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중독방지 정책을 펴는 진짜 이유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양대 개발사인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중독방지 기능을 추가한 OS를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 관련 업체들이 왜 자기 회사 제품을 덜 사용하길 바라는 걸까요? 기업이라면 무릇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 정석일텐데, 왜 자기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일부 언론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자사 제품을 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면, 이유가 그것뿐일까요? 어쩌면 이들 기술 대기업들이 마음을 고쳐먹은 것일까요?

그럴리가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니르 에얄(Nir Eyal) 교수에 따르면, 이들 기술 대기업의 스마트폰 중독 방지 정책은 자사의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언뜻 보면 이들 기술 대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소비자가 제품에 중독되어야 더 큰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더 많은 앱을 구매하고, 광고를 더 많이 보기 때문에, 그 만큼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장기적 이익을 고려할 때 중독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고 에얄 교수는 말합니다.

애플과 구글이 소비자가 스마트폰 사용을 더 쉽게 줄일 수 있게 해주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만 자기들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좋은 것이 기업에게도 좋다는 말이다.

애플과 구글은 소비자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중독이란 강박적이고 해로운 행동이다. 이들 기업은 그보다 소비자가 디지털 기기에 건강한 습관을 들이길 바란다.

안전 벨트를 매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 1968년 미국 연방 정부는 모든 차량에 안전 벨트 장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그런 규제를 시행하기 19년 전부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차량에 안전 벨트를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법률로 강제하기 전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안전 벨트를 제공한 이유는 소비자가 원했기 때문이다. 더 안전한 차량을 제조하는 업체가 더 많은 차량을 팔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중독방지 기능을 추가한 OS를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수천에 달하는 타사의 앱을 통해 자신이 온라인 활동에 쓰는 시간을 알아보고, 특정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을 조절해 왔습니다.

에얄 교수는 혁신의 역사를 보면, 신기술이 의도하지 않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화 이론가 폴 비릴리오의 말을 빌어, “배를 만들었더니, 더불어 난파사고도 발생했다.”는 식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어떤 제품이 소비자에게 해가 되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 사용을 피하거나, 다른 대안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애플과 구글의 정책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기업들 앞다퉈 소비자가 자사의 기기에 건강한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 정책을 시행하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려는 경쟁의 일환입니다.

에얄 교수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기업이 내놓은 기술이 아무리 좋고 편리하다해도, 우리를 기술의 힘없는 노예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기술 기업들은 소비자의 기기 과용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조치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한편, 국민일보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도박이나 담배 같은 중독 물질로 분류되면 OS 공급 업체가 건강·교통·여가 등 다른 생활 서비스를 운영하기 불리해질 것”이라며 “부정적 낙인이 찍히기 전에 차라리 ‘고객의 생활패턴을 잘 이해하고, 관리해주겠다’는 인상을 남기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이통사, 콘텐츠를 만드는 앱 개발사는 “우리도 스마트폰 중독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대책은 소극적으로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0∼7세 전용 중독방지 앱 ‘키즈모드’를, 카카오톡은 특정 시간대에 메시지 알림을 받지 않는 ‘방해금지 시간대 설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 이용대상과 실효성이 제한적이다. LG전자와 이통사는 데이터 연결을 차단한 폴더폰 등을 출시했지만 이용자가 극소수다.

끝으로 에얄 교수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 애플과 구글은 자사의 단기적인 이익에는 반하는 일이지만, 소비자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돕는 것이 자사의 사업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어떤 제품이 소비자에게 해가 되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 사용을 피하거나, 다른 대안 제품을 찾기 마련이다.

  •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더 안전한 차량을 만들만한 동기가 있는 것처럼, 애플과 구글도 자사 제품의 유해한 점을 바로 잡을 만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 중독 방지 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시각이 다릅니다. 하지만 에얄 교수의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는 건 왜 일까요?

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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