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일본의 반도체 관련 물질 금수조치를 보면서

일본정부가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에 대한 사실상 금수조치에 나섰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징용피해자에 대한 일본전범기업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저는 우리나라 대법원이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이 정말로 현명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모든 문제를 현재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일국교 정상화 당시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결국 우리는 그때 일본에서 받은 배상금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했다. 불만스러웠지만 당시에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저는 그런 문제는 역사적 평가로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 현대사에 문제가 있으면 역사학자들이 학문적인 평가를 내려야 한다. 시간과 상황을 무시하면 우리는 임진왜란때 일본의 만행에 대한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현실의 영역이고 어디부터가 역사적 평가의 영역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선이 존재해야 하며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일본정부가 한국 사법부에 대한 판단을 경제보복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만일 일본 정부가 한국 사법부에 대한 대응을 하려면 일본도 사법부의 판단을 바탕으로 했어야 했다. 예를 들면, 만일 한국의 사법부가 일본전범 기업에 대한 압류결정을 내리면, 일본의 전범기업은 일본의 사법부에 일본에 있는 한국정부에 대한 압류를 요구하는 식이다. 그렇게 했다면 서로 치고받고 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베가 얼마있다 실시될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서 자신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그런 조치를 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국내정치와 국제관계를 얼만간 분리시키지 못하는 지도자들은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아베는 앞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기업과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지 잘 알수 없다. 신문을 보니 이미 상공부는 그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고 대응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본에서는 일본정부의 이런 조치가 한국이 오히려 독자적인 체제를 발전시키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한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일본의 기술을 따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 그것이 일본에게 보복하는 것이고 진정한 극일이 아닌가 한다. 그런 도전정신이 있어야 국가와 국민도 활력이 생긴다.

일본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감정과 인식과 별개로 우리는 일본에 너무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그런 괴리를 우리는 극복해야한다. 일본사람들의 문화는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다고 한다. 일본이 우리에게 그렇게 나오는 것은 우리를 약하게 보기 때문이다.

기분나쁘고 자존심 상하지만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의 실력을 쌓고 역량을 기르는 일이다. 도광양회라고나 할까. 칼을 갈되 그 빛을 숨겨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편 많은 부분 우리 정부도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국내정치에 이용하려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 만일 일본의 이러한 조치로 우리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우리 경제가 가라앉으면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현정부도 져야 한다. 일본이 이럴줄 몰랐다고, 그리고 그러니까 일본은 나쁘다는 식의 접근은 현명하지 않다. 정말로 일본이 싫으면 국민들에게 일본을 극복하기 위한 능력을 키우자고 했어야 옳은 일이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징용배상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국제사법재판소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승소하면 일본도 거기에 따라야 한다. 만일 우리가 지면 우리도 거기에 따르면 된다. 만일 진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능력과 실력이 부족함을 전국민들이 각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요즘들어서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 어려움이 올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정치의 본질은 국민들이 잘먹고 잘사는 것이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일본의 반도체 관련 물질 금수조치를 보면서’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