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rora 토론) SNS와 익명성을 마치면서

201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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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SNS와 익명성의 문제로 토론을 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의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가급적 논쟁의 소지가 적지만 생각해볼만한 주제라고 골랐는데 제 예상과 달리 민감한 문제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이번 토론과정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제가 이번 토론은 열게 된 것은 SNS라는 것이 소위 사회관계네트워크인데 스티밋은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 이것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사회관계네트워크라는 것은 그야말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인데 익명으로 제대로 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SNS와 익명이라는 것이 서로 반대의 방향에 서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지만 스티밋에서 우리가 소통하는 것은 분명히 인간과 인간의 관계입니다. 스티밋은 SNS이자 블로그입니다. 블로그와 SNS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블로그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입니다. 반면 SNS는 소통이 우선적 목적입니다. 이렇게 규정하는 것이 자의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학술적 토론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 정도로 정의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1년동안 스티밋의 진행과정을 가만보니 처음에 스티밋은 콘텐츠를 기본으로 한 블로깅을 목적으로 탄생했는데 점차 소통이라는 측면이 새롭게 대두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kr 코뮤니티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와 SNS의 기능이 혼재되어 분명한 모델을 잡기가 어렵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단계에서 스티밋에 어떤 특정한 모델이 정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스티밋은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과 방향으로 마구 뻗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같은 사람들은 조금 혼란스럽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의 kr 코뮤니티는 콘텐츠보다 소통이 주가 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를 한번 쯤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kr-science를 지원하겠다고 한 것도 소통은 소통대로 발전을 해나가되 콘텐츠도 콘텐츠대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균형을 말하는 것이 다소 성급한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가능하면 균형을 맞추어가면 좋겠지요.

토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익명성이 주는 장점과 단점을 많이들 이야기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다 오픈되어 있는 스티밋에서 실명으로 활동하면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섬찟합니다. 익명성은 누구에게 강요할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문제다라고 하시는 주장도 많았습니다.

저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는 익명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소통을 중심으로 할 경우에는 실명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어라고 분명하게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토론을 보면서 대충 그런 경향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토론에서 무엇이 맞나 틀리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별도로 토론의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한번 읽어보시며 될 듯합니다.

다만 밋업과 익명성 그리고 보팅의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저의 견해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밋업으로 다져진 팀웍은 보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것은 당연하지요. 얼굴안보고 소통하는 사람들 보다는 서로 얼굴보고 아는 사람끼리는 친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밋업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익명성을 포기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한번도 밋업에 가본 적도 없고 또 성격상 그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러나 밋업과 보팅을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밋업으로 이루어진 친밀한 관계는 일전에 kr 코뮤니티에 있었던 모씨의 어뷰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지금도 터키 코뮤니티에서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더군요. 밋업은 자연스러운 인간관계입니다. 그리고 밋업은 자신들의 이기적인 이익보다는 스티밋 전반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생각하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스파를 임대해준 분들에게 가급적 많이 보팅을 합니다.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그것도 어뷰징일까요? 세상에 모든 상황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원칙은 없는 듯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원칙과 원리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문제는 마음이지요. 악의적인 마음이냐 아니면 선의냐하는 것입니다. 저는 선의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kr코뮤니티에서 겪었던 일은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소통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는 다 느낍니다. 인간의 능력은 어마어마 합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의 글 한 글자에서 그리고 보팅하나에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느끼지요. 나만 그런가요? 아닙니다. 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가진 능력 중에서 가장 놀라운 능력입니다. 좀 이상해도 그냥 두고 보는 것일 뿐이지요. 따라서 자기 느낌에 조금 꺼림직하다고 생각되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이야기가 많이들 오갔지만 밋업의 문제는 자칫 우리 kr코뮤니티의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를 조금 훼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냥 지나가려 했으나 제가 이번 토의를 제의했으니 문제는 분명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급적 주변에 있는 분들끼리 밋업들 많이 하십시오. 밋업으로 지금 여러분들께서 누리고 있는 익명성이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야기했지만 밋업에서 만나신 분들은 서로 익명을 깨기 때문에 훨씬 더 친밀해질 것입니다.

토론이 계속 이어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많은 참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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