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어떻게 헤지 펀드를 이겼을까? - 10년 수익률 내기의 전말 (2부: 내기 하실래요?)

지난 “1부: 오마하의 현인”에서는 워런 버핏이 헤지 펀드와 수익률 내기를 하게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https://steemit.com/kr/@pius.pius/wscga-10-1

이번 “2부: 내기 하실래요?”에서는 버핏의 내기를 주관한 “롱 베츠”의 설립 과정과 롱 베츠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각종 내기에 대한 설명입니다.

II. 내기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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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베츠의 이야기는 적당한 내기로 시작됩니다. 1995년 당시 와이어드(Wired)의 편집인이던 케빈 켈리는 스스로 러다이트(신기술 반대자)라고 자임하던 커크패트릭 세일을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세일은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일은 인터뷰에서 2020년이 되면 인류가 “다국적 글로벌 통화 붕괴, 사회 마찰, 그리고 빈부 격차와 국가 간 전쟁으로 고통을 겪게 될 것이고, 대륙 차원의 환경 재해로 엄청난 사람들이 사망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켈리는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켈리는 세일에게 물었습니다.

“내기 하실래요?”

그러자고 세일은 흔쾌히 답했습니다. 켈리는 1,000달러짜리 수표를 썼습니다. 나머지는 와이어드의 인터뷰 기사에 담겨있습니다.



<롱 베츠의 공동 설립자 케빈 켈리>

켈리는 나중에 이렇게 썼습니다.

“그 내기는 우리 둘 모두 강한 신념이 있었기에 벌어진 일이고, 우리 예측은 공개되었기 때문에, 우리 명성도 위태로웠습니다. 공개적으로 내기를 할 때는 날카로운 논리가 필요하며, 건성 건성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이런 내기가 집단적 시각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켈리가 지적했듯이, 이런 종류의 공개적인 내기의 역사는 깊습니다. 특히 과학 분야의 경우, 1600년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화성의 태양 궤도를 설명하는 공식을 8일 만에 도출할 수 있다는데 경쟁자 크리스티안 롱고몬타누스와 내기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년이 걸렸습니다. 케플러는 내기에 졌지만 그의 공식은 궁극적으로 현대 천문학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1870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존 햄던은 500파운드를 걸고 자연주의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와 내기를 했습니다. 베드포드 레벨 실험으로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햄던은 내기에서 지고서도, 월리스가 속임수를 썼다고 주장하면서, 월리스를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투옥되었습니다. 일시적이긴 했어도, 지구가 평평하다는 신화를 잠재웠습니다.



<베드포드 레벨 실험의 결과는 광학 굴절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기 30년 전까지 과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보다 최근인 1980년 생물학자이자 환경주의자 파울 에들리히가 경제학자 줄리안 사이먼과 내기를 벌었습니다. 에들리히는 다섯 가지 금속(구리, 크롬, 니켈, 주석 및 텅스텐)의 가격이 10년 동안 상승한다는데 10,000달러를 걸었습니다. 이들 금속 가격은 급락했고, 사이먼이 내기에서 이겼습니다.



<사이먼-에들리히의 내기>

이 내기는 10년간 많은 홍보가 되었고, 그 결과 궁극적으로 제한된 자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데 기여했습니다. 켈리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사이먼은 환경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의 저작은 에들리히와의 내기만큼 교양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 한 번의 비교적 작은 금액의 내기가 자원이 부족하다는 개념에 의심을 갖게 만들면서 환경 운동을 변화시켰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내기를 반복했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했을 때, 에들리히가 내기에서 이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세기 동안 이어온 하락 추세 속에서 일어난 또 한 차례의 일시적 현상에 불과합니다.)



<케빈 켈리, 스튜어드 브랜드 및 알렉산더 로즈>

켈리와 롱 나우 재단의 공동 설립자 스튜어드 브랜드는 사이먼-에들리히의 내기와 이를 가능하게 한 공공 책임과 장기적인 사고방식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에를리히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브랜드의 스승이자 멘토였고, 자원 부족과 인구 과잉에 관한 에를리히의 우려를 브랜드가 이어 받았습니다.). 브랜드는 2002년 5월 롱 나우에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 롱 베츠가 될 아이디어를 공식화했습니다.

