싣고 500마일을 운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2009년 440억 달러 규모로 BNSF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했고, 그 이유를 미국의 경제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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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오랜 기간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피하면서, 그 이유로 그런 유형의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역량”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2018년 1분기까지 누적 약 2억 4,000만 주(애플 주식의 약 5%)를 약 500억 달러 규모로 보유하게 되었다. 버크셔가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지만, 애플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으로 버핏의 지분율은 더 상승했을 것이다.
게다가, 버핏은 항공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회사를 전부를 소유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의 투자 후계자로 거론되는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가 이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손자들이 아이폰에 끼고 살면서 친구들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여러 기능을 즐기고 있는 모습에서 애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분명하다. 또한 버핏은 아이패드를 통해 편리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크셔의 2018년 주주총회 당시 포춘지와 인터뷰에서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애플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는 최소한 기술주였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애플에 투자한 이유는 그들이 현명하게 자본을 집행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진 생태계의 가치 그리고 그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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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것에서 그가 얼마나 열린 마음과 사고의 유연성을 갖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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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버크셔의 자회사 경영진이 보유한 약 9,200주의 버크셔 A주를 매입한 것을 제외하고, 버핏과 찰리 멍거는 자사주 매입을 꺼려왔다.
하지만 몇 년 전 버크셔의 현금 보유고가 1,000억 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주가가 장부상의 가치의 120%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자사주 매입을 신중히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 버크셔의 주가가 그 한계선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자사주 매입은 실행되지 않았다.
최근 버핏은 자신과 멍거는 주가가 내재 가치 이하로 생각되는 수준이 되면,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크셔 운영 설명서에 적시된 바와 같이, “내재 가치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투자 대상과 기업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평가하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도구다. 내재 가치를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기업이 잔여 수명 동안 창출하는 현금을 할인한 가치다.”
그러면서 장부 가치는 비교적 파악하기 쉽지만, 내재 가치는 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내재 가치는 “정확한 수치라기보다는 추정치”이기 때문에 계산을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최근 버크셔는 A주는 225주를 평균 312,806달러에, B주 4,139,192주를 평균 207달러에, 총 약 9억 2,700만 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어쨌든, 주식이 줄어든 다는 것은 기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고, 신중한 자본 배분에 해당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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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는 정신적으로 건전하고 명민한 두 명의 신사가 이끌고 있으며, 이들의 사고방식과 언행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멍거는 버핏의 투자 능력이 75세를 넘어서면서 훨씬 더 날카로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2018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멍거가 투자자 리루와 한 인터뷰도 있다. 리루는 멍거가 투자자로 있는 헤지 펀드를 운영 중이며, 인터뷰에서 멍거는 “좋은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배워나가면서, 상황이 변했을 때, 그에 따라 투자 방식도 바꿔왔습니다.”라면서, “우리가 바뀐 이유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버핏과 멍거에 관한 모든 자료를 읽고, 또 읽어야 한다. 1977년부터 버핏이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들은 버크셔의 웹사이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휴대용 MBA 과정”이라고 불리는 이 서한은 버핏의 지적 너그러움 덕분에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귀중한 학습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멍거의 훌륭한 통찰이 담겨있는 1995년 하버드 강연 “The Psychology of Human Misjudgment” 역시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 강연은 우리 마음을 자극해 비이성적인 행동과 감정적 오판을 불러일으키는 미묘한 영향에 대한 25가지 경고말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강연 내용은, 다른 귀중한 정보와 더불어, 멍거의 책 “Poor Charlie’s Almanack”에도 들어가 있다.
버핏-멍거 접근 방식을 공부하게 되면, ‘정신적 기민함’이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하워드 막스, 존 트레인, 필립 피셔, 벤저민 그레이엄, 은퇴한 포춘지의 칼럼니스트 캐럴 루미스의 글들, 그리고 금융 사상가라고 할 수 있는 존 템플턴, 세스 클라만 및 존 보글의 글들 또한 투자라는 매력적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기본적인 지식과 지혜를 전해준다.
자료 출처: Guru Focus, “Warren Buffett, Charlie Munger and Mental Ag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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