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버 링 밸류 파트너스(Silver Ring Value Partners)의 CIO 게리 미슈리스가 포브스 지에 기고한 글 “What You Can Learn From How Warren Buffett’s Investment Process Evolved”을 소개합니다.
최근 소개한 포천지의 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의 운명”에서는 애플 투자를 중심으로, 버핏의 투자 방식이 기술주 투자로까지 진화한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 글은 버핏 파트너십 시절부터 가치 투자자로서 버핏의 진화 과정을 3단계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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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워런 버핏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주식을 평가할 때 무얼 먼저 살피십니까?”라는 질문을 드렸다. 돌아온 버핏의 대답은, 우선 향후 5~10년 후 해당 기업의 경제적 특성의 핵심을 개략적으로 헤아려 본 다음, 헤아려지지 않으면 투자 대상에서 바로 제외한다는 것이었다.
워런 버핏은 항상 내재 가치 접근 방식을 추구해 왔다. 즉, 주가와 합리적인 관점에서 해당 기업의 가치 사이의 관계를 기준으로, 가치 대비 주가가 매력적인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콜롬비아 대학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 분석 수업을 졸업한 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자 CEO로 있는 현재까지 사이의 기간 동안, 버핏의 투자 방식은 상당한 진화를 거쳐왔다. 어떤 다른 훌륭한 가치 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 것이 바로 이런 진화와 계속해서 배워나가려는 자세였다.
워런 버핏의 초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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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말 버핏 파트너십을 시작했을 당시,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은 스승이자 멘토였던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거의 그대로였다. 초점은 기업의 대차 대조표 상에 기록된 자산을 기준으로 하거나, 기존 사업으로 장기간 기록해 온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한 기업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었다.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바대로, 버핏에게 기업의 미래 전망은 경계해야할 대상이었다. 과거 기업이 기록한 실적이 불투명한 미래 전망에 의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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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포트폴리오는 세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첫째, 보통주, 둘째,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 그리고 셋째, 기업 개선 작업(매각, 합병, 청산, 공개매수 및 기타 특별한 상황)에 놓인 기업이었다.
버핏은 1960년 파트너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버핏 파트너십이 가장 처음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곳들 중 하나인 샌본 맵 컴퍼니(Sanborn Map Company)에 대해 설명했다. 버핏 파트너십은 한 때 샌본 맵의 지분을 35%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샌본 맵의 사업은 최근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음.
- 샌본 맵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는 채권과 주식의 가치는 주당 약 65달러 수준임.
- 워런 버핏은 주당 약 45달러에 샌본 맵의 의미 있는 지분을 사들일 수 있었음.
- 버핏은 이 지분을 이용해 이사회에 진출했고, 변화를 요구했음. 즉, 투자 포트폴리오를 나머지 사업에서 분리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자는 내용이었음.
- 결국 버핏과 샌본 맵은 합의점을 찾았고, 사측에서 원하는 주주들에게 보유 주식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그에 상당하는 몫과 교환해 주기로 한 것임.
- 이 교환에 동의한 주주들이 크게 위축된 지도 사업에 대한 지분권을 포기해야 하지만, 주당 65달러 상당의 유가증권 포트폴리오를 대신 받아 시장에서 팔 수 있는 장점이 있었음.
이 사례를 보면, 워런 버핏 자신이 투자 수익 환수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버핏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입장을 취함으로써, 단기간에 투자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여기서 빠른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사측에 경영권이라는 형식으로 어느 정도의 보상을 안겨주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버핏의 파트너십 시절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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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무형 자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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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 버핏의 다음 진화 단계는 기업의 무형 자산에 훨씬 더 큰 중점을 두게 된 것이었다. 무형 자산에는 브랜드, 확고한 경쟁 우위, 지적 재산권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재고자산이나 부동산, 공장 설비 등과 같은 유형 자산이 버핏의 초기 투자의 바탕이 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버핏을 이런 방향으로 진화하게 만든 요인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중에 파트너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찰리 멍거와 교분이 큰 역할을 했다. 멍거는 항상 버핏보다 유형 자산에 초점을 맞춘 투자 방식을 고수해 왔다.
