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위기의 이해 3부 - 터키의 선택지



터키 정부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는 또 다른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

방만한 재정

터키같이 곤경에 처한 국가들에게 필요한 표준 “교과서 식” 접근 방식이 있다. 이런 국가들은 보통 투자 대비 저축률이 낮은 경제이기 때문에, 투자를 줄이고 저축률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경상 수지 적자를 줄이고, 외화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은 (a) 금리를 인상하고, (b) 긴축 재정을 실시하며, (c) IMF에 손을 내밀어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건설에 의지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 인상을 꺼리고 있다.

실제, 그는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지도자가 경제 운용 방식에 상식과 다른 신념을 가질 수 있고, 중앙은행과 재무 장관에게 어느 정도의 독립성이 있는 한 외국 투자자들도 지도자의 그런 이설적인 주장을 용인할 것이다.

하지만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깨뜨린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개정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보다 권한이 더 많아졌다. 총재의 임기도 짧아졌고, 총재의 경우 전제 조건이었던 10년 경력이 필요 없게 되었다. 즉,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심하게 훼손되었다는 뜻이다.

두 번째 요인은 훨씬 더 심각하다. 지난 7월 에르도안은 자기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Berat Albayrak)를 핵심 요직인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그리고 통상 전문 공무원들이 맞았던 차관 자리도 낙하산 정치인들로 채웠다. 이 말은 곧 정부 내에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할 통로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또한, 알바이라크 임명은 쿠데타 이후 최근까지 가치가 하락하던 리라의 급락을 촉발시켰다.

군사 장비

에르도안은 미국에서 F-35 전투기를, 러시아에서 S-400 방공 미사일을 들여오려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미사일 구매는 터무니없는 일이다. NATO 회원국으로서 러시아 미사일을 구매한다는 것은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이다. 의회에서는 러시아 기술진이 S-400의 목표가 될 전투기의 약점을 파악하려고 할 염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투기 구매를 가로막고 있다. 양국에서 무기를 들어오려고 하는 에르도안의 시도가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시리아의 긴장

터키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반대했었지만, 에르도안 정부는 이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쿠르드 세력을 적대시하고 있다. 쿠르드 세력에 대한 터키의 적대와 이슬람 국가에 대한 미국의 적대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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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대외 부채는 4,670억 달러로, 그중 은행들로부터 빌린 규모는 2,930억 달러다. 스페인 은행들이 터키의 가장 큰 채권자로, 820억 달러를 대출했고, 그다음이 380억 달러인 프랑스 은행들과 170억 달러인 이탈리아 은행들이다. 스페인 은행들은 스페인 전체 은행 자산의 거의 2%를 터키에 대출하고 있다. 따라서 터키가 디폴트에 이르게 되면 고통스러운 상황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 금융 위기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은행 대출 중 약 85%가 다시 2,300개 기업에 대출되었다. 리라의 가치 붕괴로, 최근 천연가스 발전소 6곳의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내년 한 해 동안, 민간 비금융권 기업들은 660억 달러의 외화 부채를 상환 또는 연장해야 한다. 외화 부채 중 78%는 미국 달러 부채이며, 18%는 유로화 부채이다.

터키의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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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목사가 짧은 시일 내에 석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터키는 여전히 많은 외화 부채, 과도한 경상 수지 적자 및 상당한 투자/저축 불균형을 겪게 될 것이다. 터키 경제의 현재 궤적을 유지하기란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다음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터키의 몇 가지 선택지이다.

재정 긴축

이 선택지는 위에서 논의한 바 있다.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겠지만, 이를 에르도안은 가능한 한 미루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금융 시장에는 어느 정도의 긴축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 리라의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달러 대비 터키 리라의 구매력 평가 모델이 필요하다. 구매력 평가는 상대적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환율을 평가한다. 환율은 국가 간의 물가를 균등하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개념에 바탕한 것이다. 국가 간에 물가 지수가 완벽하게 조화될 수는 없으며, 모든 상품이 교역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평가 모델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넓게 볼 때, 극단적인 경우에 유용하다. 현재 리라는 적정 수준보다 거의 6배나 편차를 보이고 있다. 약한 환율은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고, 수출 물가를 하락시킴으로써, 소비를 억제해 경상 수지 적자를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에르도안이 재정 긴축을 취하느냐에 상관없이, 시장은 이미 긴축으로 가고 있다.

