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 수준은 많은 이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1926년 이후, 다양한 주가 수준(CAPE 배수)에서 시작해 1년 동안 S&P 500이 거둔 수익률을 살펴보자.
주가 수준이 평균보다 낮게 출발할 경우 1년 평균 수익률도 상당히 높지만, 실제 CAPE 15 내지 20배로 출발한 경우보다 25배 이상과 20 내지 25배로 출반한 경우가 1년 평균 수익률이 더 좋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한 것처럼,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투표기인 반면, 장기적으로는 체중계다. 기간을 더 늘려보면(10년), 주식시장이 투표기가 아닌 체중계임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는 분명해진다. 즉, 출발 주가 수준이 높을수록 장기 수익률은 평균 이하가 되는 반면, 출발 주가 수준이 낮을수록 장기 수익률은 평균 이상이 된다.
현재 CAPE 배수가 다시 30배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3월에는 24배에 불과했음), 투자자들은 낮은 장기 수익률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맞지 않나?
아니다, 그때그때 다르다.
위에서 언급한 관계가 이론상으로는 타당하지만, 어떤 단일 기간 동안에는 평균이라는 말 안에 근본적인 개별 결과가 감춰지는 경향이 있다. 다음은 위와 같은 평균 속에 감춰진 최대 및 최소 수익률 데이터다.
일반적인 관계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출발 주가 수준이 높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출발 주가 수준이 낮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나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평균은 평균일 뿐, 누구도 평균 수명으로 살지 않는다.
또한 1926년 이후 모든 시장 환경에서 CAPE가 ‘10배 이하’인 경우는 약 10% 밖에 되지 않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1990년 이후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주가 수준이 훨씬 더 크게 왜곡되어 왔다.
CAPE가 15배 이하로 떨어진 경우는 1990년 이후 정확히 4개월 동안이다. 1984년 이후로는 10배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리고 1990년 이후 80% 기간에서 CAPE가 20배 이상이었다. 주가 수준이 과거처럼 아주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제는 영원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이제 주가 수준을 판단할 때 훨씬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생겼다. 더 높은 주가 수준에 자신의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않는다.
누가 재정이나 직장 생활, 혹은 인생에 대해 물을 때, “그때그때 다르다.”라고 말해주면 듣고 싶은 답도 아닐뿐더러 큰 도움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은 흑백의 양자택일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불확실성 속에서 결정을 내릴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의 삶을 계획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법칙 같은 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결정 과정이 당시의 상황, 감정 및 능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위기가 시작 이후 대부분의 손실이 회복되었으니 이제 좀 팔아도 될까?”라는 생각이 타당할까?
그때그때 다르다.
위험 감수 성향과 투자 시간 지평에 따라 다르다. 돈을 쓸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다. 시장 타이밍 기술이 얼마나 좋으냐에 따라 다르다. 시장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한다면 언제 다시 들어와야 하나? 시장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생기는 세금과 수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장에 대해 다른 투자자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가?
경제 상황이 걱정될 때마다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식으로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하나?
높은 주가 수준이 또 하나의 거품처럼 느껴지는가?
그때그때 다르다.
오늘날 금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낮다. 오늘날 시장은 기술주가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들은 과거 기업들보다 훨씬 더 많은 무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오늘날 시장은 더 성숙해졌고, 거래 비용도 훨씬 줄어들었다.
게다가 오늘날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는 과거보다 금융 시장에 더 많이 개입하고 있다.
또 다른 거품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거품을 떠올리기 전에 다른 측면을 고려해 봐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전부 주식으로 채워도 될까?
그때그때 다르다.
얼마나 기꺼이 변동성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주식시장의 거품과 붕괴의 역사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단기적으로 목돈을 써야 할 곳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장기적인 약세장이 닥쳤을 때 포트폴리오에 손대지 않아도 되는 다른 수입원이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포트폴리오에 계속 돈을 투입하고 있는지, 아니면 포트폴리오에서 돈을 빼내 생활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에서 이자만 내고 대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그때그때 다르다.
대출을 느낌이 어떠냐에 따라 다르다. 재정 상황이 복잡하냐 단순하냐에 따라 다르다.
대출을 갚을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올릴 기회가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월세를 사는 것보다 집을 사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때그때 다르다.
집을 보유하면서 거기 드는 모든 부대 비용을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가족, 생활 환경 또는 직업 때문에 이사할 필요가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부동산이 항상 최선의 투자 선택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해당 지역의 월세와 집값을 알아봤느냐에 따라 다르다.
빚을 내서 일찍 집을 먼저 사서 재산을 늘려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때그때 다르다.
그 집에서 얼마나 살 것이냐에 따라 다르다.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옮기는데 필요한 비용을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다면, 처음 몇 년 동안은 전부 이자로 나간다는 점에서, 집을 먼저 산 후 재산을 늘려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시장에서 레버리지는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빚을 내 집을 사면 이자뿐만 아니라 집을 유지하기 위한 부대비용이 들어간다.
삶은 언제나 흑과 백이 아니다. 그 중간 어디쯤이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It dep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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