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삼성 갤럭시 그리고 전 KT 이석채 회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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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그렇습니다 만 오늘의 이야기는 혁신에 관한 것입니다. 혁신이 무어고 의미가 어떻고 저렇고 하는 그런 이야기는 따분한 듯 합니다. 제가 들었던 이야기를 한번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일전에 모임에서 우리나라의 큰 기업을 경영했던 분을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기업의 혁신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 분들 만나면 항상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가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어놓고 막상 시장에 내놓지 못해 망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놓고도 지금 팔고 있는 물건들이 이익을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제때에 출시를 하지 못하고 그래서 결국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해 놓고도 카메라 필림이 워낙 잘 팔리니까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팔리면 필림이 안팔릴 것 같다는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사진 필림이 뭔지도 모르는 것 보면 참 세상 빠르긴 빠른 것 같습니다. 코닥은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시장의 경향을 읽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노키아도 유사한 길을 걸었습니다. 한때 세계 1위의 휴대폰 회사였던 노키아도 자신들이 팔고 있는 휴대폰이 너무 잘나가서 스마트폰을 도외시하다가 망했습니다.

여러분 삼성도 그런 길을 걸을뻔 했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우리의 자랑스런 삼전도 휴대폰으로 너무 잘나갔습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았을때에도 시큰둥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잘나가는데 스마트폰 그런거에 뭐 신경쓸거 있나? 그런거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언론에 나온거를 보면 이건희 회장이 만들라고 그래서 6개월만에 나온 것이 갤럭시 1입니다. 처음의 갤럭시를 사용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거 아이폰 그대로 베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삼성이 왜 갑자기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했을까요?

거기에는 당시 KT의 이석채 회장이 있었습니다. 정통부 장관출신이던 이석채 KT회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자마자 우리나라 핸드폰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견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삼성이나 LG 같은데다가 스마트폰을 만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근 삼성이나 엘지는 자신들이 잘나가고 있으니 이석채 회장의 제의를 묵살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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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도 공무원 나름대로 입니다. 과거의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이석채 회장 같은 사람은 정통관료 출신이지만 옛날 사람이라 개인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 재벌보다는 일반 서민의 이익 같은 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6공때까지 재벌들이 꼼짝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고 하더군요. 공무원들의 벼슬아치로서의 정신이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는 것이지요. 물론 세상일이 다그런 바라 어찌 부정과 부패가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처럼 고위공무원들도 자신의 이익을 먼저 살피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KT 이석채 회장은 한동안 설득했으나 삼성과 엘지가 말을 듣지 않자 극약 처방을 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을 전격적으로 도입해버린 것입니다. 아이폰이 런칭될때 우리나라의 당시 상황을 기억하시는지요. 사람들이 밤을 새면서 줄을 서서 사려고 했습니다. 거기에 삼성의 이건희가 쇼크를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6개월만에 아이폰을 거의 그대로 베껴서 갤럭시를 만든 것입니다. 삼성이 애플로부터 copycat 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당시 KT 이석채 회장이 아니었다면 삼성은 지금과 같이 갤럭시 시리즈로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이후 박근혜 정부들어 KT 이석채 회장은 물러나라는 요구를 거부하다가 재판에 회부되었습니다. 정권초기 그 살벌한 시기에 이석채 회장이 물러나기를 거부한 것은 동남아와 아프리카에 국가 통신망 기반 사업을 성사시키기 직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기소되기 전에 한번만 출장갔다가 오자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동안 추진되던 사업은 다 물거품이 되었다는 군요.

당시 언론은 이석채 회장이 배임 횡령이니 하는 죄목으로 연일 도배를 했습니다. 그 이후 오랫동안 재판을 받았고 최근에 대법원에서 이석채 회장의 혐의에 대해 무죄취지로 파기 환송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죄없는 것을 죄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고나 할까요.

혁신은 외곽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가운데 중심지에서는 변화할 이유가 전혀없기 때문입니다. 주변부에 있어봐야 비로소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건가 봅니다.

스티밋 동지 여러분들은 아마도 혼돈의 가장자리에 계시는 분들이 아닌가 합니다.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별의 별 일을 다 겪어야 합니다.
지금 시장의 상황도 복잡합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앞으로 겪고 나가야 할 어려움과 고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유능한 선장은 태풍을 만났을 때 알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은 유능한 선장인지 아니면 무능한 선장인지를 스스로 시험해보는 소중한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요일 아침 활기찬 한주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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