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많은 해외 소매판매 업체의 무덤이었으며, 웅대한 희망으로 들어왔다가 기껏해야 몇 년 동안 힘겨운 싸움을 벌이다 철수하고 마는 곳이었다. 20년 이상 중국에서 사업을 벌여오던 까르푸(Carefour SA)는 지난 6월 매장의 80%를 매각했고, 2013년 합작 투자를 시작했던 테스코(Tesco Plc)도 사업을 접었으며, 메트로(Metro AG)는 중국 지사를 사줄 곳을 찾고 있다. 하지만 코스트코(Costco Wholesale Corp.)의 경우 이런 추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
지금은 세계 2위 경제인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불길한 시점이다.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해외 기업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기업 사회 신용 체제를 만들려는 중국의 계획은 준수 비용을 올릴 것이고, 일부 기업은 사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동시에 온라인 쇼핑이 소매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점점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지난 화요일 상하이에 문을 연 코스트코 중국 1호점에 몰려드는 인파를 막을 수 없었다.
개점 기념 할인행사 때문일지는 모르지만 단순한 깜짝 성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소비 시장은 변덕스럽고, 소매판매업은 마진이 박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코스트코는 틈새시장을 신중하게 선택한 모습이다. 코스트코의 상하이 매장은 교외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자동차를 몰고 온 고객들에게 30팩 짜리 과자 상자 또는 6리터짜리 세제 병 같은 대량 포장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대량 판매는 코스트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할인 판매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모델은 대부분이 비좁은 아파트에 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상하이 중심지에서는 효과가 없다. 하지만 다른 곳에 충분히 적절한 교외 시장을 충분히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상하이 민항 지역에 위치한 코스트코 매장은 1,2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그 어떤 다른 매장보다 넓은 주차장을 마련하고 있다.
회원제는 코스트코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핵심 요소다. 유료 클럽 회원이 된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특권 의식을 줄 수 있다. 특히 메인산 랍스터, 참다랑어 및 버킨백 같은 고급 제품을 판매하는 상하이 매장 같은 곳은 중국 쇼핑객들에게 큰 호소력이 있을 수 있다. 코스트코는 화요일 개장 당일 회원 가입비로 199위안(약 34,000원)을 받았고, 향후 299위안(약 50,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코스트코는 이미 일본, 대만 및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창고형 판매 모델을 수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10년간 해외 사업 수익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월마트(Walmart Inc.)의 자회사로 창고형 회원제 매장인 샘즈 클럽(Sam’s Club)이 지난 20년 이상 중국에서 영업해 왔으며, 이것이 코스트코가 낙관적으로 중국에 상륙하게 된 계기였다. 샘즈 클럽은 치과 의원(회비가 더 비쌈) 같은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상류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왔으며, 중국 내 매장 수를 올해 초 23개에서 2020년까지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지난 1~2년 동안 더 좋은 서비스에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왔다.
코스트코는 샘 클럽보다 더 고급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양질의 신선 식품 판매로 명성을 쌓았다. 이점이 인터넷 업체들의 침공을 막아준 훌륭한 보호 장벽이었을 수 있다. 그동안 벤처캐피털의 자금이 온라인 식료품점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손으로 야채를 만져보거나, 적어도 눈으로 살펴본 뒤 사는 편을 선호한다. 샘즈 클럽이 신선 식품을 판매한 덕분에 최근 분기 월마트의 중국 매출이 4.7% 급증했다.
코스트코는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Ltd.)와 5년간 온라인 제휴 계약을 맺고 주력 자가 브랜드인 커크랜드를 마케팅해 왔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앞서 중국에 코스트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중국의 까다로운 소매 환경에서 번성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를 통합하는 전략이 중요할 수 있다. 월마트는 2019년 연례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당일 배송은 실제로 실시간 배송을 의미한다.” 샘즈 클럽은 중국의 전자 상거래 대기업 제이디 닷컴(JD.com Inc.)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화요일 코스트코의 주가는 3월 이후 가장 큰 폭인 5% 상승했다. 중국 내 사업 확장 잠재력을 과대평가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에는 완만하고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 코스트코가 중국의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번창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자료 출처: Bloomberg, “Don’t Discount Costco’s Chances in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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