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들은 왜 함께 움직일까? 그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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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기술주들은 항상 함께 여행하는 단란한 가족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초에는 기술주들이 떼 지어 주식 시장을 상승시키더니, 가을에는 다시 하락시켰다. 이렇게 기술주들이 주식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기술주들은 최근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부터 한 무리로 집단생활을 해왔다.

이렇게 기술주들은 마치 하나의 큰 바퀴처럼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주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주된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들을 하나의 결사체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 대학의 어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기술주별로 각각 다르게 가치를 평가해야지, 한 덩어리로 묶어 취급하면 큰 실수라고 말한다. 투자자들이 이렇게 엉성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주가 수준이 이상하게 높아지고, 시장이 비효율적이며 취약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다모다란 교수가 자기 블로그에서 밝혔듯이, 기술주들 사이에 비슷한 점 보다 차이점을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및 구글은 FAANG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뭉뚱그려졌고, 주식 시장 상승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들의 조직, 초점 또는 비즈니스 모델은 전혀 같지 않을뿐더러, 마이크로소프트, IBM, 인텔, HP 및 시스코 같은 이전 기술주들과도 판이하다.

다모다란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가 말하는 ‘기술 기업’에는 사실 성숙 단계가 각기 다른 광범위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 기업들은 출발부터도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것은 물론, 노후 과정도 아주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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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부 기업은 더 기술 집약적인 반면, 기술 집약도가 떨어지는 기업들도 있다. 적어도 2차원 이상의 스펙트럼을 통해 기업들을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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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제는 두 가지다.

■ 첫째, 다모다란 교수는 “기술 기업들은 정보화 사회의 변천이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기술 기업들은 생명 주기가 짧고, 아이와 어른처럼 서로 다르게 행동한다. 테슬라처럼 계속해서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는 젊은 기업과 IBM처럼 현금을 창출해 내는 오래된 기업은 서로 다른 척도로 평가해야 한다.

■ 둘째,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다모다란 교수는 “오늘날,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대부분의 대기업이 기술 기업이다.”라고 말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단순히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뭐 특별히 구별되는 특징이라고는 볼 수 없다.

20세기 식자기와 기송관을 사용하던 것에서 시작한 신문 산업도 이제 일부 측면에서 기술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처럼, 이제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도 증가하고 있는 온라인 구독자들에 부응하기 위해, 스트리밍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사용해 정보와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익과 매출 중 60%가 온라인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이들 신문사를 기술 기업으로 다시 분류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다모다란 교수는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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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다모다란 교수는 기술 기업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포드와 제너럴모터스에 비교한다. 포드와 G.M.의 경우에도, 후일 매출 대부분이 전기 자동차에서 나오게 되면, 기술 기업으로 분류해야 할까?

그렇다고 다모다란 교수가 모든 기업을 기술 기업으로 불리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것은 아니다. 어쩌면 어떤 기업도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지금 기술이라는 틀로 특별하게 보고 있는 기업들을 설명할 때 (그리고 가치 평가할 때) 보다 더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다.

빠르게 노후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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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다란 교수가 말하는 기술 기업의 생명 주기의 양 극단에는 테슬라와 IBM이 각각 자리 잡고 있다.

신생기업으로서 테슬라는 가치 평가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어떤 기업의 가치 평가는 일반적으로 수익과 현금 흐름의 평가로부터 시작되지만, 테슬라의 경우 수익도 없고, 연간 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상상력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가치를 거의 600억 달러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고 있는 G.M.이나 포드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테슬라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다모다란 교수는 테슬라의 주가가 엄청난 고평가 상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젊은 기업은 알 수 없다.”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테슬라가 “위험한 투자인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투자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IBM 같이 수익성 있는 오래된 기업들은 더 쉽게 가치를 매길 수 있다. 주식시장은 IBM이 약 1,1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주가 배수로 치면 8.4배에 해당한다. 이는 시장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는 못하는 수준인데, 아마도 IBM이 빠른 성장을 보여주지 않았고, 일부 척도로는 둔화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위험의 성격이 다르다. 다모다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오래된 기업들은 현금을 창출하면서 적정한 주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IBM처럼 340억 달러에 레드 햇을 인수해 사업을 고속 성장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은 위험한 현금 낭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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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업은 젊은 기업만큼 빠르게 달릴 수 없고, 또 그렇게 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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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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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건전성을 위해서는 냉철한 분석이 아주 중요하다. 기술주의 가치를 환상에 빠져 바라보게 되면 그로 인한 피해는 돌이키기 어렵다.

예를 들어, 2000년 3월 닷컴 거품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 시장은 시스코 시스템즈의 가치를 5,000억 달러로 끌어올리면서, 잠시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주었다.

투자자들의 이런 엄청난 오판으로, 시스코의 가치는 24개 대기업(애플, 포드, J. P. 모건, 앤호이저-부시, 맥도날드, 스테이플스, 텍사코 등)을 합한 것보다 더 컸었다.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분명, 사람들은 시스코가 영원히, 게다가 숨 막힐 정도의 속도로 성장해 가면서, 변화된 경제의 심장부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가졌기 때문에, 196.2배라는 천문학적인 주가 배수를 안겨주었을 것이다. 물론, 닷컴 거품이 터지자, 그 비전은 환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날 시스코는 주가 배수 약 19.3배로 거래되고 있다.

오늘날 가치 평가는 대체로 좀 더 보수적이 되었지만, 기술주에 대한 환상은 여전하며, 아주 우려되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평균 보다 5배가 넘는 109배의 주가 배수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비롯해 주주들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주었다. 다모다란 교수는 이로써 “이 오래된 기술주를 마치 신생기업이 된 양 행동하게 만들었고, 수익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산업 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다.”라고 말한다.

‘“때가 되면 아마존이 주가 상승을 커버하고도 남을 엄청난 수익을 거둘 것이다.”라는 게 투자자들의 믿음인 모양이다. 하지만 주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만큼 경쟁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없고,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같은 의문이 존재한다: “과연 아마존이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최근 넷플릭스에 대해 같은 같은 생각을 했고, 다른 고공비행 중인 기술주들 또한 비슷하다.

기술주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마다 답은 다를 것이다. 따라서 언젠가, 우리가 이들 기술주를 한데 묶은 데 따른 위험이 드러날 때가 올 것이다.

자료 출처: The New York Times, “Tech Stocks Often Rise and Fall Together. They Should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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