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이제 인스턴트 커피 시대

인스턴트 커피는 정말 맛이 없죠. 보통 가장 최악의 경우에 마시거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주로 마시는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특별한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럴만한 이유도 없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사업가 네이트 카이저의 말이다.

카이저는 왜 인스턴트 커피가 갓 갈아놓은 원두 같은 깊은 향이 없는지 궁금했다. 또한 새로운 커피 로스팅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인스턴트 커피 생산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발견했다. 즉,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원두가 아주 저품질이고, 커피 추출 과정, 즉 원두에서 맛을 우려내는 방식이 아주 저열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고는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스위프트 컵 커피(Swift Cup Coffee)”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몇몇 회사가 인스턴트 커피의 나쁜 평판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이저 같은 이들은 “품질 좋은 원두”를 원료로 “더 좋은 추출 방법”을 사용하면, 인스턴트 커피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가지고 다니면서 거의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 이상을 만들 수 있었다.

일부 커피 상점들이 가게 진열대에 커피 원두 대신 인스턴트 커피를 진열하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커피는 무기한으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맛도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커피 매거진 스프럿지(Sprudge)의 공동 창업자 조던 미셸만은 이렇게 말한다.

인스턴트 커피가 사랑받게 될 잠재력이 보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인스턴트 커피하면 카페나 고급 커피숍의 맛있는 커피와는 그 원료부터 다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제 이 고정 관념을 깨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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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주 포틀랜드에서 “탠덤 커피(Tandem Coffee)”를 공동 창업한 윌 프랫은 콜롬비아 출장 중 카이저를 만난 다음 바로 모든 커피 원두를 인스턴트화해서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카이저는 스위프트 컵 커피를 가져왔고, 프랫은 즉시 이 커피의 매력을 이해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바로 그 제품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즉석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마셨더니, 금방 카페 수준의 커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카이저와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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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메인 해안으로 캠핑 여행을 떠나기 전 탠덤 커피에서 원두를 사 가던 고객들 중 일부가 이제는 인스턴트 커피 상자를 사 가고 있다고 한다. 이제 카페 수준의 인스턴트 커피를 뜨거운 물만 있으면 비행기, 캠프파이어에 둘러앉아, 또는 주유소 등 어디에서나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집에서 번거롭게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는 것보다 훨씬 더 간편하게 같은 맛의 커피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포장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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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의 탠덤 커피에서 프랫이 커피 원두를 갓 볶아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 카운티의 스위프트 컵 커피로 보내면, 카이저는 원두를 고운 갈색 가루고 만들어 얇은 봉지에 담는다. 스위프트 컵은, 커피 전문가들이 “고급 추출법”이라고 부르는, 갓 볶은 커피 원두를 아주 효율적으로 갈아 추출하는 제조 공정에 알맞게 특수 설비를 개발했다.

일단 커피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가능한 한 충분히 향을 뽑아내어 커피 원액을 만든 다음, 다단계의 여과 과정을 거쳐 녹지 않은 고형 물질을 걸러낸다. 이어 커피 원액을 -46° C 이하에서 급속 동결한 후, 순화 공정으로 진공 상태에서 천천히 다시 가열한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되어 사라지고, 향기로운 커피향을 담은 물질만 남게 된다.

이런 동결건조 과정을 통해, 브라우니 케이크 모양의 물질이 나오고, 이를 일정량씩 나눠 얇은 종이 봉지에 포장한 다음 배송한다. 이 커피를 마시려면, 그냥 봉지 하나를 찢어, 컵에 가루를 부은 다음, 물을 붓고 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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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컵은 전국의 로스터들을 위해 커피를 가공해 제공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의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스위프 컵 같은 회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

문제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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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인스턴트 커피의 가격이 문제다. 커피 원두와 생산지에 따라,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는 개당 2달러 내지 6달러로 판매되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이나, 카페에서 마시는 것보다 결코 싸지 않다.

프랫은 텐덤 커피에서 만든 인스턴트 커피의 맛이 회사 카페에서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가장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이 인스턴트 커피의 장점이 거의 무기한으로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프랫이 기존 식료품점과 전문점에 커피 원두를 팔던 일은 순조롭지 많은 않았다. 사간 커피 원두에서 끔찍한 맛이 났다고 해서, 언제 로스팅 했다고 묻자, 6개월 전쯤이라 답한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그 정도 묵혔으면 그런 맛이 나는 것도 당연했다.

또한 올여름 홀 푸드에서 뉴잉글랜드 매장에 진열할 커피 원두 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신선도를 고려해 원두 대신 인스턴트 커피를 보냈다. 그러자 홀 푸드 측에서는 다른 물건이 와서인지 짜증을 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인스턴트 커피가 뉴잉글랜드 지역 전역에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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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다른 나라들보다 인스턴트 커피를 훨씬 덜 마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엄청난 낭비인 캡슐 커피는 또 너무 좋아하기도 한다.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호응은 아시아, 러시아, 영국 등 전통 차를 마시는 시장에서 가장 강해왔다.

인스턴트 커피는 새로운 기계가 필요 없이 카페 수준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카이저는 인스턴트 커피가 단일 원산지에 윤리적으로 재배된 원두로 내린 커피를 선호하지만, 카페 문화나 복잡한 방식이 싫은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프랫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그에게 인스턴트 커피는 방방곡곡에, 심지어 멀리 떨어진 벽지에까지 카페를 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몸에 지니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날도 있고,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스위스제 군용칼처럼 생각한다.

자료 출처: Quartz, “A NEW WAVE OF PREMIUM INSTANT COFFEE IS LIKE HAVING A CAFÉ IN YOUR P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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