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단기적 움직임을 살펴볼 때, 시장의 성과가 “일관적” 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장이 하락하고 안전 자산의 수요가 높아지는 위험 회피 상황에서는 경기 방어 업종의 비중이 높은 주식시장이 경기 순환 업종의 비중이 높은 주식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올린다. 업종 비중의 차이로 인해, 약세장에서 식료품과 제약회사의 비중이 높은 스위스 주식시장이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경향을, 반면 강세장에서는 경기 순환 업종의 비중이 높은 독일 주식시장이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경향을 설명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유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유가가 하락하는 경우, 영국 주식시장이 에너지 및 광산 업종의 비중이 낮은 유럽 또는 미국 주식시장 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인다. 그리고 주식시장들 간의 상대 성과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더 깊이 파고들어서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 한 달 동안 유가가 폭락한 가운데, 에너지와 광산 업종의 비중이 높은 영국 주식시장이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수의 업종 가중치를 확인해 보면, 최근의 시장 붕괴에서 업종 가중치가 극적으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지수 중 하나인 S&P 500부터 살펴보자. 현재 S&P 500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업종이 IT 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금융 위기 이전에는 금융 업종이 그랬고, 1980년대 초반에는 에너지 업종이었으며, 19세기에는 철도 업종이었다.
하지만 아래 차트에서 지난 12개월 동안의 업종 비중 변화를 알 수 있다. 현재 S&P 500에서 IT 업종이 가장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그 비중치도 25%에 달한다. 반면 1년 전만 해도 IT 업종의 비중치는 20%였다. 한편 비중이 가장 작은 부문은 광산과 에너지 업종인데, 이 두 업종을 합쳐 비중치가 5%도 안 된다. 만일 지금 S&P 500 ETF에 투자한다면, 투자 금액 중 광산주에는 2.5%, 원유와 천연가스 주식에는 2.5% 투자한 셈이 된다.
S&P 500의 업종별 비중
(출처: Bloomberg)
이와 같은 변화 중 대부분은 지난 몇 주 동안 일어났다. 아래 차트는 연초 이후 업종별 비중 변화를 %로 보여준다. 지금 금융과 에너지 업종이 엄청나게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S&P 500에 투자한다면, 과거보다 이들 업종에 약 2% 더 적게 투자하는 것이고, 그 대신에 IT 업종에 약 2% 더 투자하는 것이며, 헬스케어와 필수 소비재 업종 각각에 1% 더 투자하고 있는 것이 된다.
2019년 말 이후 S&P 500의 업종별 비중치 변화
(출처: Bloomberg)
S&P 500 같이 업종별 다각화가 잘 된 지수의 경우, 업종별 비중치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보다 집중된 지수일수록, 변동폭이 더 크다. 1년 전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주요 업종은 4개였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나 유니레버가 소속된 필수 소비재 업종의 비중이 15%, HSBC나 바클레이 같은 금융 업종의 비중이 20%, BP나 BHP 같은 원유 및 광산 업종의 비중이 25%였다. 이들 4개 업종이 지수에서 총 60%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 업종 비중을 살펴보면 크게 달라졌다. 에너지 업종의 비중은 1년 새 17%에서 10%로 줄어든 반면, 헬스케어 업종의 비중은 9.4%에서 13.5%로 증가해, 현재 FTSE에서 세 번째로 큰 업종이 되었다.
FTSE 100의 업종별 비중
(출처: Bloomberg)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업종별 비중 변화 중 대부분은 지난 몇 달 동안 일어났다. 하지만 현재 FTSE가 불과 석 달 전에 비해 에너지 업종의 비중이 훨씬 더 적어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시장 지수는 지수 구성 요소의 시장 가치에 기초하기 때문에 재조정되지 않는다(물론, 지수의 비중은 매년 또는 일 년에 두 번 재조정되지만, 이전 수준으로 재조정되는 것은 아니다).
2019년 말 이후 FTSE 100의 업종별 비중치 변화
(출처: Bloomberg)
자료 출처: Clement on Investing, “Stock index weights are … diffe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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