기업의 질적 특성을 깊이 분석하는 데 초점을 투자 방식을 설명한 필립 피셔의 책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에 버핏의 관심을 이끈 것도 멍거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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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을 진화시킨 두 번째 요인은 청산 가치 대비 크게 낮은 주가로 거래되는 주식이 점점 더 희소해졌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시대에는 (기업의 청산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순 운전자본 대비 3분의 2이하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쉽사리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상황이 점점 더 줄어들었다. 1969년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사라졌다고 말하면서, 파트너들에게 투자 자금을 상환할 당시, 버핏의 마음 속에는 이미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저렴한 주식을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았을 것이다.
이 시대 대표적인 투자는 시즈 캔디( See’s Candy)였다. 이 기업은 1972년 버크셔 해서웨이에 인수되었다(실제로는 버핏과 찰리 멍거가 소유한 블루칩 스탬프를 통해). 인수 금액은 2,500만 달러였고, 세전 수익은 5백만 달러 미만이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당시 법인세율이 48%인 상황에서, 버핏은 세후 이익의 약 10배 정도를 지불했다는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평가해 보면, 초기 이익률(earnings yield)이 약 10%로, 버핏이 기존의 투자에서 추구하던 총 수익률과는 확실히 달라진 시각이었다.
하지만 시즈 캔디는 엄청난 경쟁 우위를 가진 특별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버핏이 즐겨 말하는 소위 “해자”를 두르고 있던 기업이었다.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즈 캔디에 대한 투자 논지와 그 이후의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기업은 안정적인 산업에 속해 있으면서, 장기적인 경쟁 우위에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다 빠른 유기적 성장을 동반한 기업이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러한 기업은 유기적 성장 없더라도, 보상을 안겨줍니다. 우리는 그런 기업에서 나오는 멋진 수익을 가져다, 다른 곳에서 비슷한 기업에 투자할 것입니다. 벌어들인 수익을 번 그곳에 다시 재투자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실제로, 그런 투자 방식은 종종 실수로 이어지곤 합니다. 엄청난 유형 자산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이라고 해도 장기간 동안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사업에 재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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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업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시즈 캔디를 살펴봅시다. 시즈 캔디의 초콜릿을 상자에 담아 파는 사업은 재미없는 사업입니다. 미국인 1인당 초콜릿 소비량은 아주 낮고, 증가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한때 유명했던 많은 브랜드들이 없어졌고, 이제 오직 세 곳 만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록 시즈 캔디의 매출 대부분이 소수의 주에서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산업 전체의 수익 중 거의 절반을 담담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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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즈 캔디는 3,100만 파운드의 초콜릿을 팔았는데, 연간 성장률로 치면 2% 남짓입니다. 하지만 50년 이상 시어스 가문이 구축하고, 이후 척 히긴스와 브래드 킨슬러가 더 강화시켜 놓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가 버크셔에게 놀라은 실적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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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즈 캔디를 매출 3,000만 달러, 세전 수익이 500만 달러 미만이었을 때, 2,5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본은 800만 달러였습니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매년 몇 개월 동안은 부채를 끌어다 써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즈 캔디는 투자 자본 대비 60%의 세전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즈 캔디의 매출은 3억 8,300만 달러, 세전 수익은 8,200만 달러였다. 이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본은 4,000만 달러입니다. 이는 1972년 이후 단 3,200만 달러의 재투자만으로도 소소한 물적 성장(그리고 그보다 더 큰 재무적 성장)을 거뒀다는 의미입니다. 그 동안 세전 수익은 총 13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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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전의 목적이 할인된 주가로 거래되던 유형 자산 중심 기업을 찾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의 무형적 특성을 찾는 것으로 목적이 바뀌었다. 경쟁 우위와 자기 자본 대비 상당한 수익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된 것이다. 었다. 결과적으로, 수익 대비 지불하는 주가 배수 또한 높아졌지만, 장기적인 수익률은 줄어들지 않았다.
반면, 버핏의 초기 시절이었다면, 수익 대비 아주 낮은 주가 배수를 지불하려 했을 것이고, 이는 훨씬 더 높은 초기 이익률을 의미했을 것이다. 이 경우 투자한 기업이 미래에도 과거 같은 실적을 기록했을 경우에만, 강력한 두 자릿수 투자 수익률로 돌아왔을 것이다.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이 향상되어야만, 초기 이익률도 더 낮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에 따라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높게 성장했어야 했을 것이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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