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경제 기적, 그 이야기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의 인기로 한 층 친숙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세계 경제 포럼의 “베트남의 경제 기적”을 담은 글로, 베트남이 지금의 성장을 이루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전망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돌아다니며 보면, 어딜 가든 무한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 여러 상점에서 휴대전화며 음식이며 온갖 물품 쇼핑하고, 학교나 직장에 출퇴근한다. 젊은 베트남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무엇이라도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 어떻게 이 동남아시아 나라 베트남이 중간 수준의 나라 대열로 올라섰을까?

1975년 20년 동안 끌어왔던 전쟁이 끝났을 당시, 베트남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곳 중 하나였고, 이어진 정부의 5개년 개발 계획의 결과물은 빈약했다. 1980년대 중반경, 1인당 GDP는 200달러에서 300달러 사이에 머물렀다. 하지만 무언가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1986년 정부는 “도이머이(đổi Mới)” 정책을 도입했다. 일련의 정치, 경제 개혁으로, “사회주의 지향 시장 경제”로 나갈 수 있게 한 것이다.


https://youtu.be/sHheWtXGLk4

오늘날 베트남은 신흥 시장의 스타 중 하나가 되었다. 6~7%대의 경제 성장률은 중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으며, 전체 GDP 규모의 수출을 달성하고 있다. 나이키 스포츠 웨어에서 삼성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제품이 이 아세안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 대학의 성 뤼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에는 놀고 있는 노동자자 생산 설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기적 같은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세계은행과 브루킹스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의 경제 성장은 세 가지 주요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적극적인 무역 자유화
둘째, 규제를 철폐하고 사업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춤으로써,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의 진출이 용이해짐
마지막으로 공공 투자를 통한 인적 및 물적 자본에 대한 막대한 투자

첫째 요인의 경우, 베트남이 지난 20년 동안 여러 나라와 다양한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1995년 아세안 자유 무역 지대에 가입했다. 2000년에는 미국과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했으며, 2007년에는 세계 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그 후, 중국, 인도, 일본 및 한국에 이어 ASEAN과도 추가 협정을 체결했다. 올해만 해도 개정된 TPP의 효력이 발휘되었다.

이런 협정들을 통한 누적 효과로 베트남과의 수출입에 부과되는 관세가 점차적으로 낮아졌다(아래 차트 참조).



<베트남의 시장 개방 상황. 출처: 브루킹스 연구소>

개방 경제를 향한 정부의 발걸음에는 국내 개혁도 포함되어 있니다. 1986년 외국인 투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외국 기업이 국내에 진출할 수 있게 했다. 로펌 베이커 & 매켄지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그 후 이 법률은 수차례 개정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전문 투자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한편, 행정 관료주의를 줄이고 외국인 투자를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

베트남의 노력은 국제 순위에서도 나타났다. 세계 경제 포럼의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서 베트남은 2006년 77위에서 2007년에 55위로 상승했다. 세계은행의 사업 용이성 순위에서도 2007년 104위에서 2017년 68 위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세계은행은 베트남이 계약 이행, 신용 및 전기 접근 확대, 세금 납부 및 국가 간 거래 등 모든 면에서 발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은 인적 및 물적 자본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다. 급속도로 증가하는 인구에 맞닥뜨리면서(현재 베트남 인구는 9,500만 명으로, 그중 절반이 35세 미만이며, 1986년 6,000만 명에서 크게 늘었다), 베트남은 초등 교육에 많은 공공 투자를 해왔다. 인구 증가는 곧 일자리 수요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었다. 또한 기간 시설에도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국민이 저렴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4차 산업 혁명이 동남아시아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IT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 되었다.

베트남의 투자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필수 기반 시설과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무장한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 및 제조에서 동남아시아의 허브가 되었다. 삼성, LG, 올림푸스, 파이어니어 같은 일본 및 한국의 전자 회사들과 수많은 유럽 및 미국의 의류 제조업체들이 이 나라에 지사를 세웠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의류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싱가포르 다음의 최대 전자 제품 수출국이 되었다.



<오늘날 베트남은 세계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WTO, 파이낸셜 타임스>

경제 성장이 그 뒤를 이었다. 2010년 이래로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연간 5%가 넘었고, 2017년에는 6.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중간 수준의 나라로 올라섰다. 1인당 GDP의 경우, 1985년 거의 230달러로 미약했지만 2017년 2,343달러로 10배가 넘게 성장했다. 구매력을 감안했을 때, 6,000달러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30년 동안 베트남의 1인당 GDP는 10배의 성장을 이룩했다. 출처: 구글, 세계은행>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이 상당히 포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포럼의 포괄적 개발 지수에 따르면, 베트남은 성장 과정을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가장 훌륭하게 이끌어온 나라에 속한다. 여성의 지위도 훨씬 높아졌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의 10% 내외이며, 가구 간 불평등은 여전하지만, 여성이 가장인 가구가 남성이 가장인 가구보다 가난해질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단점은 인권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이다. 언론 자유가 세계 최악인 나라 중 하나이며, 주민들에 대한 온라인 감시가 늘고 있고, 인권 운동가들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아세안 세계 경제 포럼에 초청된 인권 운동가 두 명이 이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신청한 비자가 거부당한 것을 들 수 있다.

베트남의 성장을 중단시킬 요인이 있을까? 파이낸셜 타임스의 올 초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의 여러 부분이 가속되고 있는 세계화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9.2%로 과도하고, 수출 증가 대부분 또한 외국인 투자와 무역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달러 강세가 계속 이어지게 되면, 신흥 시장으로서 투자 선호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베트남은 세계 무역 긴장 고조로 곤란을 겪기보다 혜택을 입고 있다. 미국이 TPP를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그 적대적 태도가 베트남보다는 중국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쳐왔다. 미국 정부는 수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 물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로 인해 중국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 회사들이 베트남 같은 나라로 이전을 고려하게 되었다.

하지만 베트남이 서방 세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상처를 입게 될지라도, 급증하고 있는 중산층을 지렛대 삼아 성장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인구가 상품 및 서비스 소비가 가능한 구매력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및 해외 소매업체들의 이 나라의 급속한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은 소규모 상점과 스쿠터로 북적이는 나라에서 언젠가 거리가 대형 쇼핑몰과 자동차 가득 찬 나라로 탈바꿈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베트남의 경제 기적, 그 이야기’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