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시장 붕괴에서 배워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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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익에서의 기쁨보다 손실에서 아픔을 더 크게 느낀다. 때문에 우리 기억 속에는 큰 수익을 올렸던 기쁨보다는 손실을 떠안았을 때의 아픔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과거 시장 붕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오늘날 투자자들이 경험했을 법한 다섯 차례의 시장 붕괴를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블랙 먼데이

1987년 10월 19일 S&P 500이 하루 만에 20.5% 폭락했던 당시 당시 필자는 24살이었고, 주식에 투자하지도 않았었다. 시장의 급락 충격으로 월스트리트 관계자들과 일반 투자자들 모두 공황에 빠졌던 상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블랙 먼데이는 시장이 아수라장이 되었어도 당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고전적인 사례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도 대열에 동참했고, 저점 또는 그 부근에서 시장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교훈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시장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경기 침체의 경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외침에 귀를 기울였던 사람들은 바겐세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던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무어라 떠들든 귀를 막고 듣지 않는 편이 더 낫다.

기술주 거품 붕괴

1990년대 말의 기술주 붐은 군중의 광기를 완전히 보여준 교과서적인 거품이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기술주를 집어 들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시절이었다. 투자자들은 기술주 기업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전망이 좋다는 것에만 흥분했다. 냉정을 유지했던 투자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술주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많은 투자자들의 기술주에 대한 이해 부족이 오히려 충동구매를 부추겼다. 헤지 펀드들이 비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주식(stocks)을 “equities”라고 부르고, 채권(bonds)에 “fixed income”이란 이름을 붙인 글에 사람들이 더 호소력을 느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2017년 비트코인에 자금이 몰려든 것도 사람들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이 한몫했다. 혼란스러운 것일수록 더 기발해 보이고 더 수익성이 있는 같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진실에서 멀어질 수는 없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군중에서 멀어져야 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는 손대서는 안 되며, 단순히 다른 사람들이 산다고 이유로 같이 사서는 절대 안 된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상품에 큰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 동시에, 다양한 곳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시장 거품 붕괴

기술주 거품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놀라우리만큼 빨리 주택 시장 거품이 등장했다.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일까?

사실 주택 시장 광풍은 그 이전의 기술주 열풍보다 더 나빴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주식을 보유한 미국인은 절반에 불과했지만, 당시 10명 중 7명은 주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 시장 거품과 붕괴에는 대규모이고, 집중되어 있고, 유동성이 없으며, 주로 빌려온 자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주식 포트폴리오에 주식 몇 가지가 과중한 상태라도, 주식 담보 대출을 사용해 매수한 것이 아닌 한, 시장이 폭락해도 모든 걸 잃지 않는다. 하지만 주택은 담보 대출로 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하면 그냥 주택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

주택 시장 거품 붕괴로 인한 재정적 고통은 심리적 충격으로까지 악화되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주식이 위험하다고는 예상해 왔고, 주택은 가장 안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S&P 주택 가격 지수(S&P CoreLogic Case-Shiller national index)가 고점 대비 27.4% 폭락하자, 사람들의 이런 인식은 산산조각 났다. 다른 모든 거품 붕괴와 마찬가지로, 주택 시장 거품 역시 잊힐 테고 또 다른 광풍이 나타날 것이다.

대침체

주택 시장 거품은 2006년 중반 절정에 달했다. 주택 시장 거품이 붕괴되자 처음에는 어리석은 주택 담보 대출 기관과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이들에게만 여파가 미칠 듯이 보였다.

하지만 18개월 후, 경제가 위축되기 시작했고, 곧 주택 담보 대출 급증의 여파가 세계 금융 시스템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의 상호 연관성은 불분명했다. 다른 사람들의 투기 여파가 합리적인 사람에게까지 미치리라고는 전혀 예상되지 않았다.

2009년 초반 주가가 2007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시장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하지만 이제 와 돌이켜 본 것이긴 해도, 당시는 일생일대의 매수 기회였다. 단순히 주가가 급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에 들어가는 것은 가장 순진한 전략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있나? 없다고 본다.

일본

경제 대침체로 S&P 500이 57%나 급락한 것은 대부분의 투자자의 경험에서 가장 큰 시장 붕괴였던 동시에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곳은 미국이 아니었다.

30년 동안 이어진 일본의 약세장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여러분이 1989년 자국 편향이 심한, 즉 자국 주식에만 투자하던 일본 투자자였다고 상상해보자.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주가가 반 토막 난 주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주식 투자로 돈을 불려보려던 꿈은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어떻게 30년 동안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미국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낮겠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기 나라 주식에만 투자하면 안 된다.

17세기의 철학자 블레이즈 파스칼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대해 생각할 때, 그 가능성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주식 시장이 일본처럼 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하지만 만일 그 아주 낮은 블랙스완이 나타날 경우, 그 결과에 대비할 필요는 충분하다.

자료 출처: Humble Dollar, “Five Cra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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