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의 예측은 왜 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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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시카고 연방 준비은행이 주최한 32회 경제 전망 심포지엄이 열렸다. 첫날 150명의 경제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자가 2019년 경기 침체를 전망하시는 분 계시냐고 질문하자, 두 사람이 손을 들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정확히 경기 침체를 전망했던 마지막은 언제였을까?”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모습을 제일 늦게 알아채는 이들이 바로 경제학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알아챌 즈음이면 경기 침체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 분명하다.

전 하버드 대학 석좌 교수이자, IMF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에르난 코르테스 더글러스 박사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금융시장은 상황이 나빠 보일 때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실제 정확히 반대로, 상황이 장밋빛일 때 무너진다. 경기 후퇴가 시작되기 전, 거시경제 흐름은 언제나 좋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이 항상 경제가 아주 건강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경제학자들은 과거 이런 실패를 거듭 반복하고 있으면서도, 그다음에도 계속 실패한 거시경제 펀더멘탈을 똑같이 사용해 미래를 가늠하려고 해 왔다. 과거를 돌아보고, 당시의 거시경제적 접근 방식이 효과가 없었고, 현재의 결과를 설명하거나 이해하는데 쓸모가 없었다고 판단되면, 그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도, 경제학자들은 도대체 왜 안 그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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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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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간단히 말하자면, 시장이란 대중 정서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대중 정서가 방향을 바뀌면서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영향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들이 주식 시장을 경제의 ‘선행 지표’라고 인식하는 이유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전지전능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중의 정서 변화에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방법이 바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라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펀더멘탈 변화는 상당히 뒤늦게 나타난다. 다들 알겠지만, 대중 정서가 변하는 시점과 뒤늦게 경제학자들의 보고서에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제시되는 시점 사이에는 상당히 큰 시간 편차가 있다. 실제, 경제학자들이 경기가 침체 상황에 있음을 인지할 때쯤이면, 경기 침체는 이미 절정 상태에 있을 만큼 위 두 시점 간의 차이는 클 수 있다.

낙후된 경제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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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한참 후에야 경제학자들이 제일 마지막으로 알아채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경제학자들이 주식 시장의 하락을 예측하는 능력을 보면 이유는 더 확실해진다. 게다가, 더글러스 박사의 말처럼, 경제학자들은 시장 고점에서 가장 강세적 시각을 내보이고, 시장 저점에서 가장 약세적인 전망을 내놓기로 유명하다.

여기서 글머리에서 말한 심포지엄에 참여한 저명한 경제학자 150명 중 2명이 경기 침체를 전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그리고 과거, 경제에 대한 관점을 분명하게 밝혔던 몇몇 경제학자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 국가 경제 위원회 위원장 래리 쿠들로우는 “경기 침체가 너무 멀리 있어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대담하게 밝혔다. 명심할 점은, 쿠들로우가 주식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할 때 바로 이 말을 했다는 것이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연준의 관리 감독과 은행들에게 요구하는 높은 자본 수준을 감안할 때, 현 은행 시스템은 “아주 강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연준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금융 위기가 “우리 생애에”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우리 시대에는 더 이상 시장 붕괴를 겪지 않게 될 것이다.”라는 말과 아주 흡사하다.

주식 시장이 붕괴되기 2년 전인 1927년 존 메이나드 케인스가 한 말이었다.

주가는 영원한 고원에 다다랐다. 다른 이들이 예측한 것처럼, 당분간 주가가 현 수준에서 50 또는 60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는 몇 달 안에 더 높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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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이 붕괴되기 몇 주 전인 1929년 10월 17일 예일대 경제학 교수 어빙 피셔가 한 말이었다. 당시 피셔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중 한 명이었다.

또한:

• 나는 “우리가 바보들의 천국에 살고 있으며,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이 나라의 번영이 필히 중단되고, 후퇴할 것”이라는 주장에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 1928년 1월 12일, 뉴욕 증권거래소 사장 E.H. 시몬스

• 우리는 영원한 중단 없는 번영을 이어나갈 것이다.

— 1928년 1월 12일, 피어스 애로우 모터 사장 마이런 E. 포브스

그리고 이런 주장은 당시 쏟아진 수많은 비슷한 말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혹시 피어스 애로우 모터라는 이름의 회사를 처음 듣는다면, 아마도 대공황 기간에 파산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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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산타야나의 명언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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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글러스가 강조했듯이, 경제학자들은 역사로부터 배운 적이 없다.

내후년쯤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고 나서야 이제 대다수의 경제학자들 사이에 경기 침체에 있다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다. 그때가 바로 시장이 바닥을 친 시점이며, 다시 고공행진을 준비할 것이다.

따라서 만일 경제 지표를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추세에 한참 뒤떨어질 게 분명하고, 역사를 뒤돌아 볼 때 크게 저조한 수익률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를 통해 배울 것인가, 아니면 역사를 되풀이할 것인가는 개개인의 몫이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Most economists don’t expect a recession — which might be why they’re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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