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은퇴자들이 주식 배당금으로만 은퇴 자금을 충당하는 전략에 매혹되어 있는 모습이다. 주가 오른 주식을 팔아 자본 이득을 얻는 것보다, 주식은 가만히 두고 거기서 나오는 배당금을 더 선호하는 전략이다.
이런 현상이 최근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충분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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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당금 선호 현상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얽혀 있기 때문에 행동 경제학자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연구 주제로 자리 잡았다. 시카고 대학 부스 경영 대학원의 사무엘 하츠마크 교수도 그중 하나다.
하츠마크 교수는 배당금을 심리 계좌(mental accounting)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공짜 배당금 오류(free dividend fallacy)”라면서,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주가와는 상관없는 수익원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는 배당금이 지급되면 그 가치만큼 주가가 즉시 하락하는 데도 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채권의 이자와 같다고 잘못된 생각을 갖는다.
※ 가정 경제 전문가 이지영은 “심리 계좌”에서 “우리들 마음속에는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회계 장부가 있다. 이 장부는 똑같은 돈이라도 출처나 사용처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붙이고 관리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돈 10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길에서 주운 돈(공돈), 아침부터 밤까지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 1년 부은 적금 이자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금액이 아무리 커도 ‘공돈’이라는 이름표가 붙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한 달 월급에 맞먹는 연말 보너스를 하루 만에 써버리고, 로또 1등 당첨자들이 2년을 못 버티고 재산을 탕진하는 것도 심리 계좌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배당금을 채권 이자와 동일시하는 오류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에 내재된 위험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채권 이자가 낮을 때 고배당주를 찾는다. 물론 채권과 배당주는 엄연히 다르다. 10,000만 달러 상당의 채권은 이자로 300달러를 지불하고도, 원금 10,000달러는 그대로 유지되고, 채권 보유자는 만기 시 이 원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반면, 10,000달러 상당의 주식은 배당금으로 300달러를 지불하고 나면, 가치가 즉시 9,700달러로 떨어진다. 또한 배당주는, 채권과 달리, 미래의 어떤 시점인 주식 가치를 되돌려 주는 “만기일” 같은 것도 없다.
실제로 현재 퀄리파이드 배당금과 자본 이득에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고 있지만, 과세 계정에서 자본 이득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 세금 상 이점이 있다. 투자자는 자본 이득을 실현하지 않는 한 양도 소득세를 이연할 수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현금 배당금은 기업이 지급하는 즉시 과세 대상이 된다. 자본 이득의 추가 보너스는 특정 방식으로 매도하면 세금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틀리 풀의 글 “Buffett: You Want a Dividend? Go Make Your Own”에서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와 버크셔와 주주 모두에게 더 효율적으로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버크셔의 경우, 배당금을 받는 것보다주식을 팔아 자본 이득을 거두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래리 스웨드로는 “Vanguard Debunks Dividend Myth”에서 “이런 배당금 선호 현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오랫동안 많은 투자가들이 현금 배당을 선호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전 금융 이론의 관점으로 보면, 이런 행동은 이례적인 것이다. 머턴 밀러와 프랭코 모딜리아니의 1961년 논문 ‘Dividend Policy, Growth, and the Valuation of Shares’으로 유명해진 것처럼, 그 이유는 배당 정책은 주식 수익률과 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스웨드로는 배당주에 집중하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혜택이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배당주가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수단으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배당주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포트폴리오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다. 종종 그렇듯이, 좋은 것이라도 너무 많으면 아주 좋지 못하다.
스웨드로의 결론은 “이론과 역사적 증거 모두에서 배당금에만 주목할 어떤 이유도 없다.”였다.
고배당주로 수익률의 연속적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전략이 제안된 적이 있다. 하지만 연속적 위험은 주가가 낮을 때 주식 팔 때 생기는 체계적 위험이라는 점에서 그렇지 않다. 고배당주라고 해서 주가가 낮을 때 팔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고배당주라고 해도 팔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EarlyRetirementNow’ 블로그의 최근 3부작 “The Yield Illusion: How Can a High-Dividend Portfolio Exacerbate Sequence Risk?”에서는 고배당주 포트폴리오가 연속적 위험을 감소시켜 주지 못하며, 실제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배당금을 선호하는 은퇴자들은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투자자가 투자 전략을 이해해야만 편안하게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주식을 팔아 얻은 1달러 수익보다 배당금으로 받은 1달러가 더 낫다는 생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면, 경제 이론, 포트폴리오 이론, 역사적 증거, 세법, 행동 경제학 그리고 워런 버핏의 지혜와 반대로 베팅하는 꼴일 뿐이다.
자료 출처: The Retirement Café, “The Mystery Of Dividend Preference And The ‘Spend Dividends Only’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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