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의 심리학, 거래 수수료 무료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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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속담이 있다. 공짜 강의, 공짜 맥주, 공짜 거래.

맥주를 공짜로 주는 증권사는 없지만, 거래 수수료가 공짜인 증권사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선사업을 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증권사가 직접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도, 고객을 통해 다른 식으로 돈을 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고객이 항상 “최종 고객”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권사의 서비스는 고객의 투자 성과를 최적화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자신들의 이익에 최적화되게 설계되어 있다.

거래 수수료 공짜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함으로써, 고객인 투자자들의 거래를 더 많이 하게 장려하고, 투자자가 모르는 사이에 수익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나쁜 짓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단지 그들 스스로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바랄 뿐이고,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손실이 생겨도 상관하지 않는다.

증권사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돈을 번다.

◾ 고객에게 직접 거래 수수료 수수.

◾ 고객의 계좌 잔고에서 나오는 이자.

◾ 펀드 매니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보수.

◾ 고객에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수수료.

◾ 신용 대출이나 레버리지 대출의 이자 수수.

◾ 초단타 트레이딩 업체가 지불하는 주문 보수

증권사들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동기를 부여한다.

◾ 더 많은 거래를 유도한다. 그러면 회전율이 높아지고, 거래 비용이 많아지며, 세금도 많아지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초래할 수 있다.

◾ 수익률이 낮은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하도록 유도하라. 그 현금은 다른 곳에서 넣어두면 더 많은 수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투자자들에 좋지 않다.

◾ 자신들에게 수익이 생기는 유가증권을 보유 또는 거래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전체 비용이 증가하고, 전체 포트폴리오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리고 다음은 우리 뇌가 “공짜”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우리 대부분이 좋아하는 초콜릿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 보자.

이 연구에서, 한 그룹에게 맛있는 린트 트러플 초콜릿을 개당 15센트에 사느냐, 아니면 허쉬의 키스 초콜릿을 개당 1센트에 사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그룹 중 73%가 맛있는 린트 트러플 초콜릿을 택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선택지를 약간 바꿨다. 린트 트러플 초콜릿 가격을 14센트로 내렸고, 허쉬의 키스 초콜릿은 공짜로 했다. 그러자 69%가 키스 초콜릿을 택했다. 두 실험 모두에서 두 초콜릿의 가격 차이는 14센트라는 것을 명심하라.

그렇다면, 이 연구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공짜는 우리의 뇌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뇌는 결정이 힘든 것보다 쉬운 쪽을 더 좋아한다. 우리는 더 쉬운 결정에 끌린다. 그것이 자신에게 나쁘더라도 말이다. 예를 들어, 읽기 쉬운 글꼴을 선호하지만, 읽기 어려운 글꼴일수록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 뇌가 “공짜”를 다른 방식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고 과정에서 “이것이 가치 있을까?”라는 단계를 전혀 거치지 않는다.

어떤 것이 공짜일 때, 우리는 돈 이외의 비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 결과, 공짜인 것들은 일반적으로 과소비된다. 뷔페에서 먹는 양이 평소보다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라.

우리 뇌가 이 효과보다 앞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은 버리기 바란다.

일단 방정식에서 가격이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해당 상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을 식별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 마트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선반에 진열된 레드 와인 가격 표가 붙어있지 않다.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와인의 실제 가치를 식별하기 어렵다.

와인이 익숙하지 않다면, 좀 더 친숙한 다른 일반적인 사례들도 많다.

◾ 사람들은 “40달러 이상 공짜 배송”이라고 하면, 필요 없는 데도 40달러 이상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 사람들은 공짜라는 이유로 쓸모없는 것들로 집을 가득 채우는 경향이 있다. 콘퍼런스에서 나눠준 무료 티셔츠가 자신에게 너 큰 사이즈인데도 그대로 받아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 사람들은 공짜로 뭔가를 나눠준다면, 다른 곳에 써야 할 시간을 할애하고 오래 걸려도 줄 서 기다린다.

◾ 사람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공짜로 보기 위해 기꺼이 사전 광고를 지켜본다.

무언가가 공짜라면, 우리는 좋은 것이 아니라도 품질은 따지지 않는다. 만일 주식시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다면, 그 의견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지불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지만, 너무 적게 내는 것은 더 나쁘다.

공짜라도 좋은 것은 많다. 신선한 공기, 햇빛, 그리고 친구들과 갖는 시간이 그렇다.

하지만, 공짜로 무언가를 준다는 사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돈을 지불한 품질이 더 나은 것보다, 시간을 더 쓰게 하고, 스트레스를 더 받게 하며, 실수를 저지르게 하곤 한다.

존 러스킨의 말대로:

너무 많이 지불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지만, 너무 적게 지불하는 것은 오히려 더 나쁘다. 너무 많이 지불하면, 적은 돈을 잃는다. 그게 전부다. 하지만 너무 적게 지불하면, 때때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Betterment, “Here’s Why Free Trades Might Not Be A Good Deal After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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