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어 지에 실린 하드웨어 지갑의 핀 번호를 잃어버리고, 3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찾지 못한 한 남자의 슬픈 이야기입니다. 글이 좀 길어서 여러 번에 나눠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결말은 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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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조: 2016년 1월 4일. 7.4 BTC = 3,000달러
2016년 1월, 3,000달러를 주고 7.4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당시 완전하게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미래 연구 센터(Institute for the Future)의 블록체인 연구소(Blockchain Futures Lab)에서 연구 디렉터로 일을 시작할 즈음이었는데, 블록체인을 사용해 네트워크에 트랜잭션을 기록하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이 트랜잭션이 앞으로 작은 손실을 피하려다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고 말 것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비트코인 실험은 아주 재미가 있었다. 이 암호화폐로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에어비츠(AirBitz) 앱을 통해 쿠폰을 사기도 했다. 펄스(Purse.io)를 이용해 아마존에서 무선 보안 카메라 초인종을 샀다. 로스앤젤레스 멜트다운 코믹스에서 비트코인으로 만화책도 샀다.
11월이 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1월 보다 거의 두 배로 뛰었고, 거의 매일 상승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암호화폐가 진짜 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키를 웹상의 지갑에 넣어두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더 안전한 곳에 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많은 온라인 비트코인 서비스들이 고객의 개인 비트코인 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곧 계정이 해커 및 사기꾼(2014년 마운틴 곡스가 고객 계정에 든 850,000 비트코인을 도난당한 사건을 떠올려 보라), 또는 정부 (러시아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e가 8월 미국 뉴저지 지방 법원에 의해 도메인을 빼앗기고 이용자들의 자산이 동결된 때를 떠올려 보라)에게 취약하다는 뜻이다.
몇 몇 비트코인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바, 캐시를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하드웨어 지갑”이라는 부르는 것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이 작은 장치는 기본적으로 개인 비트코인 키를 저장해, 이 키를 인터넷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인터넷에 노출도면 나쁜 놈들이 가로채 갈 염려가 있으므로) 트랜잭션을 승인하게 해주는 USB 메모리 스틱이다.
제조업체가 “방탄”도 된다고 설명한 트레조(Trezor; 체코말로 “안전”이란 뜻임)라는 이름의 하드웨어 지갑을 사기로 정했다. 11월 22일 아마존에서 100달러를 주고에 샀다(역시 펄스를 이용했다).
트레조가 도착했다. 컴퓨터에 연결해, 트레조 웹 사이트로 들어가 세팅을 했다. 이 장치의 작은 단색화면(크기는 엄지 두 개 만함)을 켜니, 자물쇠 아이콘이 나타났다. 웹 사이트의 지시에 따라 트레조가 한 번에 한 단어 씩 무작위로 생성한 24개 단어를 적었다.
예를 들면, “aware,” “move,” “fashion,” 및 “bitter” 같은 단어였다. 나온 단어들을 오렌지 종이에 별도로 옮겨 적었다. 이어 PIN을 생성하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익숙하고 기억하기 쉬운 짧은 숫자 조합을 택해 같은 종이에 옮겨 적었다.
트레조 웹 사이트는 이 24개 단어가 내 복구 단어라면서, 이것으로 비트코인의 마스터 개인 키를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조를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날 경우, 이 24개 단어를 새 트레조에 입력하거나, 같은 표준 키 생성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다른 하드웨어 및 온라인 지갑 중 하나에 입력하면 비트코인을 복구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누가 내 7.4 비트코인을 훔쳐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단어를 적어 놓은 종이를 안전하게 숨겨 놓는 것이 중요했다. 비트코인을 웹상의 지갑에서 트레조로 옮기고, 트레조와 오렌지색 종이를 사무실 책상 서랍에 넣어 두었다. 알루미늄 판을 하나 사서 그 위에 24개 단어를 새긴 다음 어딘가에 안전한 곳에 보관할 계획이었다. 휴일이 끝나면 바로 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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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2017년 316일. 7.4 BTC = 8,799달러
아침 6시 30분쯤이었다. 14살짜리 딸 제인은 수학여행으로 런던에 갔고, 큰 딸 사리나는 콜로라도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나는 아내 칼라와 도쿄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공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화 충전기를 찾으려고 책상을 뒤지다가 복구 단어와 PIN 번호가 적힌 오렌지색 종이를 발견했다.
어떻게 하지? 우리가 탄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게 되면, 딸들에게 비트코인이 갈 수 있길 바랐다. 비트코인 가격은 구입이후 이미 거의 3배가되었고, 언젠가는 5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펜을 들고 종이에 썼다 :
제인,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종이를 코리에게 보여줘.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줄 거야. 사랑하는 아빠가.
( “코리”는 코리 닥터로우로, 내 친구이자 웹 사이트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 애호가는 아니지만, 단어 목록으로 마스터 개인 키를 복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종이를 제인의 방으로 가져가 베개 밑에 붙여 놓았고, 우리는 LA 국제공항으로 떠났다.
(…. 계속)
<출처: Wired, “‘I FORGOT MY PIN’: AN EPIC TALE OF LOSING $30,000 IN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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