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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원유 시장에 한 마디로 롤러코스터였다. 시장에서 상승과 하락은 흔한 일이지만, 올해 보인 몸부림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이례적이었다.
2018년 1월 유가는 다년간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오랜 침체 끝에 1년 이상에 걸친 OPEC+연합의 생각 억제에 힘입어 공급 과잉이 마침내 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원유 재고량 급격히 감소했고,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가 더욱 많아졌다. 브렌트유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몇 달 동안 벌어진 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것도 여러 면에서 그랬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2018년 미국이 일간 130만 배럴 씩 원유 생산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은 일간 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8년 일간 150만 배럴을 더 생산해 냈고, 예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일간 160~170만 배럴 더 생산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놀라운 생산량 증가는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2018년 3분기까지는 2,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누가 있었겠는가?
원유 시장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미국의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였다. 2018년 초부터 그런 조짐이 분명히 보였기 때문에, 전적으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제제가 원유 시장을 지배하는 화제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예측한 사람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란 제재보다 더 놀라운 일은 11월 이란에게 원유 수출을 계속 허용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비롯한 일련의 유예 조치로, 트럼프 정부를 대신해 유가 상승에 대한 항복 선언으로 비쳤다.
2018년 초, OPEC+는 강력한 재고 감소를 통해 다시 고유가 시대를 열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1년의 중간쯤에 이르자, 자신들이 상황을 너무 일찍 긴축했었다는 걱정이 앞서게 되었다. 그러면서 OPEC+는 11월이 되면 이란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6월 다시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또 하나의 큰 놀라움을 선사했다. 9월과 10월까지 상승했던 유가가 11월이 되자 급격히 무너진 것이다. OPEC+는 연초보다 훨씬 더 암울한 상황에서 올해를 마감하고 있다. 유가는 자유 낙하 중이며, 미국 발 공급은 급증하고 있고, 다시 한 번 과잉공급 시장을 해결하려고 고심 중에 있다.
올해 또 다른 큰 놀라움은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던” 성장이 끝나고, 금융 시장에 변동성이 돌아왔으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 위험에 맞닥뜨리 것이었다. 올해 초, 세계 주식 시장은 호황을 누렸고, 미국 GDP는 지난 몇 년 동안 어느 때보다 강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의 시작을 맞게 되었다. 내년에는 올해 초보다 더 많은 불확실성 요인들을 안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셰일 원유의 생산 증가 속도에 대해 저마다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다시 한 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WTI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폭락하게 되면, 2019년에는 실제로 셰일 원유 감산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OPEC+는 2019년 감산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의 시점으로 볼 때, 일간 120만 배럴 정도의 감산으로는 시장의 난관을 극복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에 제재 조치가 실시되고 있지만, 유예 기간은 5월로 만료된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예측하기란 경솔해 보이지만, 어쨌든 공급 차질은 분명해 보인다.
불확실성의 가장 큰 요인은 세계 경제의 균열이다. 금리 인상, 주식, 채권 및 외환 시장의 변동성 그리고 경제 성장 둔화 등이 원유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표면상으로 일시 중단되고 있는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3월 다시 재개될 수도 있다.
2019년 초의 전망은 1년 전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 유가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시장은 오랜만에 처음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는 시들해지고 있다. OPEC+는 공급 축소를 푸는 대신, 확대하려 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도 둔화되기 시작할 수 있다. 1년 전 셰일 원유는 무서운 속도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분명, 지금 쏟아지고 있는 전망 대부분이 2019년 말이 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하는 일이 늘 그렇듯 말이다.
자료 출처: Oilprice.com, “Looking Back On A Wild Year For Oil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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