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가 전세계 부패 갑부들을 상대로 ‘황금여권’을 팔아 한화로 5조원이나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각각 27억∼33억원을 내면 시민권 내줬으며, 언어 등 어떠한 의무 조건도 없었다네요.
시리아 정부의 자금줄과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결탁 인물도 키프로스의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17일 <가디언>이 입수한 키프로스의 유럽연합(EU) 여권 거래 명단을 보면, 러시아 억만장자와 전직 상원 의원, 우크라이나 최대 민영은행 창립자 등 이른바 ‘슈퍼 리치’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합니다.
키프로스에서만 지난해 400명 이상이 이 여권을 받았다. 부자들이 거액을 내고 시민권을 사는 제도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비밀리에 시행되고 있으나, 몰타만 지원자 이름을 공개하고 있다.
장관 재량에 의해 시민권을 제공해왔던 키프로스 정부는 2013년부터 부동산 투자는 200만유로(약 27억원), 사업체나 국채 투자는 250만유로(33억7000억원)를 내면 시민권을 내주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무려 40억유로(5조3803억원)에 달했다. 여기엔 언어 능력이나 본국 거주 의무가 요구되지 않으며 7년에 한 번 이상만 방문하면 된다. 이렇다 보니 악용 사례도 나온다.
가디언은 황금비자의 고객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촌이자 재계 유력 인사인 라미 마클루프, 러시아의 억만장자 미술품 수집가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정권의 주요 자금줄인 마클루프는 2008년 미국에 의해 자산 동결 조처를 당했으나 2010년 키프로스에서 시민권을 받았다. 리볼로프레프는 200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100만달러(461억7400만원)에 산 미국 플로리다의 팜비치 맨션을 3년 후 9500만달러(1071억6000만원)에 넘겨받는 등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 간 결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리볼로프레프 측은 “황금비자는 키프로스 은행에 투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받게 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팜비치 맨션은 철거해 이 중 일부를 이미 팔아넘겼다”고 해명했다.
이들 외에도 1조3500억원을 소유한 러시아 전 상원의원 레오니트 레데베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저택에 건설비를 대준 혐의를 받는 3조3800억원대 자산가 알렉산더 포노마렌코 등이 키프로스 황금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소유하던 우크라이나 민영은행을 국유화시키며 수백억파운드를 불법적으로 챙긴 혐의를 받는 겐나디 보골류보프도 2010년부터 키프로스 시민권자다.
키프로스 재무부는 “우리 나라에 거주하며 사업 기반을 확립할 진정한 투자자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재정 위기에 허덕이는 국가들이 시민권 장사의 유혹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부패 감시 비정부기구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런 제도가 “신청자를 정교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보장하지 않으면 범죄와 부패를 위한 ‘감옥 탈출 자유이용권’이 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권이란 개념 자체가 망가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아나 고메즈 유럽의회 의원은 “지금의 황금비자는 절대적으로 비도덕적이고 비뚤어져있다”며 “국가나 예술, 과학 분야에 특별한 공을 세운 개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올해 말 황금비자 신청자에 대한 보안 검사를 요구하도록 하는 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최근 황금비자 제도가 적절하게 시행되는지 점검에 나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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