신규 투자

카타르는 이미 터키에 15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이것이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에르도안이 무슬림 형제단을 강력하게 지지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와 지역 내 다른 국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다면, 이들 국가의 엄청난 국부 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터키는 줄곧 카타르 편에 서왔다. 카타르는 페르시아만 국가들 중 이란과 가장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역 국가 지도자들이 싫어하는 알자지라를 지지하고 있다. 부담스럽긴 하겠지만 중국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 터키가 나토의 품 안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러시아도 나서겠지만, 도움이 될 만한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동 난민

터키의 “자금 창출”에 가장 큰 위협은 아마도 중동 난민들에게 국경을 개방하는 것일지 모른다. 2016년 터키와 EU(라고 쓰고 독일이라고 읽음) 간에, 중동 난민들이 해로를 통해 그리스로 가거나, 육로를 통해 발칸반도로 향하지 못하도록 터키가 역할을 하도록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그 대가로 터키는 30억 내지 60억 유로의 원조를 받았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터키에 머물고 있는 중동 난민은 약 3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터키가 이들 난민을 볼모로 유럽에 더 많은 원조를 요구한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포퓰리즘이 부상하고 난민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유럽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난민을 앞세운 터키의 요구는 유럽에 강력한 위협이다.

디폴트

터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도 언제나 가능한 일이긴 해도, 이 선택지는 터키 경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므로, 최후 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특히 터키 은행 부채 대부분이 유럽 은행에서 들여온 것이고, 난민을 담보로 한 위협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의 부채 구조조정은 가능할 수 있다.

파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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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위기는 신흥 시장이라는 광범위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강화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달러를 빌려온 신흥 시장 국가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 초 멕시코의 부채 디폴트, 1990년대 데킬라 위기 및 1997-98년의 아시아 경제 위기 같은 여러 신흥 시장 위기는 미 연준의 긴축이나 달러 강세 또는 둘 모두와 일치했다.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문은 터키의 문제가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지다. 한 마디로 터키 위기 자체는 아시아 경제 위기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신흥 시장 국가들이 변동 환율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고정 환율제를 택했던 경우, 페그된 통화의 대폭 하락이 사태를 더 악화시킨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여러 평가 모델에 따르면, 분명 미국 달러가 과대평가되어 있다. 미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며, 이는 분명 달러 강세의 요인이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 “와일드카드”는 무역 정책이다. 보호무역주의가 더 퍼지게 되면, 준비 통화라는 달러의 지위가 관세 효과를 상쇄해야 하는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공격적으로 달러 확보에 나서게 만들 것이다.

이런 두려움이 최근 달러의 강세를 이끌었고,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유지시킬 가능성이 높다. 물론, 무역 시장을 재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신흥 시장 국가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터키 리라의 약세에서 나탄 것처럼 나쁜 뉴스 대부분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긴 하지만, 분명 터키의 금융 자산은 당분간 약세를 겪게 될 것이다. 자산 가치는 결국 회복된다는 사실이 과거 아시아 경제 위기에서 입증되었지만, 현재 터키의 자산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우려할만한 부분은 미국과 터키 간에 관계가 붕괴되는 것이다. 이 글 초반에 언급했듯이, 터키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중동, 중앙아시아 및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이라면 터키와 좋은 관계를 원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과 터키 간의 관계가 악화되어 왔다는 사실을 보면, 미국이 서서히 세계 헤게모니 역할을 포기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미국이 중동에 힘을 보여주는데 관심이 없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같은 포기는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더 크게 만들 것이며, 방위 산업 및 원자재 투자에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출처: Confluence Investment Management, “The Turkey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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