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워런 버핏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
버핏이 회장이자 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2월 22일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때가 되어야 지난해 버크셔가 순자산 가치가 증가시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버크셔의 주가는 10.9% 상승했을 뿐으로, 20.6% 상승한 S&P 500 보다 크게 뒤졌다.
순 자산 가치와 S&P 500의 차이로 평가했을 때, 버크셔가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던 해는 1999년으로, 시장보다 20.5%나 뒤떨어졌었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설명을 할 것이고, 때문에 시장이 회사의 실적 보고서와 함께 발표할 연례 주주 서한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버핏이 말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명과 투자 전략에 대한 의미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버핏은 여전히 “버핏 지표”를 신뢰하고 있을까?
소위 “버핏 지표”는 주가 지수와 GDP의 비율을 의미한다. 20년 전 버핏이 이 비율이 “특정 시점의 주가 수준이 어떤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말하면서 유명해졌다.
지난해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의 저조한 성과에 비추어, 이번 주주 서한에서 버핏이 여전히 이 지표를 신뢰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지표는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주식시장은 상승 행진을 거듭해 왔다. 2019년 말 기준으로 70년 평균의 두 배에 이르렀고, 이 기간 동안 어떤 연말 수치보다도 더 높다. 다만 한 가지 예외는 1999년 말 인터넷 거품이 절정이던 당시였다.
직감적으로, 버핏이 이 지표에 대한 신뢰를 버리기는커녕, 더 굳건하게 신뢰할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보유 규모는 1,22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여기서 분명 회의적인 시각을 읽을 수 있다. 지금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버핏이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장이 하락해 현금 더미를 사용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역사상 가장 성공한 투자자와 반대로 베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50년 넘는 역사 동안 버크셔는 연평균 18.8%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S&P 500은 9.7%였다.
또한 버핏이 “버핏 지표”에 대한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궁금하다. 현재 미국 기업들은 과거보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훨씬 더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주가와 GDP의 연관성이 많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있다. 미국 기업들이 몇 십 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세계 확장판 “버핏 지표”(세계 시가총액 대비 세계 GDP의 비율) 역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 비율이 지금보다 높았던 유이한 경우는 1990년대 후반(인터넷 거품 기간)과 2008년 금융 위기 직전뿐이었다.
따라서 위험한 전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클수록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또한 버핏이 투자해야 할 회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전 주주 서한에서 이 문제를 암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엄청나게 커진 버크셔 해서웨이 규모가 버핏이 투자를 전개하기 점점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저평가된 회사가 있어도 버핏이 투자하기에는 규모가 부족하다. 그리고 투자하기에 충분히 큰 회사는 너무 고평가되어 있고, 그중에서 저평가된 회사는 거의 없다.
아래 표에 나타난 것처럼, 그 결과 버핏의 알파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버핏의 알파는 마이너스(-)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주 서한에서 버핏이 자신의 회의론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버핏의 알파 하락이 시장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더 우울한 전망이다.
다만, 이 전망이 틀렸기를 숨죽여 고대고 싶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Warren Buffett had a tough year — how might he explai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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