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이 경기 둔화의 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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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이 경기 둔화의 신호로 해석해야 할까? 그리고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질까?

지난 금요일 아침 CNBC에 출연한 한 애널리스트의 의견은 이번 유가 하락이 어느 정도 공급과 관련이 있지만,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25달러나 하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간단히 언급했다. CNBC 앵커들도 이 말에 동의했다.

이 말을 비판적으로 해석해보면 확증 편향에 빠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몇 가지 사실을 먼저 살펴보자.

### 수요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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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 어떤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유가 역시 공급과 수요를 반영한다.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있는 기본 개념인데고, 실제 거의 적용해보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 어느 하나만을 살펴보는 것보다, 둘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단기적으로 공급과 수요가 비교적 탄력성이 낮다. 즉, 단기적으로 공급과 수요가 조금만 변해도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래 차트는, 예를 들어, OPEC가 원유를 보이콧할 경우의 영향을 보여준다. 당연히 공급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즉, 청색선이 좌측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가격 상승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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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차트는, 예를 들어 신흥 시장의 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할 때, 즉 적색선이 우측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러면 가격 상승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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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급과 수요가 “과도” 하지도,”과소” 하지도 않는 이상, 가격을 정하는 것은 시장뿐이다. 장기적으로 고유가는 소비자로 하여금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하게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고유가로 시추가 어렵던 지역이나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가 늘어나면, 향후 더 많은 양의 원유나 합성 원유가 시장에 쏟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고유가는 스스로 저유가로 가는 파괴의 씨앗을 뿌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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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본적 분석을 현재의 유가 상황에 적용해 보면, 공급 곡선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어떻게 극적인 가격 효과를 가져왔는지 설명할 수 있다.

이제 공급과 수요가 장기적인 탄력성이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공급 곡선에 영향을 주는 한 요소로 신규 유정 시추 비용의 예로 달라스 연준의 에너지 조사에서 밝힌 셰일 원유의 재정균형 유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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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데이터로는 수요와 공급 곡선의 모양과 위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논평은 공급과 수요의 현재 수준만을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현재 공급 수준은 5년 평균보다 높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IA의 “This Week in Petrol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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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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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장은 공급이 더 제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다시 시작되자 처음에는 유가가 상승했다. OPEC도 공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미국이 일부 국가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허용했다. 이런 미국의 조치에 자극받은 사우디는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 비축유를 풀겠다고 밝혔다. 인베스팅 닷컴(Investing.com)에서는 이렇게 논평한다.

수요일 데드캣 바운스로 2%가량 상승했던 유가는 추수감사절 휴일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거의 8%나 하락해 약세장으로 돌입했다. 유가 약세론자들 또한 WTI 유가 목표치를 낮추면서 50달러 지지선을 깰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정서가 바뀌지 않는 한, 다음 주 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렌트유 유가의 60달러 지지선 또한 무너졌다.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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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유 수요는, 분기별 변동이 있긴 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I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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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티스타의 아래 차트는 2019년 전망과 더불어 더 오랜 기간의 추세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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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경기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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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는 저유가가 아니라 고유가와 관련이 있다. 이 분야 전문가 제임스 해밀턴 교수는 2007~2008년의 경기 침체의 경우만 유가와 관련 없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후 전 세계적인 생산이 정체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자 유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1월 1일 자 오피니언 란에서 저유가로 인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언급되자, 해밀턴 교수는 저유가는 원유 생산업체(그리고 원유 공급업체 및 자금을 댄 업체)에서 소비자에게로 부가 재분배되는 중요한 효과가 있다면서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반박한 바 있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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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실로부터 몇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우선, 유가 하락은 신뢰할 만한 경제적 신호가 아니다. 반대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급 이야기는 무시한 채, 가격 움직임을 오로지 수요에만 돌리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 유가와 주식 시장 간에는 분명 상관관계가 있지만, 어느 방향으로든 인과관계는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끌어내리려 하고 있는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저유가는 소비자들에게 좋지만, 너무 낮아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유가에 관해 매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무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유가는 수많은 경제 지표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뭔가 시장 방향성을 알아보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일이다.

아래 비탈리 카츠넬슨의 글을 읽어보길 바란다.

시장 하락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시장을 마치 카지노처럼 바라보지 말고, 주식과 해당 기업을 동일시하면서, 적정 가치 대비 할인된 주가로 매수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주가는 해당 기업에 대해 시장이 기꺼이 지불할 의사를 표시하는 의견이다. 그렇다, 주가는 하나의 의견일 뿐이지, 최종 판단이 아니다. 만일 시장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최종 판단으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그에게 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은 비참한 곳일 수밖에 없다.

주식을 기업으로 생각하고, 그에 따라 분석과 가치 평가를 진행한다면, 시장 하락이 고통이나 아니라 기쁨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투자 수익률의 대부분은 약세장에서 만들어진다. 왜냐하면 싼값이 주식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에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자금 전부를 주식 시장에 투자한 상황에서, 오늘 시장이 하락을 결정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평가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적정 가치가 평가받기 전에 더 저평가 상태로 만드는 것이 바로 시장이기 때문이다. 가치 평가가 옳았다면, 결국 그 가치가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다.

자료 출처: Dash of Insight, “Do Plummeting Oil Prices Signal a Weak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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