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는 새로운 콘서트 티켓 판매 방식을 발표했다.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방식이었다. 다가오는 투어 콘서트에서는 전통적인 “선착순” 판매 방식 대신 스위프트의 웹 사이트 가장 많이 방문한 광팬에게 최우선으로 티켓을 팔겠다는 것이다.
스위프트는 티켓마스터의 팬 검증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팬은 웹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한 후, 스위프트의 새 앨범을 구입, 소셜 미디어 링크 공유 및 동영상 시청 같은 “후원 활동”을 하면 된다. 티켓 판매가 시작되면, 후원 활동을 가장 많이 한 광팬 순서대로 티켓이 배정될 예정이다.
스위프트는 이렇게 티켓 판매 방식을 바꾼 이유를 고양이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통해 설명한다. 티켓이 암표상이 아니라 진정한 광팬들에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대중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스위프트의 기업가 정신을 칭찬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 방식이 팬을 착취하는 비열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홍보는 제쳐두고 경제학적으로 생각해 보자. 스위프트는 경매를 통해 티켓을 효과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표 자체는 정해진 가격에 판매되지만, 티켓은 자발적으로 상품 구매, 소셜 미디어 버즈 발생, 스위프트 뮤직비디오 반복 시청을 통한 수고를 “지불”하려는 팬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전통적인 경매와 마찬가지로 팬들 간에 서로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이전에도 티켓마스터를 통해 콘서트 티켓 경매가 시도된 적이 있다. 아티스트들에게는 좋은 일이었지만, 암표상들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경제학자 아디트야 바베(Aditya Bhave)와 에릭 버디쉬(Eric Budish)는 2007년 티켓마스터가 진행한 일련의 경매를 연구했다. 각각의 경우, 티켓 중 일부는 경매로 판매되었고, 나머지는 정해진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므로, 바베와 버디쉬는 두 가격 정책 간의 아티스트 수익을 비교할 수 있었다. 이베이의 재판매 가격을 확인해 암표 판매율도 측정할 수 있었다.
바베와 버디쉬는 경매를 통하는 것이 아티스트의 수익을 약 두 배로 늘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 경매는 티켓 재판매와 관련된 수익을 크게 떨어뜨렸다. 일부 암표상들도 경매에 참여했지만, 이들이 거둔 평균 이익은 고정 액면가로 구입해 암표로 팔았을 때 수익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암표상에게 수익을 내주는 것보다 아티스트에게 수익이 돌아가게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경매가 불완전한 방식이라는 데도 동의할 수 있다.
경매에는 불평등한 요소가 존재한다. 돈 가진 이들이 티켓을 가져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불평등 중 일부는 이미 고정 가격 시스템에도 존재하고 있다. 많은 중개상들과 암표상들이 티켓을 구입해 재판매하기 때문에, 콘서트 장에 찾아간 많은 팬들은 암표상에게 웃돈을 주고 티켓을 살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스위프트의 경매 방식이 특별한 이유는 경매 수단이 돈이 아니라 팬들의 참여도라는 점이다. 즉 “부”의 혜택이라는 것이 꼭 돈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스위프티(Swifties)”라고 불리는 스위프트의 진정한 광팬들에게 웹 사이트 참여 비용은 암표상이 파는 티켓 가격에 비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미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를 하루에 22번 보고 있고, 소셜 미디어에 15분마다 스위프트의 소식을 올리고 있는 광팬이라면, 티켓을 얻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암표상들에게는 모든 것이 변했다. 지금이라도 광팬 대열에 합류하려면, 스위프트의 앨범을 많이 사야 할 것이다.
스위프트의 경매 방식에 대한 보다 큰 우려는 경매에서 티켓을 얻지 못한 이들은 여전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억할 것은 누구도 직접 티켓 경매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살 기회만 엿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베와 버디쉬는 티켓마스터의 경매에 익숙하지 않은 참여자들은 종종 실제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부르는 등 상당한 입찰 실수를 범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스위프트의 경매 방식은 입찰가에게 자신이 경매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판 같은 것을 보여줌으로써 어느 정도의 투명성을 갖췄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은 경매가를 너무 높게 또는 너무 낮게 부를 것이고, 그로 인해 실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부 팬은 스위프트를 홍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도, 티켓 구입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경매에서 입찰가를 높게 부른 이들에게 티켓이 돌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끝내 블랭크 스페이스를 듣기 위해 얼마라도 지불하려 할 것이다. 좋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 다른 경매 방식을 사용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새로운 방식법을 시험해보게 해준 스위프트에게 감사해야 한다.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있겠지만, 가격 결정에 대한 가치 있는 실험이 될 것이다.
출처: Bloomberg, “Fans Watch Taylor Swift. Economists Watch the Fans.”
https://www.bloomberg.com/view/articles/2017-08-29/fans-watch-taylor-swift-economists-watch-the-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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