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1월 20일 한국증권금융 정완규 사장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우리나라에서 개인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신용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주식대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또한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채 1%가 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금융 위원회도 이미 지난 5월 증권 금융을 통한 개인 대여 가능 주식 종목 및 수량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사장은 자본시장법상 특별한 규제가 없음에도 증권사에서 개인에 대한 주식대여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로 시스템 문제를 꼽았다. A 증권사에서 B 증권사로, B 증권사에서 C 증권사로 서로 주식을 대여하며 주고받는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금융 당국이 승인만 있으며,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 대여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매도는 그냥 나쁜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을 갖는 대신, 공급, 수요 및 가격의 역학이라는 관점에서 공매도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든 투자자(또는 트레이더)는 롱 포지션(즉, 매수)에 더 친숙하다.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예상하면, 단순하게 해당 주식을 매수하고, 추후 수익이나 손실을 보고 주식을 매도한다. 아주 단순한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주가는 상승하는 만큼 하락하기도 한다.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롱 포지션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반면 숏 포지션, 즉 공매도를 사용하면 주가 하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공매도는 롱 포지션과는 달리 본래적인 위험이 어느 정도 있다. 전반적인 공매도 과정은 단순히 매수 후 매도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직관에 반하기도 한다.
공매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전반적인 공매도 과정은 다음과 같다:
- 투자자가 증권 회사에서 주식을 대여를 요청한다.
- 투자자는 대여한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한다.
- 이후 매도한 수만큼 주식을 매수(커버) 한다.
- 매수한 주식을 증권 회사에 갚는다.
공매도에도 증거금이 필요하고, 증권 회사는 주식 대여에 대해 소정의 이자를 받는다.
공매도에는 다소 직관에 반하는 과정과 특정 회계 처리가 수반되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 투자자들만의 복잡한 투자 기법으로 오해할 수 있다.
비록 과정은 복잡해 보여도, 주식 대여, 이자 지급, 실현 손익 계산 등 대부분의 세부사항은 증권회사가 다 처리해 준다. 실제 공매도는 장기적으로는 주식을 매매한 다음 매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자에게 공매도 절차는 기본적으로 롱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과 반대로 진행된다. 먼저 주식을 매도하고, 나중에 다시 매수하면 된다.
공매도가 위험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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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포지션의 경우, 최대 위험은 100% 원금 손실을 겪는 것이다. 하지만 공매도의 경우, 주가가 얼마나 오르는 제한이 없으므로, 100% 이상의 손실을 겪고, 증권 회사의 채무자가 될 수도 있다.
분명 공매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은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예를 들어, 주가 변동성이 심한 바이오 테크 주식에 대규모 숏 포지션을 구축했다가,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엄청난 손실을 겪은 투자자가 있었다.
기업 경영진 vs. 공매도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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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기업 경영진은 사업을 키우고, 주주들에게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하는 쪽이다. 사업을 성장시키고, 언론에 좋은 소식을 많이 나오게 함으로써,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게 만든다.
반면,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추세, 영업 실적 또는 그 밖의 다른 요인들에서 약점을 찾아내고, 주가가 하락한다는데 베팅하는 쪽이다. 따라서 공매도 투자자는 기업 경영진과 반대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언론이나 재계 지도자들은 이런 상반된 관점으로 인해, 공매도 투자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또한 이런 상반된 관점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 편향을 갖게 만들기도 하며, 공매도는 비윤리적이며, 기업에 해를 끼치고, 기업 임직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주가 하락에 대한 베팅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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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주가 하락은 상승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 주가는 상승하는 것보다 하락하는 게 더 쉽다.
특히 주가는 2가지로 하락한다. (1) 매도 호가에 대한 수요가 없으면, 주가는 그 스스로의 무게로 하락한다. (2)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게 되면, 이때도 주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주가 상승은 오로지 매수세가 매도세를 계속 압도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알렉산더 엘더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월스트리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주가 상승하려면 매수가 필요하지만, 하락은 그 스스로의 무게로도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공급, 수요 및 주가의 역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열기구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열기구는 버너에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공급해야만 상승한다. 마찬가지로, 주가는 강한 수요를 유지할 만큼 충분한 연료가 있을 경우에만 상승한다. 이 연료로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강력한 증가 또는 제품에 대한 희소식 등 다양한 원천이 될 수 있다.
