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투자 전략과 정치적 스탠스 - 지옥에서 온 투자자 폴 싱어와 엘리엇 5부



콘에 따르면, 엘리엇은 약 100개 회사에 행동주의 투자를 해왔고, 대부분의 과정이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엘리엇은 투자를 진행하기에 앞서 일반적으로 몇 개월 또는 긴 경우 몇 년에 걸쳐 고객, 경쟁업체 및 전직 임직원 인터뷰해서 이들 회사의 사업을 조사한다. 콘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과정은 매번 아주 비슷하다. 우리는 회사에 찾아가, 경영에 대해 제안을 하고, 대다수의 경우 회사는 ‘좋습니다, 사려 깊은 생각입니다. 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우리는 협조적으로 일한다. 수많은 회사의 그렇게 일했다.

콘은 엘리엇이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었던 “훌륭한 협력 관계”의 사례로 “코그니잔트”, “시트릭스” 및 “아카마이” 같은 회사를 들었다. 아테나의 경우, 콘은 상황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권고안을 이사회에 배포했다. 그들은 대부분의 권장 사항에 특별히 관심이 없었다. 독특하게 진전이 늦어지고 있는 경우다.

콘은 자신이 아테나에 제기한 주장 중 대부분이 부시의 진지하지 못한 행동에 화가 난 투자자와 임직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한다. 콘은 여성 직원과 어울리는 부시의 습관이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내 말에 이사회의 반응에 놀랐다고 한다.

이사진들은 그 문제에 대해 조사해 보겠다는 약속 대신, 부시가 범법 행위를 저지른 증거가 있는지 물었다는 것이다. 콘이 없다고 하자, 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아테나헬스의 대변인은 이사회에서는 주주들에게서 받은 모든 의견을 진진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CEO가 엘리엇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것은 콘의 주장에 불과하다. 행동주의 투자 상당수가 추악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석유 가스 회사 헤스의 CEO 존 헤스는 2013년부터 엘리엇과 열띤 분쟁을 벌이고 있다. 엘리엇 측은 헤스 이사진 중 일부의 이해관계가 상충된다고 생각했고, 결국에는 회사를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헤스는 주유소 사업을 비롯한 사업 부문 일부를 매각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엘리엇의 공세를 피하려고 했다.



엘리엇이 행사하는 압박은 그의 막대한 영향력과 합해져, 비교적 우호적인 제안인 경우도 상대 측은 불길하게 느낄 수 있다. 2012년 엘리엇은 디트로이트 소재 소프트웨어 회사 “컴퓨웨어”에 투자했다. 중재 과정에서 전직 컴퓨웨어 이사진의 증언은 보면, 엘리엇의 행동이 어떻게 부정적인 쪽으로 해석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 증언에 따르면, 초기 협상에서 콘은 이사진의 창피한 개인 정보가 담긴 폴더를 제시했다고 한다. 이사진은 그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협박으로 받아들였다. 콘은 한 이사의 딸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이며,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CEO가 빈티지 애스턴 마틴을 소유한 일에 대해서도 못마땅하다는 투로 말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 피터 카르마노스는 엘리엇이 컴퓨웨어 이사진을 “공갈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회사를 갈가리 찢어 놓고, 헐값에 팔아넘긴 다음, 20% 정도의 수익률을 남겨 마치 영웅이 된 것처럼 우쭐거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은 컴퓨웨어의 경영진이 “두려움으로 아주 똘똘 뭉쳐있었다. 폴더 안에 담긴 모든 그들의 전문적인 배경에 대한 자료까지 위협적인 개인 정보 자료라고 해석하는 모습에 놀랐다.”라면서, 디트로이트 산 자동차를 타는 최대 고객들 눈에 애스턴 마틴을 모는 CEO의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컴퓨웨어는 결국 사모 펀드에 매각되었다.

