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아스 칼라일] 버핏, 담배꽁초에서 숨겨진 보석으로

이전 글에서 토비아스 칼라일은 워런 버핏이 샌본 맵과 뎀스터 밀 매뉴팩처링 같은 “훌륭한 가격에 적당한 기업”에 투자해 월등한 수익률을 올린 얘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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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은 (“훌륭한 가격의 적당한 기업” 또는 담배꽁초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딥-밸류 가치투자가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 여전히 유용한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책 3장에서는 지금은 버핏의 투자 지휘선이 된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 버핏의 “나쁜” 투자였다고 한 얘기를 소개한다. 버핏은 친구였던 댄 코윈에게서 이 섬유회사가 청산가치, 즉 회사가 문을 닫고 유형자산을 처분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보다 3분의 1의 주가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코윈은 버크셔의 청산가치를 주당 19.46 달러로 추정했지만, 주식은 주당 7.50달러로 거래되고 있었다. 버핏 역시 이 점에 동의했지만, 버크셔의 가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코윈은 버크셔의 주식 매수한 후 회사에 되사게 하거나, 지배 지분을 매수한 다음 버크셔의 자산을 처분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버핏은 1962년 12월 버크셔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고, 1963이 되자 최대 주주가 되었다. 버핏은 이 사실을 바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국 회사 대표였던 시버리 스탠튼과의 사이에서 분쟁이 벌어졌다. 당시 스탠튼은 회장과 이사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고, 특히 자기 형제였던 오티스와 사이가 더 좋지 않았다.

스탠튼은 수십 년 전 다른 관계자들이 손놓고 있을 때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버크셔를 구해냈다. 또한 조카가 발표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논문에 열거된 문제들을 묵살했다. 조카는 논문에서 매사추세츠의 섬유 산업이 기울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탠튼은 수백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식으로 대응했으며, 같은 시기에 엄청나게 술을 마셨던 것으로 추정된다.

버핏은 이 상황을 기회로 보고 더 많은 주식을 샀다. 스탠튼은 버핏에게 주식을 인수하겠노라고 제안했다. 결국 스탠튼이 주당 11.50달러를 지불하는 쪽으로 협상이 체결됐다.

하지만 스탠튼은 갑자기 버핏을 비롯한 모든 주주들에게 버크셔 주식을 주당 11.38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버핏은 12센트를 낮춘데 분개했다. 투자 경력 동안 감정을 드러낸 드문 경우였다. 버핏은 주식을 파는 대신 버크셔를 인수하기로 정했다. 주당 15달러의 새로운 주식을 매수해 지배 주주 자리에 올랐다. 다음으로, 특별 주주 총회를 소집하고, 직접 이사회에 참여했다. 스탠튼은 한 달 후 자리에서 물러났고, 1965년 4월 이사회는 버핏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지금까지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이전 기업을 인수해 청산하려 하자 그에 대해 지역 신문의 공격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고, 버크셔의 문은 닫지 않고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섬유 분야가 버크셔의 유일한 사업이었으므로, 천천히 자산을 매각하면서, 그 돈을 새로운 사업에 재투자했다. 섬유 사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마침내 버핏은 1985년 사업을 중단했다.

버핏은 연례 주주 서한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고, 이후 그 내용은 그의 전설 중 일부가 되었다.

  • 만일 보트에 계속 물이 새는 곳이 생긴다면, 물이 새는 구멍에 땜질을 하는 것보다, 보트 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 기초 체력이 부실한 기업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ㄴ다. 부엌에 바퀴벌레가 한 마리만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 시간은 훌륭한 기업에게는 친구이고, 평범한 기업에게는 적이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산을 청산해 만든 돈과 다른 헤지펀드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과 합해 새로 한 투자 중 하나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였다.

주목할 점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대한 투자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사용했던 것과는 다른 전략을 통해 진행됐다. 1959년 버핏은 찰리 멍거를 만났고, 이후 그에게 큰 영향을 받는다.

버핏은 멍거를 만나기 전까지, 기업 가치평가에 구체적인 수치만 사용했다. 반면 멍거는 기업의 다른 특징에 관심이 있었다. 멍거는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을 분석했고, 버핏이 일반적으로 나쁜 기업을 좋아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버핏 역시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된 사업은 여행자 수표와 신용카드였지만, “창고증권”에 중점을 둔 소규모 사업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뉴저지의 창고에 있던 콩기름을 담보로 창고증권을 발행했는데, 사기꾼 앤서니 드 에인절리스가 장부를 조작해 콩기름을 빼돌린 뒤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 이 행각이 들통난 때는 이미 그와 그의 중개인이 파산을 당한 뒤였다. 채권단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들이닥쳤고 엄청난 금액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964년 벌어들인 돈 보다 10배나 많은 금액을 원했다. 주가 역시 그 영향으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 사건은 버핏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주식을 팔기보다 회사의 핵심 사업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조사하는 쪽으로 대응했다. 버핏은 이 회사의 미래가 사기로 인한 영향보다는 고객들이 이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결론 내렸다.

만일 고객들이 여행자 수표와 아멕스 카드 사용을 중단하고, 더불이 기존 식당과 호텔들이 아멕스 카드를 받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면, 주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 뻔했다. 버핏은 중개인을 넣어 식당과 호텔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게 했고, 심지어 스스로 오마하에 있는 식당들을 방문해 아멕스 카드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까지 했다.

조사를 마친 결과, 여전히 아멕스 카드를 받고 있었고, 비록 재무 상태와 명성에는 금이 갔지만, 회사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버핏은 투자 기회라고 생각했고, 버핏 파트너십의 자금 중 40%를 사용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식 5%를 매수했다. 1969년 파트너십의 문을 닫으면서 주식을 매도했을 때, 주가는 500%나 상승해 있었다.

버핏은 이 경험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진정한 가치는 일련의 자산이 아니라 실제 사업에 있다는 멍거의 접근 방식이 가치가 있음을 납득하게 되었다. 게다가 건전한 기업의 주식을 저렴한 주가로 매수하면, 수익은 매도 시에 한차례가 아닌, 매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점도 깨달았다.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찰리는 내게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르쳐 준 저렴한 주식에만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습니다. 그가 내게 실제로 끼친 영향이었습니다. 내가 그레이엄의 제한된 관점에서 벗어난데 엄청난 도움이 됐습니다. 찰리가 가지고 있던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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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로 저렴한 기업에 투자하면 심각한 골칫거리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반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같이 “적당한 가격의 훌륭한 기업”에 투자해 계속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훌륭한 가격의 적당한 기업” 투자하던 청년 버핏이 “적당한 가격의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는 성숙한 버핏으로 거듭나게 되는 전환점이었다. 또한 단기적 사고방식에서 장기적 사고방식으로 바꾸게 된 전환점이기도 했다.

자료 출처: Guru Focus, “Tobias Carlisle: From Cigar-Butts to Unrecognized Jew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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