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식시장이 경제와 단절되어 있을까?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갖고 있는 의문이다.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의 대차대조표나 노동통계국의 안구 모형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주식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주식시장 사이의 간극은 지금처럼 벌어진 적은 없었다. 이것이 엄청난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하루 만에 주가가 10% 상승하면 환호성을 치다가도 다시 10% 하락하면 공황 상태에 빠지곤 한다.
지난 3월의 주식시장은 불과 한 달 전 사상 최고치에서 34% 하락했고,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경제가 끔찍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다시 최저치에서 44%나 상승했다. 한 마디로 “정신이 나간 변동성”이었다.
사람들이 미스터 마켓이 조울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일반인들은 “미스터 마켓은 확률론적 구조로 되어 있으며, 본래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를 통합해 자본을 종합적으로 배분한다.” 같은 학문적인 설명은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분명히 불만족스러운 설명이다.
하지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설명도 있다. “스톡 마켓(stock market)’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스팍 마켓(Spock market)”이라고 생각해보자.
TV 시리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스타 트렉”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스팍”은 우주선 U.S. 엔터프라이즈호의 2인자인 과학 장교로 활약한다. 그의 어머니는 인간이었고, 아버지는 벌컨족이었다. 벌컨족은 초합리주의로 변해 폭력과 전쟁에서 오로지 자기 종족만 지켜내는데 성공한 종목이다. 물론 스팍은 반은 인간이기 때문에,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일 때가 있으며, 반대쪽의 논리 회로가 이 둘을 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단 “미스터 마켓”을 “미스터 스팍”으로 생각하면, 경제와 주가 사이의 단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이성적이다:
시장은 대부분의 경우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제가 팽창하고 기업 이익이 높아지면, 주가도 상승한다. 경제가 침체되면 주가도 폭락한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기술, 세금 및 인플레이션 등의 긍정적인 발전 상황을 반영하면서 구불구불하게 상승한다. 이는 투자자들의 이성적이고, 가치를 정량적으로 계산한다는 벌컨족식 논리다.
투자자들은 비이성적이다:
때때로 시장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현기증 나는 상승세에서 공황에 빠진 하락세로 변하기도 한다. 특히 전환점에서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새로 상장된 종목의 순이익 대비 100배의 주가로 거래되던 2000년 3월 닷컴 거품이 정점일 때를 생각해 보자. 아니면 금융 위기 당시 시장이 바닥을 찍었던 2009년 3월에는 주가가 절반이 깎이고도 무차별적인 매도세는 멈추지 않았다. 집단적 사고가 군중을 지배하는 지점에서는 감정이 만연하고, 탐욕과 공포가 투자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반쪽이다. 2013년 노벨상 위원회도 이 두 가지 반대되는 힘의 존재를 인정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을 보면, 데이 트레이더들이 단지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로 파산한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단지 다른 이들이 팔고 있다는 이유로 우량주를 아주 낮은 주가에 팔아버리고 있다. 이런 비이성적인 투자자들 이점을 잘 알고 있는 소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
시장은 효율적이다:
시장에 있는 정보의 양은 너무 방대해서, 일개 한 사람으로서는 절대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은 알려진 모든 것을 주가에 반영하며, 매수와 매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전달된다.
다시 말해,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확률에 입각해 미래를 가장 효율적으로 베팅한 것이 바로 주가다. 이점에서 시장은 합리적이야.
시장은 아주 비효율적이다:
맞다, 시장은 효율적이다. 다만 그러한 효율적인 표현이 완전히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어떤 거래가 손실로 이어질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래의 기초가 된 분석적 틀이 완전히 근거 없었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의 감정적 반쪽이 이성적 반쪽을 탈선하게 만든다.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최근의 시장 움직임을 판단하는 대부분의 설명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 상술한 사후 확신 편향일 뿐이다. 시장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하면 대부분은 이미 일어난 사실을 장황하게 설명하곤 한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거나, 대부분의 시장 움직임은 무작위적이라고 선선히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점에서 “미스터 스팍”은 전혀 다르다. 그는 종종 “대단히 흥미롭다.”라면서,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인정한다. 그의 논리와 자아 통제 시스템이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게 한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닝 크루거 효과(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이 얕을수록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경향)”의 영향을 덜 받는다. 투자자들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 곤경에 빠진다.
스타 트렉에서 인간-벌컨족의 혼혈인 미스터 스팍은 인간이란 존재를 예리하게 보여주며, 우리의 논리와 감정 사이에, 그리고 우리의 지적 능력과 충동 사이에 놓인 긴장 관계를 탐구하는 훌륭한 구성 장치다. 주식시장을 미스터 스팍이라고 생각하면,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로 인한 결과를 예상하는데 지침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출처: Bloomberg, “Stock Market’s Wild Mood Swings Can Be Explained by Mr. Sp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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