또 다른 사례로, 엘리엇은 “텔레콤 이탈리아”의 지분 8.9%을 손에 쥔 다음, 경영권을 놓고 또 다른 대주주였던 프랑스 언론 회사 “비방디”와 당시 회상 뱅상 볼로레와 경쟁에 들어갔다. 엘리엇의 전략은 다시 한 번 상대 측에 제기되어 있는 부패 혐의를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그해 4월, 새로운 이사진 선출을 위한 주주 총회가 있기 바로 며칠 전, 볼로레는 두 아프리카 국가의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었다. (볼로레는 혐의를 부인했다.) 주주 총회에서 엘리엇은 이사 자리 3분 2를 장악했다. 로이터가 즐겨 사용하는 소위 “이사회 쿠데타”였다. 엘리엇은 자신들의 투자로 기존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드러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에서 싱어의 투자 전략 중 일부는 그의 정치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다. 싱어는 수많은 언론 매체와 연구소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을 자기 생각을 널리 알리는데 활용한다. 그는 맨해튼 재단(Manhattan Institute for Policy Research)의 이사장이다. 이곳은 국내 정치 문제를 자유 시장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조로, 수십 명의 연구원이 그와 관련된 기명 논평을 발표하고, 강연을 하며, 책을 출간한다.

또한 싱어는 코멘터리(Commentary) 지의 이사이며, 워싱턴 프리 비컨(Washington Free Beacon)의 재정적 후원자이기도 하다. 이곳은 더 위클리 스탠더드(The Weekly Standard)의 전 편집장 매튜 콘티네티가 이끌고 있는 보수적인 온라인 뉴스 매체이다.

비컨 지는 오랫동안 상대 정치인의 뒷조사를 통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해왔다. 2016 대선 동안에도 힐러리 클린턴에 반대하는 글을 꾸준히 내보냈다. 싱어는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트럼프의 반대 진영에서 목소리를 높였고, 대선 초반 비컨 지가 “퓨전 GPS”라는 회사를 통해 트럼프를 조사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드러났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될 것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던 2016년 5월 경, 비컨 지는 퓨전에게 조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퓨전은 다시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일을 맡았고, 트럼프와 러시아 정부가 서로 공모했다고 주장하는 크리스토퍼 스틸 자료를 수집했다.

찰스와 데이비드 코흐, 로버트 머서와 더불어, 싱어는 공화당 정치적 조직의 최대 후원자 중 하나였다. 특히 2016년 선거 기간 동안, 2억 4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행동주의 기부자”로 묘사되곤 하는데, 기부와 더불어 후보자와 선거운동에 깊숙이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싱어와 함께 일해본 관계자들은 그가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에 전화를 걸어 자기 생각을 전하거나 계획을 분석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이상한 모기지 파생 상품의 위험을 정치권에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경고가 먹히지 않자, 안전하고 번영된 세계를 유지하는데 정부 지도자들과 규제 당국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최근 싱어와 가까운 이들에 따르면, 그가 또 한차례의 금융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싱어와 긴밀히 협력해 왔던 한 정치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책임 있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경제, 정치 또는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싱어는 오랜 기간 점차 정치 참여도가 늘었고, 더 정교해졌다. 2000년대 존 매케인 및 톰 딜레이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의 선거운동뿐만 아니라 “진실을 위한 고속정 참전용사들(Swift Boat Veterans for Truth)” 같이 이상한 단체를 비롯해 다양한 정치 조직에 소액의 기부를 시작으로, 점차 정치권에 거액의 기부를 해왔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운동과 루디 줄리아니 대통령 선거운동도 지원했다. 싱어는 2008년 선거를 앞두고 무기명 투표 방식을 도입하는데 약 17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 방식이 바뀌게 되었고, 일각에서는 이 주에서 줄리아니의 승리 가능성을 높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어는 기부자와 정책 개발자로서 2012년 미트 롬니의 대통령 선거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스피커 폴 라이언과도 오랜 기간 깊숙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계속해서 롬니에게 대통령 후보로 나서라고 조언했고, 결국 롬니의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되었다. 싱어는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칼 로브, 스콧 워커 같은 유명 공화당원들과의 정책 협의를 후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 후, 싱어와 금융계에서 그와 같은 마음으로 롬니의 선거운동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던 많은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는 더 전략적이 되자고 마음을 모았다. 싱어는 정치적 입장이 같은 돈 많은 월스트리트 경영진과 헤지 펀드 거물들을 포함한 “아메리칸 오퍼튜니티 얼라이언스(American Opportunity Alliance)”라는 기부자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싱어는 지난 4월 자신의 정치 활동에 관해 이렇게 밝혔다.

