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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자와 투기자로 나눌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자산과 유가증권 또한 투자 대상 또는 투기 대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구분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분명하지 않다. 투자 대상과 투기 대상 모두 사고팔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모습에서 투자 수익을 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투자 대상은 보유한 사람을 위해 현금 흐름을 만들어 주지만, 투기 대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투기 대상을 보유한 사람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오로지 시장에서 더 비싼 가격을 받고 되파는 것밖에는 없다. 시장에서 탐욕에 빠지면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이 사들이고 싶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기 대상에 손을 댄다.
모네의 그림과 미키 맨틀의 신인 시절 야구카드처럼, 주식과 채권도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어느 쪽이 진짜 투자 대상인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미술품, 골동품, 희귀 동전, 야구카드 같은 수집품들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 투기 대상이다.
이런 구분은 1980년대 후반 고객들이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출시한 체이스 맨해튼 은행이나, 은행돈 1,300만 달러를 오르지 그림 하나를 사기 위해 쏟아부었던 지금은 파산해 사라진 켄트러스트 저축 대부 조합의 전 회장 데이비드 L. 폴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점을 더 잘 아는 월스트리트조차 때때로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어, 살로몬 브라더스는 현재 다양한 자산군들에 대한 수익률을 발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 국채, 주식, 인상주의 화가와 옛 거장들의 그림, 중국 도자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살로몬이 1989년 6월 발표한 수익률 순위에는 후자가 전자보다 수익률이 훨씬 앞섰다.
새롭게 조성한 삼림 부동산같이 아주 장기적인 투자 대상도 결국에는 현금 흐름을 가져다줄 것이다. 기계로는 물품을 만들고, 이를 팔아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건물은 임차인에게 세를 놓으면, 임대료라는 현금이 창출된다. 삼림 부동산의 나무는 목재로 가공해 팔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수집품은 어떤 현금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팔아 현금화하는 것뿐이다. 이를 산 사람 역시 향후의 재판매 가능성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집품의 가치는 오로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면 변동한다.
수집품은 역사적으로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았고, 따라서 가격은 시장의 취향 변화에 따라 달라졌다. 그리고 취향이란 때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집품의 가치는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정해져 왔다. 이는 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며, 이는 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고, 매력적인 수익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이런 논리는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투자는 재미가 아니라, 진지한 사업이 돼야 한다. 만일 금융 시장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고 있다면, 투기자가 아닌 투자자의 모습을 해야 하며, 분명하게 투자 대상과 투기 대상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라면 펩시콜라 회사와 피카소 그림을 구분하고, 투자 대상과 수집품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렵게 벌어 저축한 자금과 미래의 재정 안정성의 안위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양자를 구별하지 못해 들이게 되는 비용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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