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80년대 일본이 아니다 - 미-중 무역 전쟁의 대응 카드 10가지

이전 두 포스팅 “중국이 경제 전쟁에서 사용할 수 있는 4가지 옵션”과 “페트로-위안, 트럼프가 과소평가한 중국의 카드”에서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의 대응 카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퍼런스 그룹의 설립자 단 슈타인보크 박사의 중국이 대응할 수 있는 10가지 방법을 옮겨 봅니다. 슈타인보크 박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백악관의 “미국 우선론자들”은 1980년대 일본의 부상을 억눌렀던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 중국은 예전의 일본 같은 모습이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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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80년대 일본이 아니다 - 미-중 무역 전쟁의 대응 카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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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중국은 미국산 사탕수수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매년 약 1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사탕수수를 수입해 왔기 때문에 상당한 영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사탕수수 수요 대부분을 거의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의 무역 관계가 악화되면 될수록, 이런 종류의 의존도는 곧 과거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에서 사탕수수는 주로 남부 농촌 지역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중국의 조치는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이 지역에 타격이 될 것입니다. 올해 가을 중간 선거에서 이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양국의 무역 관계가 어떻게 5주 만에 이리 되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0년 동안 지속되온 양국 간의 자유 무역을 어떻게 단 5주 만에 지금처럼 만들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로 수입된 철강에 24%의 관세를,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3월 22일, 트럼프는 행정부에 중국 기술 라이선싱에 대한 소송을 WTO에 제기하라고 지시했고, 중국산 물품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부과했으며, 주요 미국 기술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제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30억 달러 상당의 미국 물품에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4월 2일, 중국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128개 미국 물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다음날, 미국은 중국산 전자 제품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 후 중국은 콩, 자동차 및 화학 제품을 포함한 더 많은 미국 물품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4월 5일,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추가로 1,000억 달러 상당에 추가 관세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민지 시대에 영국은 경쟁자를 배제하고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원칙을 활용한 바 있습니다. 실질적인 지정학적 여유를 가진 트럼프는 대상 국가들이 서로 상대하도록 만들어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NAFTA 파트너인 멕시코 및 캐나다에게는 “초기 면제”를, EU, 대한민국 및 기타 국가에게는 “임시 면제” 조치를 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고통스러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물품에 대해 동등한 규모와 강도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활용하면서, 계속해서 외교적 협상을 시도하는 한편, 미국산 자동차, 항공기 및 천연가스를 수입을 더 늘리면서, 금융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결국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게 되면, 양국 간에 타협으로 가는 길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10가지 대응 방법

첫 번째, 중국이 퀄컴과 베인 캐피털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수 협상에 대한 검토를 늦추고 있다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의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체결된 무역 및 투자 협상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은 이미 많은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것에 더불어 미국산 유전자 조작 작물(GMO)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간의 GMO 작물 수입 여부는 아직 승인 과정에 있긴 하지만, 중국 내 GMO 부문의 규모는 이미 서구를 따라잡고 있습니다.

세 번째,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는 2016년 트럼프의 승리에 일조했으며, 이번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게 중요한 지지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들 농민과 청년층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과 더 나은 조건으로 재협상을 이끌어 내라는 이유였지만, 아무렇게나 하라고 전권을 주거나, 무역 전쟁을 해도 된다고 허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유 무역은 미국 농민들의 생계가 달린 일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트럼프 행정부 때문에 중국의 대 미국 투자가 문제가 된다면, 중국은 미국 서비스 부문을 겨냥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39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중국 서비스 부문 흑자 중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여행하고 공부하는 중국인들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미국 관광을 제한하게 되면, 이 서비스 부문 흑자도 줄어들 것입니다.

다섯 번째, 통화 평가 절하 문제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국이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의 잠재적 영향을 연구해 왔다는 사실이 보도된 후, 미국 재무부는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또는 다른 신흥 경제에 “환율 조작국” 지정을 미뤘습니다. 하지만 이 옵션은 아지 테이블 위에 남아 있습니다.

여섯 번째, 현재 미국의 부채 규모가 20.7조 달러(GDP의 107 %)를 넘어섰고, 트럼프의 인프라 이니셔티브가 이 기록적인 레버리지에 연료가 되면서, 무역 전쟁은 미국의 수입원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는 지난 2월 580억 달러로 2008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벌어진 한편, 재정 적자는 지난해 6,660억 달러(GDP의 3.5%)로 확대되었습니다.

일곱 번째, 금리 상승으로 더 이상 강달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트럼프발 무역 전쟁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페트로-위안 체제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초반 미국 미국 달러가 금본위제에서 분리된 이후, 페트로-달러(원유가 미국 달러로 거래되는 것)가 전후 미국의 헤게모니를 지탱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대가 이제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3.1조 달러 상당의 외화 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덟 번째, 중국은 1.2조 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미국의 최대 채권자입니다. 중국이나 다른 주요 미국 국채 보유국(즉 일본, 브라질, 홍콩, 한국 및 러시아)가 국채 매각을 결정하면, 미국 정부는 지속적인 적자 충당을 위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홉 번째, 트럼프가 무역 전쟁이란 행보를 넓히게 되면, 미국 와 NAFTA 파트너국들과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유럽 연합 동맹국들과의 동맹 역시 약화시킬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아시아 지역의 무역 및 안보 파트너국들과의 동맹 또한 약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로, 글로벌 성장 또한 무역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발효되기 전부터, 글로벌 투자 흐름은 10년 전 최고치 대비 크게 저조한 상황입니다. 세계 수출 물량은 2015년 초 이미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 분야의 경우, 국가 간 자본 흐름은 2007년 이래 65%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시장 침체와 커져만 가는 경제적 불확실성에서 보듯, 미국의 무역 정책은 이미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글로벌 경기 회복의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상황은 안갯속으로

백악관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취임 첫날 트럼프가 탈퇴를 선언했던 TPP (Trans-Pacific Partnership) 계획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더 유리한” 쪽으로 협상이 가능하다는 조건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터무니없는 추측이긴 하지만, TPP가 재협상을 통해, 미국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이익을 보게 되면, 막대한 보조금을 아시아에 떠넘기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아시아 국가들은 자체적인 무역 목표를 갖고 있으며, 보조금에 의존하는 미국 농업은 그중 하나가 아닙니다.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년 전 다보스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전 세계적인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다국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무역 전쟁에 대해서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라고도 밝혔습니다. 백악관에는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보입니다. 이제 유일한 문제는 트럼프의 정책 실수로 초래될 막대한 비용을 지켜보는 일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말입니다.

  • 단 슈타인보크(Dan Steinbock) 박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다극화 문제 전문가로, 디퍼런스 그룹의 설립자입니다. 미국의 ICA 협회(India, China and America Institute), 중국의 상하이 국제 문제 연구소 및 싱가포르의 EU 센터에서 근무했습니다.

<출처: Dan Steinbock, “This Trade War Is About To Get Worse – China Is Not 1980s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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