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봉준호감독의 '옥자'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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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옥자’가 어떤 영화인지 잘몰랐습니다. 신문에서인가 한번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았던 기억은 있습니다. 같이 있던 직원들과 저녁먹고 영화보기로 했는데 제목이 이상해서 한 번 보고 싶었습다. 뭔가 촌스러운데 끌리더군요. 영화를 보고나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칸느 영화제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요즘들어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았더니 시사에 어두어졌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어느 시골에서 할아버지와 소녀가 ‘옥자’라는 유전자 조작 돼지를 위탁하여 키우고 있었습니다. 돼지는 잘 자랐습니다. 소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운명의 날이 왔습니다. 회사에서 돼지를 데리고 갔습니다. 소녀는 옥자를 돼지가 아닌 자기 동생이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옥자를 구하려고 합니다. 그 와중에 ALF라고 동물해방전선이라는 비밀조직의 도움을 받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을 거쳐 뉴욕에 까지가서 도축되기 직전의 옥자를 금돼지와 맞바꾸어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이면서도 CGV나 메가박스 같은 대규모 영화관이 아닌 개인 영화관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했기 때문에 대형 영화관에서 개봉을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이 어떠하든지 간에 개별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개봉한 것은 영화의 취지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대규모 자본, 즉 돈이 되면 무엇이든지 다 한다는 자본주의를 비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규모 배급사를 통한 개봉은 영화의 취지와 꼭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독립영화관에서 개봉해서 돈이 될까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역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영화는 생명은 모두 동일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생명의 중요성도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영화에서 돼지의 이름을 ‘옥자’라고 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소녀의 이름이 ‘미자’이거든요. 감독은 인간의 생명이나 유전자 조작 슈퍼돼지의 생명이나 동일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옥자가 위험에 빠진 미자를 구하는 장면이나 같이 놀면서 물고기 잡는 광경은 옥자에 대한 관중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슈퍼돼지의 생명이 중요하면 물고기의 생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결국 감독은 생명의 중요성은 같다는 생각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더 들어가면 누구는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슈퍼돼지의 생명이 중요하면 물고기의 생명도 중요한 것이지요. 미자와 할아버지가 매운탕을 끓여 먹지요. 감독은 매운탕에 들어가 있는 생선을 보여줍니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동물해방 전선의 한 대원은 먹는 것 자체를 거부합니다. 먹는 행위 자체가 지구를 해친다는 것이지요. 그는 토마토를 먹는 것도 거부합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동물해방 전선의 리더는 미자에게 통역을 제대로 하지 않은 대원을 무차별 구타합니다. 그런데 동물해방전선의 모토는 사람에게 폭력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동물해방전선이라는 것은 기존체제에 반대하는 운동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이상을 주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상과 반대되는 행위를 자행하는 소위 운동권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동물해방전선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옥자는 도축장에 끌려가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미자는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주신 황금돼지와 옥자를 맞바꿀 것을 제안하고 다시 옥자를 찾아 옵니다. 결국 거대한 자본의 힘에 압도당한 개인은 개별적으로 문제를 알아서 해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치체제나 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우울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미자는 자신의 힘으로 옥자를 구출해옵니다. 동물해방전선도 결정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요

옥자를 데리고 행복하게 살던 산골로 다시 돌아와서 전과 같이 살아갑니다. 행복하다고 보아야 하는데 전혀 행복하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깊은 산속에서야 겨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봉준호 감독은 심각한 이야기를 코믹으로 믹스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뒤에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자 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시간이 부족해서 생각한 것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볼 만했습니다.

‘옥자’ 한번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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