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배수를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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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심오한 뜻이 담긴 마이클 모부신의 말이다.
“투자”를 경험하면서 이 교훈을 힘들게 배운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대게 인터넷에서 찾은 주가 배수를 기준으로 주식을 고른다. 그 과정은 대충 이렇다.
• 야후 파이낸스에서 미국 공구 용품 판매 기업 홈디포(Home Depot)와 로우스(Lowe’s)의 PER 배수를 비교해 본다.
• PER 배수가 낮은 주식을 매수한다.
• 매일 하루 종일 주가 차트를 들여다보면서 주가가 오르기를 바란다.
• 소정의 수익/손실에 도달하면 매도한다.
• 리셋하고, 위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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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왜 펀더멘탈 분석에서 몇 가지 주가 배수가 의미 있다고 생각할까?
초보 투자자들이 구글에서 “최고의 투자 서적”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뭔가를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만 배운다. 대부분 기업의 주가와 수익만 알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1차적 사고방식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 특히 초보 투자자라면 주가 배수로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주가 배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아주 중요한 요소는 맞다. 하지만 주가 배수를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자가 주가 배수를 볼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의 역사적 주가 배수는 어느 정도인가?
• 시장 전체의 주가 배수는 어느 정도인가?
• 해당 기업이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가? 경쟁업체들은 어떤가?
• 6개월 전, 3년 전 주가 배수는 어느 정도였나?
• 주가 배수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주가 상승해서 인가, 아니면 분모(순이익, 장부가치 등)가 하락해서 인가?
• 말 그대로 모든 투자자들이 이 공개된 주가 배수를 알고 있지 않나?
• 그들은 모르고, 나만 하는 사실은 무엇인가?
이 중에서 마지막 질문이 가장 중요할지 모른다. “내가 사려고 하는 주식을 반대편에서 팔려고 하는 상대방은 누구이며, 또 왜 팔려고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 상대방은 시장에서 너무 작고 희미해서 다른 투자자는 알지 못하는 정보나 패턴을 찾아낸 사람일 수도 있다.
D.E. 쇼 같은 헤지 펀드에는 80명이 넘는 박사학위 소지자들과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는 25명의 인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이 주가 배수를 바탕으로 거래하고 있다면, 이들은 상어다. 그리고 우리는 상어의 먹잇감이다.
투자에서 지름길을 찾는다고 해서 뭐라 할 것은 없지만, 기업 분석에서 주가 배수가 출발점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마이클 모부신이 말했듯이, “주가 배수는 가치 평가가 아니다. 주가 배수는 가치 평가 과정의 약식일 뿐이다.”
좋은 주식을 고르기 위해서는 주가 배수가 필수 요건일지는 몰라도, 충분 요건은 절대 아니다.
자료 출처: The Irrevant Invetor, “Multiples Are Not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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