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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위워크. 사우디아라비아. 2018년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 그리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를 언론의 주목을 받게 한 원인이었다.
1981년 손정의 회장이 PC 소프트웨어 회사로 시작한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 내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스프린트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소프트뱅크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유명 스타트업에 자금 창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식적으로 출범한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는 세계 최대 기술 투자 펀드다. 비전 펀드의 초기 투자 규모는 통상 1억 달러이며, 여기에는 우버(Uber), 위워크(WeWork), 슬랙(Slack), 온라인 대출기관 소피(SoFi), 음식 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DoorDash),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브랜드리스(Brandless), 수직 농장 업체 플렌티(Plenty), 그리고 로봇-피자 업체 줌(Zume)이 포함된다.
2018년 비전 펀드는 기존 벤처 캐피털 산업을 당황시키고 있으며, 자금을 지원한 스타트업들의 장기적으로 독립해 생존해 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와 미국 기업들과의 금융 관계를 둘러싼 지정학적 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중단될 뻔한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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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펀드는 애플과 아부다비 정부 등 몇몇 저명한 투자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이 가장 크다. 왕세자와 사실상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통치 하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전 펀드의 자금 중 45%를 담당했으며, 지난 10월에 추가로 45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0월 중순, 워싱턴 포스트 기자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왕세자가 연루되자, 그 여파가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에게까지 미쳤다. 손정의와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등 세계적인 CEO들은 결국 왕세자가 리야드에서 조직한 주요 투자 콘퍼런스에서 탈퇴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나 비전 펀드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도 사우디 왕실과의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영원히 결별한 기업은 거의 없었고, 11월 초가 되자 손정의 회장은 금융 파트너들의 곁을 지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책임자들이 책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분들의 책임을 인정하며, 우리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그분들이 지원한 자금을 잘 관리하고, 그분들의 경제를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미국 정부의 조치를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된 여파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 분야의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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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최근의 사우디 스캔들로 인해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이 유쾌하지만은 않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 산업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야망을 갖고 있으며, 설립자 손정의 회장 역시 기술 산업의 워런 버핏이 되려는 포부를 종종 밝혀왔다.
현재 61세인 손정의 회장은 재일 한국인으로 태어나 차별 속에서 자랐다.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제국을 건설했다. 손정의 회장은 199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40가지 다양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치 발명과도 같은 발상이었습니다. 이어 약 25가지 측면에서 어떤 아이디어부터 시작할지 결정했습니다. 그중 한 측면은 적어도 앞으로 50년 동안은 해당 사업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처음 몇 년 동안만 흥분하고, 이후 현실을 보고 나면, 그 사업에 싫증을 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흥분을 가져다주는 사업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손정의 회장의 결단은 빨랐고, 결국 알리바바와 야후 등을 비롯한 젊고 수익성이 높은 기술 회사들에 투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0년 닷컴 거품이 터지기 전까지 손정의 회장은 세계 최고 부자 중 하나로 올라섰다. 당시 손정의 회장의 순 자산은 700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닷컴 거품 붕괴를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2006년 일본 보다폰 재팬을 인수해 일본 내 아이폰 판매 독점권을 따내면서 다시 비상을 시작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 이동통신 부문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일본 역사상 최대인 2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다른 보유 지분에는 스프린트의 최대 지분,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중국 카풀 서비스 회자 디디 처싱 및 우버의 투자 지분이 포함되어 있다. 우버의 경우 올해 소프트뱅크가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11월, 소프트뱅크는 사무실 공유 회사 위워크에 3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위워크의 가치는 약 450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위워크는 연초부터 9월까지 매출 12.5억 달러, 손실 12.2억 달러를 기록 중이며, 소프트뱅크는 이 회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목적이라고 한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최근 한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쿠팡에도 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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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투자 모습을 보면, 투자한 기업들의 면면을 뛰어넘어 더 큰 파급 효과가 있다. 세쿼이아 캐피털을 비롯한 다른 벤처 캐피털 기업들은 자사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자금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한편 지난 9월, 유명 벤처 캐피털 기업인 클라이너 퍼킨스 카우필드 & 바이어스의 경우, 소규모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에만 집중할지 아니면 후반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할지를 두고 파트너들 간의 의견 차이로 기업이 찢어지고 말았다.
피치북과 미국 벤처 캐피털 협회의 10월 보고서에서는 실리콘 밸리 생태계에 미치는 소프트뱅크의 영향력을 확인해 주면서, 이에 대항해 2018년 미국 벤처 캐피털 업계는 1,000억 달러 이상을 실리콘 밸리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이미 8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규모를 다시 뛰어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 벤처 캐피털 업계가 이렇게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은 다분히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기존 벤처 캐피털 기업들은 소프트뱅크와 일전을 치르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최고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경쟁 우위에 서려는 모습니다.
자료 출처: Inc. Magazine, “How Japan’s SoftBank and Its $100 Billion Vision Fund Became the Biggest Startup Story of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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