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기자 간담회와 절차적 정당성

기자 간담회라고 했지만 형식은 국민청문회였다.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한 이유이기도 하리라. 국회청문회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자 곧바로 조국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불과 몇시간이후에 기자간담회가 이루어졌다.

수업이 있어서 처음부터 보지 못했다. 수업을 마치고 잠시 보았으나 그 내용이 그내용이어서 그냥 보지 않았다. 기자들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질문을 했나 보다. 한 이야기 또하고 또한 이야기 또했다고 한다.

조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자신의 의혹이 해소되었다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청문회를 퉁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기자들 간담회를 하고 청문회를 피해가면 앞으로 누가 청문회를 할 것인가?

조국의 기자간담회는 일종의 국정농단이며 민주적 법질서를 붕괴하는 행위이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핵심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이다. 사법제도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번 조국의 기자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한당이 모두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청문회가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우선 자한당을 비판할 수 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 민주당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국의 문제는 기존의 청문회와 차이가 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법무부 장관후보자인 조국이 사법처리의 대상자라고 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보면 조국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정리되기전까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서는 안된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고사하고 청문회를 실시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청문회는 검찰의 사법처리 방침이 결정된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국회의원들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거쳤다고 해서 장관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상에는 지키야할 과정과 절차가 있다.

응당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무협의 처분이 나오면 그때 청문회를 하고 이후에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면 된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당연히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이후로 미루어달라고 국회에 요청해야 한다. 그게 정상아닌가?

조국이 지금의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지금 당장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논리는 수긍하기 어렵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에 불려다니는 상황이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사법개혁을 할 수 있겠는가?

법무부장관이 되면 검찰의 소환을 사법개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검찰이 정치적으로 사건을 수사해왔기 때문이다. 주로 권력자의 편에 들어 야당을 수사하거나,재벌의 편을 들고 중소기업을 억압하거나, 노동자의 입을 막는데 검찰권력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지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당연히 바람직하고 올바른 일이다. 오히려 권장해야 옳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렬 검찰총장에게 한말은 정말 옳은 말이다. 문제는 그런 행위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어야 한다. 사법개혁의 핵심은 검찰권력이 힘있는 사람들을 처벌하는데 쓰이도록 해야 한다.

불과 몇시간만에 제대로 준비도 못한 기자간담회를 반나절 넘게 끌고 간것은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우롱한 처사다.

지금 일본과의 경제전쟁, 미국과 줄다리기, 북핵문제 등등이 산적해 있는 지금 조국 살리기하다가는 문재인 정부가 무너지는 수도 있다.

조국에 대한 비난과 반대를 진영논리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조국을 반대하면 그것이 자한당을 도와줄것이라는 논리는 옳지 않다. 우리가 싫으면 자한당으로 가라하는 태도도 옳지 않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오로지 조국 한사람에게만 기대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조국의 성공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

원칙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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