열기구는 버너의 연료가 떨어지면 그 자체 무게로 하락한다. 마찬가지로, 주식 수요를 자극할만한 원천이 사라지면, 주가 그 자체의 무게로 하락할 것이다.
열기구에는 무게를 가중시키는 승객이 있다. 이들 승객은 공매도 투자자와 다를 바 없으며, 이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주식 매도에는 수익 실현과 공매도를 비롯해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어느 경우든 주식 매도는 주가를 하락시키거나, 적어도 상승을 방해한다.
이 열기구의 비유에 가장 적절한 주식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현재 “연료 부족”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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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경우, 아이폰의 수요 둔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까지(2018년 11월), 애플은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공매도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분명 있다. 마지막으로, 좋은 소식이 나올 때까지 주식 매수를 미루고 관망하고 있는 잠재 투자자들도 있다. 이 모든 요인들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다.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은 잠재 매수자들이 관망을 풀고 매도세를 압도하는 것밖에 없다.
공급, 수요 및 가격의 기본적인 역학에서 보면, 주가 하락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만일 어떤 투자자가 수요와 공급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통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면, 공매도는 단지 이 분석을 통해 잠재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투자 도구 상자에 공매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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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직관에 반하고, 증거금 계정이 필요하며, 100% 이상의 손실 위험이 있고, 때로는 기업 경영진으로부터 부정적인 눈초리를 받기 때문에, 개인/소액 투자자들에게 무익한 투자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다만 진입/청산 시점을 정하고, 위험 감수 한도를 지키며, 특정한 유형의 주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소액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비중 대부분은 롱 포지션에 두고, 공매도는 일부로 투자 기간도 몇 주에서 몇 개월로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규칙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바이오 테크 주식은 절대 공매도하지 말라. 주가 급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약 또한 의료기기 신제품이 FDA의 승인을 득하는 경우 그렇게 된다.
포지션 크기를 작게 유지하면서, 주가 상승하더라도 큰 손실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유동성이 풍부한 주식(또는 ETF)만 공매도한다. 그래야만 어떤 주가 수준에서도 빠져나오기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데이트레이딩으로 공매도를 한다면, 장중에만 하라. 오버나잇에는 위험도 높고, 주가 변동성도 크기 때문이다.
손절매 주가를 좁게 잡아라. 그래야만 숏 스퀴즈 시에 비교적 빨리 빠져나올 수 있다.
공매도를 주력으로 하고 싶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공매도를 투자 레퍼토리에 담아 두면,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매매의 양쪽 측면 모두에 대한 이해 : 공매도 방식을 알게 되면, 자기와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와 태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주식 매수를 결정할 경우, 일부러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은 것처럼, 공매도의 관점에서 매도를 평가해 보는 것도 좋다.
약세장 상황에서 투자하기: 시장 여건이 롱 포지션 투자에 좋지 않을 때, 다른 계정으로 공매도 투자를 해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매도로 어느 정도 수익을 얻게 되면, 시장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인 약세장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그만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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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는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고, 부정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 아직 익숙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인 편향을 낳을 수 있다.
공매도가 위험할 수 있다 해도, 대부분의 위험은 세심한 관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공매도란 개념은 다소 직관에 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공매도의 복잡한 세부 사항은 증권 회사가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투자자의 관점에서 공매도는 아주 직관적이다.
롱-온리 투자자가 부정적 편향을 극복하고, 공매도 방법을 배운다면, 투자 도구함에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는 것에 더불어, 양 방향에 서로 대치하고 있는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와 태도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자료 출처: Steve Roehling, “Overcoming Biases Against Short Selling to Profit on Falling Stock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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