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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분기,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버핏을 잘 아는 많은 이들게는 놀라운 움직임이었다. 버핏이 과거부터 기술 부문을 멀리했고, 반복해서 이해하기 힘든 부문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이전 IBM 투자도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루저로 판명 난 바 있었다. 물론 2017년 말까지 포지션을 다 정리하면서, 그동안 받은 배당금으로 약간의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긴 했어도, 다른 보유 종목들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오마하의 현인은 애플 주식을 사기 시작한 것을 넘어 엄청난 규모로 사들였다. 2016년 1분기 소량을 사들이기 시작한 이후, 다음 분기에는 거의 두 배 가까이 보유량을 늘렸고, 4분기가 되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지분은 1,000만 주에서 6,000만 주까지 늘어났다.
버크셔는 그 이후로도 애플 주식 매입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올해 3분기 말까지, 총 2억 5,000만 주 이상이 되었고,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애플의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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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버크셔가 애플에 투자하게 된 원인이 어디서 비롯됐느냐 하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아이디어 대부분이 이전에는 워런 버핏에게서 나왔고, 최근 들어 아랫사람들의 의견도 점점 많이 반영되고 있지만, 애플과 관련해서는 찰리 멍거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초 열린 기자 회견 자리에서, 항공 산업에 뛰어든 이유와 애플을 사기 시작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멍거는 이렇게 답했다.
버핏은 항공 회사를 사면서 변화했고, 애플을 사면서도 변화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우리 능력 범위 밖이다’, ‘세계에서 최악의 기업은 항공 회사들이다’ 처럼 우리가 지난 오랫동안 하이테크에 대해 해온 말들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시는 모양이군요. 우리가 애플과 여러 항공 회사에 투자했다고 해서, 미친 거라고 생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훨씬 더 어려워진 (투자) 사업에 합리적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애플과 항공 회사 어느 곳도 확실해서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쪽에 약간의 승산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약간의 승산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이점이라면, 그냥 그 이점을 가지고 투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멍거의 답변은 올해 초에 CNBC에 출연해 한 말을 보면 더 확실해진다. 애플 투자에 대해 묻자, “우리가 너무 지나치게 지체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비중을 늘리길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버핏과 멍거가 일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멍거가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결정에 비교적 관여를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애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서 충분히 매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식이는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버크셔의 현재 애플 주식 보유량이 충분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멍거는 애플에는 영리한 경영진이 있고, 주가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지난 몇 개월 동안 애플의 주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비중을 늘렸을 것이라고 가정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2019년 초가 되면, 버크셔가 올해 3분기 말까지의 포지션 규모를 발표하게 될 텐데, 과연 애플의 비중을 얼마나 늘렸을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자료 출처: Guru Focus, “Charlie Munger and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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