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유사점, 특히 주식시장에서의 역사적 유사점을 좋아한다면,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2019년 지금 주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1998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당시에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위협을 받고 있었고, 경제는 강했으며, 주식시장은 상승일로를 걷고 있었다. 당시처럼 지금도 “프렌즈”는 여전히 인기 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이러한 폭넓은 유사점 안에서 가장 흥미롭고, 어떤 면에서 유익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우선, 1998년 10월 미국 하원 의원이 빌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할 당시, 미국 경제는 오랜 기간 확장 기간을 보내고 있었고, 1년만 더 이어지면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으로 기록될 태세였다. 지난여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 시작 또한 클린턴 시대의 호황을 능가할 정도의 비정상적으로 긴 경제 확장과 궤를 같이했다.
또 다른 유사점은 1998년과 마찬가지로 연준은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단기 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다. 당시와 지금 모두 연준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양대 책무를 잘 이행해 왔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분명하지 않았다. 올해 10개월 동안 실업률은 평균 3.7%이고, 1998년에는 4.5%였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상승률 척도인 근원 개인 소비 지출(Core PCE)는 연초 대비 지금까지 평균 1.6%이며, 1998년에는 1.3%였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을 보자. 당시나 지금이나 경제가 놀랍도록 탄력적이었다 해도,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간 주식시장에 비하면 초라했다. 1998년, 애완동물 제품에서 식료품 점, 장난감 가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기업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스스로 기술 기업이라고 자임했다. 지금과 아주 비슷한 모습이다. 소매업체, 사무실 공유 기업, 미디어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 심지어 자동차 공유 기업을 비롯해 모든 기업이 다시 기술 기업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기술주 투자자들이 그 뒤에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나스닥 100 지수가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NYSE FANG+ 지수가 있고, 투자자들은 테슬라,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및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같은 기술주에 열광하고 있다. 2014년 10월부터 지난 금요일까지, 이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배당금 포함 23.2%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S&P 500 지수보다 연간 11.8% 더 높았다. 1998년 11월까지 같은 기간 동안 나스닥 100이 S&P 500을 능가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오리지널 기술주 붐)
그리고 마찬가지로, 기술주를 거부한 투자자들에게는 비참한 시기였다. FANG 지수는 주식(MSCI All Country World Index)과 채권(Bloomberg Barclays US Aggregate Bond Index)의 60/40 포트폴리오를 앞질렀으며, 2014년 10월 이후 연간 17%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저금리 환경과 해외 주식시장의 부진 탓이었다. 또한 1998년 11월까지 같은 기간 동안 나스닥 100 지수가 60/40 포트폴리오를 능가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다시 찾아온 기술주 붐)
물론 이러한 유사점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1998년 11월 이후에 일어난 결과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후 16개월 동안 경제, 주식 시장 및 기술주 모두 방향이 역전된 것이 아니라, 더 앞으로 치고 나갔다. 정치 상황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1998년 12월부터 2000년 3월까지, 나스닥 100은 추가로 183% 상승했고, S&P 500과 60/40 포트폴리오는 각각 31%와 20% 상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치명적인 16개월 동안, 투자자들 사이에 더 이상 기술주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아 올랐다. 아마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면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1999년부터 그동안 반대해왔던 인터넷 주식에 돈을 퍼붓기 시작했고, 상승에 취한 나머지 2000년 초 시장이 붕괴되기 직전까지 기술주에 6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그 결과는 30억 달러의 손실이었다. 드러켄밀러는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이미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감정이 이성을 압도해 버린 상태였고, 나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당시 모든 투자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FANG 시대의 종말이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1998년에서 경험했듯이, 파티는 생각보다 오래 더 지속될 수 있고, 그 와중에도 파티에 참여하지 않고 고통을 감내했던 투자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료 출처: Bloomberg, “It’s 2019, But It Sure Feels a Lot Like 1998 for St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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