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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 거품에는 그 정상에서 누군가가 나서 ‘추락은 절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 유명한 일화가 하나씩은 있는 것 같다. 대공황으로 이어졌던 주식 시장 거품 시기에,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뉴욕 타임스에서 주식 시장이 ‘‘영원히 하락하지 않을 고원’에 도달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07년과 2008년의 경우, 현재 미국 국가 경제 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래리 커드로는 수없이 많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결국 비참할 정도로 잘못된 인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 말 비트코인 거품이 커지면서, 컴퓨터 보안회사 맥아피의 설립자 존 맥아피와 열정적인 암호화폐 전도사들이 그 영예를 이어받았다. 2017년 12월 7일, 맥아피는 다음과 같이 트윗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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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현재 16,600달러다. 이를 거품이라고 믿는 옛날식 사고방식에 빠져있는 이들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이해려고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수학적으로 거품은 불가능하다. 조정이나 다른 어떤 하락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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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비트코인 가격은 19,511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폭풍 같은 하락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이후 비트코인은 거의 82%나 가치를 잃었다.
(비트코인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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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죽었다는 뜻은 아니다. 2011년의 경우를 비롯해 비트코인은 여러 차례 추락과 비상을 거듭했다.
(비트코인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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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비트코인 초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비록 고점 대비 엄청난 하락을 겪었어도, 여전히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2017년 초와 비교해도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은 3배 이상 높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되었듯이, 고점 부근에서 처분한 이들은 재정적으로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혁신적 신기술에 처음부터 투자하지 못한 이들, 시장 타이밍을 잡는 요령이 없었거나, 행운의 여신이 비껴간 이들처럼 평범한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거품은 충분한 교훈이 될만하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금융 시장의 거품은 현실이며, 신중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동안 모은 저축을 쓸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자산 거품은 급격한 가격 상승 이후 갑작스러운 폭락의 모습을 보인다. 시장 효율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이런 가격 변동은 자산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의 변화에 따라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합리적인 투자자라도, 1929년 기업의 장기 수익성, 2000년 닷컴 스타트업들의 장기 생존 능력, 2007년 장기 주택 가격의 경우처럼, 거품이 터지기 직전 상황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반대의 길을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2017년 12월 세상이 왜 비트코인을 미래의 화폐라고 믿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가격이 5분의 1토막이 날 것으로 생각할 여지도 없었다.
비트코인의 동료 암호화폐들의 가격 하락은 더 급격했다.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을 규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규제 구조는 이 기술에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중요한 기술적 결함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혼잡해졌지만, 그런 문제는 가격 붕괴 훨씬 전에 이미 예상된 것들이었다.
대신에, 비트코인의 극적인 비상과 추락은 합리적인 낙관론에 이어 분별 있는 비관론에 의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총체적인 시장의 비이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집단행동,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투기, 그리고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많은 신규 투자자들 시장에 들어온 탓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런 물결에 휩쓸려 투자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확실한 투자처라고 생각해서 근근이 모은 저축을 쏟아부었다가, 일거에 손실을 당한 사람들의 끔찍한 경험담은 전 세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일부는 초기에 투자한 비트코인 벼락부자들의 주머니고, 일부는 흔적도 없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평범한 일반 투자자들이 이런 운명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시장에서 찾아내기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거품이다. 만일 찾아내기 쉬웠다면, 애초에 거품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위험 감수를 제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전략이 있다.
첫째, 시장에서 확실한 투자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열광적인 온라인 암호화폐 전도사들이 종종 반복하고 있던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 이야기는 비트코인이 핵심 세계 통화로서 기존의 법정 통화를 대체할 거란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중요한 허점이 있다.
가격 변동성이 높고, 장기 기대 수익률이 높은 자산은 통화로 바람직하지 않다. 단기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면 지불 결제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금이나 애플 주식으로 피자를 사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둘째, 암호화폐가 혁신적인 신기술이긴 하지만, 아직 극복하지 못한 보안 문제와 유용성 문제와 관련해 기술적 한계가 있다.
시장에 확실한 투자처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에 중심을 둬야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비중을 조금 가져가는 것도 무방하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분명 추락할지 모른다는 잠재적 고통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보다 훨씬 더 크다다. 필자(저 아닙니다. 블룸버그 글의 필자를 말합니다.^^)도 비트코인 가격 붕괴로 손실을 보고 있다(아직 처분하지 않고 보유 중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에서 약간만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그리 큰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비트코인의 거품은 전체 사회를 위해서는 좋은 교훈이 되었을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거품 붕괴로 사라진 자산 가치(전 세계적으로 수천억 달러)는 2000년대의 주택 가격 거품 또는 1990년대 닷컴 거품 붕괴로 사라진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만큼 고통도 제한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조상들이 훨씬 더 엄청난 고통을 겪은 후 배웠던 교훈을 비트코인 거품을 통해 덜 아프게 충분히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뭔가가 너무 근사해서 믿기 어려울 정도라면, 믿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다.
자료 출처: Bloomberg, “Yep, Bitcoin Was a Bubble. And It Po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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