조금이라도 더 아는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이들보다 덜 편협한 자세로 여러 문제에 대해 정치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5년 예비 선거에서 싱어의 공화당 후보를 지지 발언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 의원을 선택했고, 루비오의 선거 운동에 큰 힘을 실어줬다. 루비오가 클린턴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는 주장에서 특유의 실용주의를 보였다. 그는 “헤지 펀드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루비오는 적어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에게 출구전략 같은 것은 없다. 신념에 따라 밀고 나가기만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반대로 돌아섰지만, 오랫동안 공화당 의원으로 있었던 마이크 로프그렌은 싱어의 보수 정치적 입장은 하나는 “세금과 규제,”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두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싱어와 함께 일하는 이들은 그의 입장은 더 미묘하다고 말한다. 그는 금융 위기 이후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옹호했으며, 저금리 정책에 반대했고, 월스트리트의 투기성 강한 투자를 적극 옹호했다.

싱어는 종종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거물 셀던 애들슨과 비교되곤 한다. 그는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 중 하나이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억만장자는 이란과의 핵 협상을 철회하라고 촉구해 왔다. 하지만 기부금을 끌어모으는 능력에 있어서는 싱어가 애들슨보다 훨씬 뛰어나다. 싱어는 후보자 초청 점심 식사 한 번으로 수백만 달러를 모을 수 있다. 루비오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싱어가 기부금 모금에 가장 최고는 아닐지라고, 가장 효과적으로 기부금을 모금하는 인물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어떤 다른 기부자들보다 선거운동의 어떤 메커니즘으로 진행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도 투자를 하듯이 진행한다. 성공적인 투자가 돈이 되듯이, 성공적인 선거운동으로 당선을 이끌어 내길 바란다. 그는 승리의 길을 원한다.

가수는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운동에도 힘을 보탰다. 아들 중 하나가 게이이며, 2009년 매사추세츠에서 결혼했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싱어의 동성애 결혼 지지 입장이 주요 보수 기부자라는 비판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2010년 매사추세츠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다음같이 연설했다.

선량하고 훌륭한 분들이 동성애자를 싫어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결혼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런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부터 한 세대가 지나면 동성애 결혼이 전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싱어가 트럼프와 각을 세우긴 했지만, 법인세 감면, 정부 기관 축소, 특히 금융 산업에서 적극적인 규제 철폐를 비롯한 현 행정부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은 싱어와 관심사와 일치한다. 싱어는 트럼프 취임식에 1백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트럼프의 요청으로 백악관에서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2017년 2월, 트럼프는 이스트 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폴 싱어가 방금 떠났다. 아시다시피, 폴은, 그들의 말대로, ‘트럼프는 절대 안 돼’라는 반 트럼프 진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하지만 폴은 방금 떠나면서,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전적인 연합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싱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후에도 공화당 전국 위원회와 개별 공화당 의원 후보들을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대법관 닐 고서치의 후원자였으며, 고서치를 트럼프의 대법관 지명자 명단 가장 위에 고서치를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연방주의자 협회(Federalist Society)”에도 큰 후원을 했다.

루비오의 전 선거운동 관계자는 점진적이지만 끈질긴 낙태 반대 운동에서 그의 전술은, 비록 미국이 전반적으로 보다 자유주의적이 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의견과 정책을 보수 쪽으로 성공적으로 움직여 왔다고 말한다.

싱어가 미국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사용한 방식과 아주 흡사하다. 그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나 같은 사람이다.

(지옥에서 온 투자자 폴 싱어와 엘리엇 6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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