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수원 용주사 앞에서

날씨가 매우 추웠다. 그래도 낮에는 조금 따스한 기운이 돌아서 어머니를 모시고 용주사를 찾았다. 수원용주사는 그리 멀지 않아서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조금 꾸물거렸다. 그래서 용주사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넘어가려고 했다. 바람이 차가웠다. 어머니는 기분이 좋으신지 연신 싱긍벙글이시다.

용주사는 들어가는 길이 조금 색다르다. 입구에 기와로 담이 세워져 있다. 기와로 쌓은 나지막한 담이 묘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길가에는 비석같은 돌들이 서 있다. 길가에 장승같은 돌들이 서 있는 경우는 처음인 듯 하다. 돌마다 무슨 글씨들이 씌여져 있다. 불교의 경구같기도 하다.

_1201041.JPG

_1201043.JPG

용주사는 다른 절과 달리 홍살문이 서 있다. 홍살문이란 주로 유교 시설에 세운다. 그런데 용주사는 불교 사찰인데 홍살문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용주사는 매우 특이하다. 유교와 불교가 서로 뒤섞여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유교와 불교가 용주사처럼 서로 섞여 있는 곳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특히 숭유억불 정책을 지켜오던 조선조에서 이런 특이한 양식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주사는 그런 특성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유교와 불교의 혼합이라는 측면보다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세운 절이라는 점이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

_1201044.JPG

홍살문 때문인지 다른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왕문이나 금강문 해탈문 같은 문 건축물이 없다. 그것도 매우 특이했다. 주변이 개발이 많이 되면서 용주사 주변도 과거와 같은 느낌은 많이 없어졌다. 임금님이 행차하기 편하도록 산이 아니라 평지에 절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 덕분에 주변이 많이 개발되어서 이제 주택지가 되었다. 불과 몇년전에는 주변이 모두 녹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사통팔달로 길이 생겼다. 좋아해야 할지 실망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수원 용주사 앞에서’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