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 “분할 적립식 투자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에서는 이 방식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았다. 장점을 요약해 보면,
1. 자동적이다.
- 강제로 자금을 저축하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 하락장에서도 규칙적으로 더 많이 매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제목에서처럼 분할 적립식 투자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이 방식이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유일한 이유는 수익률이 연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분할 적립식 투자나 이와 연장선상에 있는 장기적인 매수 후 보유 투자를 비판하는 이들은 일본 주식 시장의 오랜 침체를 이유로 들고 나온다.
일본 투자자들의 눈으로는 분명 매수 후 보유 투자는 문제가 있다. 사실이다. 아래 차트에 나타나 있듯이, 1971년부터 2012년까지 분할 적립식 투자와 매수 후 보유 투자 모두 어떠한 수익률도 만지지 못했다.
1971년부터 2012년까지 매월 만약 100엔씩 닛케이 지수에 투자했다면, 투자 원금은 50,000원일 테지만, 계좌 잔액은 49,568엔에 불과했을 것이다. 물론 50,000엔을 절약한 것이 쓴 것보다 낫지만, 주식 투자의 위험을 감수하고도,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일본이 분할 적립식 투자와 매수 후 보유 투자를 하지 말라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래에서는 그 이유와 일본 주식 시장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알아보자.
장기적인 매수 후 보유 투자를 비판하는 이들이 들고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일본 주식 시장이다. 과거 일본은 역사상 가장 놀라운 주식 시장 거품 중 하나를 경험했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닛케이 지수는 1,858%나 상승했다.
이런 19년 동안 연평균 19%의 수익률은 평생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1989년 닛케이 지수는 주가 매출 배수(PSR) 기준으로 2.5배를 기록하면서 거품이 커질 대로 커지고 있었다. 비교하자면, S&P 500은 1999년 12월 고점 당시 2.25배였다.
다른 모든 거품과 마찬가지로, 일본 주식 시장의 거품도 화려하게 터졌다. 1990년부터 2003년 4월까지 닛케이 지수는 80% 이상 하락했다. 거품이 터진 이후 거의 29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지수는 최고치보다 43%나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주식 시장에서 거품의 형성과 붕괴 과정으로부터는 수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장기 매수 후 보유 투자를 비판하는 데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거품이 붕괴되어 장기간 시장 침체가 이어진 것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결과물이라고 이점을 반성해야지, 합리적이고 건전한 투자 방법을 비판하는 데 끌어들여서는 곤란하다. 역사에서 올바르게 교훈을 얻어야지, 잘못된 교훈을 얻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거품으로부터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은 “주식 시장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감내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이다. 심지어 인덱스 펀드를 창시하면서 매수 후 보유 투자를 주창한 존 보글조차 30년 약세장을 지나왔다면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주식 시장의 거품과 그에 이은 피할 수 없는 약세장은 분산 투자와 원칙에 입각한 위험 관리로 완화시킬 수 있다.
닛케이 지수는 1990년 이후 43% 하락했지만, MSCI 올 컨트리 월드 지수(MSCI All Country World Index)는 177% 상승했다(배당은 감안하지 않음). 물론, 앞으로도 월드 지수가 계속 상승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개별 주식 위험을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헤지 할 수 있는 것처럼, 투자자라면 개별 국가 위험도 같은 방식으로 헤지 하는 것이 타탕하다.
어떤 주식이라도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즉 주식은 위험하니까 현금이 최고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주식이 위험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험을 80% 정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론 전부는 불가능하지만, 일정한 원칙을 세워두었더라면, 일본 주식 시장에서도 심각한 약세장이 이어지기 전 특정 시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아래 사례를 포함한 모멘텀이나 어떤 단순한 이동평균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차트는 매수 후 보유 전략의 수익률(빨간색 선)과 닛케이 지수가 이동 평균(8개월, 10개월 및 12개월)을 상향 돌파할 때 매수하고, 하향 돌파할 때 매도하는 전략의 수익률을 비교한 것이다.
8개월, 10개월 또는 12개월 이동 평균을 시장 진입과 청산 신호로 사용하는 것이 매수 후 보유 전략보다 훨씬 더 나았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야 할 더 중요한 사실은 급락도 훨씬 더 작게 겪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모델들의 신호에 따랐으며, 최대 30-40%의 급락을 겪었을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재앙 수준과도 거리가 멀다.
특정 한 나라에만 집중하는 자국 편향에 빠지면, 일본의 경우처럼 재앙을 겪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게 되면 수십 년 동안 투자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내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매수 후 보유 투자 전략도 자국 편향에 치우치면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국 편향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여러 나라로 분산하고, 고점에서 매수하고 저점에서 매도하는 우에 빠지지 않도록 원칙에 입각한 위험 관리 방법을 강구해 둬야 한다.
자료 출처: The Irrevant Investor, “Learning The Wrong Les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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