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서 10월 9일은 왜 운명의 날이 되었을까?



10월 9일은 한글날로 공휴일입니다만, 미국에서는 주식 시장 역사의 운명적인 날이라고들 생각합니다.

중요한 시장 전환점이 되는 사건 둘이 이날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2007년 10월 9일은 상승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날이었고, 바로 다음부터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2002년 10월 9일은 인터넷 거품 붕괴로 시작된 하락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 날이었다.

숫자에 집착하는 사람들, 겁 많은 사람들 그리고 피해 망상이 있는 사람들은 이 날이 되면 불안에 숨을 죽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첫 번째 이유. 만일 지금 시장이 과거 10월 9일처럼 상승장에서 하락장 추세 바뀌었다면, 그 정확한 날짜는 다우 존스 산업 평균 지수의 경우 10월 3일이었고, S&P 500 지수의 경우 9월 20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과거의 역사에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 순전히 무작위로 일어난 일을 어떤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유명한 “생일의 역설(birthday paradox)”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 방 안에서 생일이 같은 사람이 2명일 확률이 50%가 넘어가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방에 있어야 할까요?

답은 23명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서 조사한 상승장과 하락장 역사에 따르면, 1900년 이후로 73차례의 주요 추세 변화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10월 9일처럼 적어도 2가지 사건이 같은 날에 발생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충분히 높습니다. 오히려 그런 날이 더 많아야 정상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날이 3차례 더 있었습니다. 같은 날 상승장의 끝과 하락장의 끝이 일어난 경우는, 1월 5일(1953년과 1960년), 4월 28일(1942년과 1971년), 9월 21일(1976년과 2001년)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10월 9일 만 뭐 특별한 날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 10월 9일이나 아니면 다른 어떤 날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는 세 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어쩌면 위 두 가지 이유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날 시장의 주요 추세가 바뀌었는데도 우리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입니다. 증권가의 속담처럼, “시장이 정상에 도달했다고 종 같은 건 울리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이 고점이나 저점에 도달한 정확한 날을 잡아낸다는 것은 고작해야 자랑거리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출간된 투자 고전 “어느 주식 투자자의 회상(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의 저자 에드윈 르페브르의 말이 이를 가장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주식이 1센트도 아닌 1/8틱씩 움직였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누구든지 배울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교훈 중 하나는 처음 1/8 틱(시장 발바닥)에 들어가려거나, 마지막 1/8틱(머리 꼭지)에서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서 이 두 1/8틱 만큼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도 없다. 이 둘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이 본 손실을 모두 합한다면, 대륙 전체에 콘크리트 고속도로를 깔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Market Watch, “Why Oct. 9 lives in stock-market inf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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