사람들은 다음 주말 경마 결과보다 더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을 놓고 사람들과 내기를 겁니다. 현재 피터 슈워츠는 헌터 로빈스와 전기 자동차가 언제 표준이 될지, 즉 10년 내지 20년일지, 아니면 15년 내지 25년 일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롱 나우에서 롱 베츠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둘은 이를 통해 내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2016년이 되면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내기 금액과 수수료는 롱 나우 재단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이 자금은 이자가 붙고, 최종 금액은 롱 나우 재단의 보관 수수료를 제하고 승자에게 돌아갑니다. 2016년에 가까워오면 당사자에게 연락해 내기 종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해결이 되지 않으면 금액을 양 당사자가 50-50으로 나누게 됩니다. 문제가 해결되면 승자가 모든 금액을 가져갑니다. 두 가지 중 하나의 예측만 성취될 경우, 기본적으로 성취된 결과를 예측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어느 예측도 성취되지 못하면, 좀 더 보관되다가 롱 나우 재단으로 흡수됩니다.

이 아이디어가 잘 될 거라는데 내기를 걸겠습니다.

실제 그렇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2002년 케빈 켈리와 롱 베츠를 설립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도움으로 약간의 종자돈을 지원받았습니다. 롱 베츠에서는 모든 내기 참가자들에게 소정 양식에 따라 성명, 분명한 주장 내용 및 재정상 서약을 제출받고 있습니다. 롱 나우는 내기 참가자에게 장기 예측 기록을 제공하며, 언제든지 생각을 재고, 재검토 및 논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내기는 항상 예측으로 시작됩니다. 모든 예측은 그 바탕이 되는 주장, 재정상 서약 및 종료일이 있어야 합니다. 예측의 최소 기간은 2년이며, 최장 기간은 없습니다.

도전자가 반론을 들고 나올 때 예측은 내기가 됩니다. 그러면 예측자는 도전자와의 내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측자와 도전자는 내기에 동의하며, 이들 각각은 상금을 받게 될 자선 단체를 선택하게 됩니다.

내기가 끝나면, 롱 나우 재단이 내기 결과를 판결하고, 수익금을 승자가 선택한 자선 단체에 기부합니다.



<내기 #2>



<내기 #7>



<내기 #11>



<내기 #382>



<내기 #712>

롱 베츠 사이트에는 모든 예측과 내기에 대한 기록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내기와 그 결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 또는 배운 것에 대한 토론도 아주 장려되고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 장기적인 사고방식, 즉 진정한 보상이 개선됩니다.

롱 베츠에 등록된 내기에는 인간이란 무언가라는 질문을 비롯한 심각한 내기에서부터 장난 같은 내기까지 다양합니다.

최초의 내기는 일렉트릭 프론티어 재단의 공동 설립자 미첼 케이포와 기술적 특이점이란 생각을 대중화시킨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사이에 것입니다. 2029년이 되어도 컴퓨터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커즈와일의 주장에 그렇지 않을 거라고 케이포가 1만 달러를 건 것입니다. (이 테스트는 수학자 앨런 튜링이 1950년 고안해 낸 것으로, 기계가 인간의 지능에 필적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방식임.)



<내기 #1>

롱 베츠의 내기 중 첫 번째 승자는 배우이자 레드 삭스의 열혈 팬인 테드 댄슨이었습니다. 2002년, 타임지의 편집자 마이클 엘리엇은 레드 삭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미국 남자 축구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는데 1,000달러를 걸었습니다.

댄슨은 “이미 레드 삭스는 20세기에 그런 불행을 겪었습니다. 새천년에는 이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야만 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댄슨의 주장은 불과 2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내기 #8>

롱 베츠의 내기는 보통 수백 달러 내지 수천 달러 정도입니다. 2007년까지, 가장 큰 내기는 커즈와일-케이포의 투어링 테스트 내기였습니다. 그런 이후 워런 버핏이 등장합니다.

(3부 토끼와 거북이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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