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편견에 사로 잡혀 사는 것 같다. 아무리 지혜롭고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도 편견에서 결코 벗어 날 수는 없는 듯 하다. 인간에게 객관적인 사고라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정의라고 생각했고 진리라고 생각했던 수없이 많은 것들이 지나고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삶에 해악을 끼쳤다.
그런 것이 어디 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을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시의 사람들은 마녀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분명이 믿었다. 마녀를 제거하기 위해 화형을 시켰다. 결국 쟌 다르크도 마녀로 재판받아 화형을 당했다.
과거에는 인간의 지식이 완전하지 못했고 이성적이지 않아서 그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지금 우리의 판단력이 중세 시대 사람들의 판단력이나 사고 방식보다 크게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 오늘 날에도 여전히 말도 안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도는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거기에 이르는 인간의 판단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생각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 믿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다. 인간의 불완전성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바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영역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혁신,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성공적인 분야는 다름 아닌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Think Different ! 라고 주장했던 것은 그가 인간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한계를 지니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파악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를 너무 잘 봐주는 것인가?)
위와 같은 전제하에 우리는 우리가 항상 옳고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번씩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팀잇의 대표적인 슬로간에 대해 의심을 한 번 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스팀잇을 글을 잘쓰면 보상을 해주는 블로그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작가들이 많이 모이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기 위해 모이고 그러면 스팀잇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현재 스팀잇 코뮤니티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의 하나가 좋은 작가가 얼마나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하는 것 같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좋은 작가를 발굴하려는 노력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상이 넓게 분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팀잇의 본래적 이상은 글을 잘쓰는 사람들이 보상을 제대로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과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으면 스팀잇이 번성해서 가치가 올라갈 수 있을까 ?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는 명제가 참일까 ? 좋은 글이 많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입해서 볼 것이다. 그러면 스팀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까 ?
좋은 글이나 좋은 작가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글이 좋은 글이며 어떤 사람이 좋은 작가인지를 정하는 것은 독자가 아닐까 ? 결국 좋은 독자들이 있어야 좋은 글이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나가자면 블로그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좋은 글을 쓰는 사람보다도 제대로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팀잇이 발전하려면 글을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이 많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읽는 사람에게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결국 글을 쓰는 사람보다 글을 읽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것이다. 스팀잇에서 독자들이 좋은 글을 찾기 위해서 두눈을 부릅뜨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좋은 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독자들이 좋은 글을 찾으려 노력하도록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규레이션에 대한 보상비율이 지금보다 늘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큐레이션에 대한 보상비율의 조정에 관한 문제는 많은 논의가 있었기에 추가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하게 큐레이션의 조정이 아니라 독자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고전을 고전이게끔 한 것은 독자들이었지 저자들이 아니었다. 저자들은 오랜시간 독자들의 검증을 거쳤을 뿐이다. 독자가 아니었으면 고전도 없는 것이다. 책과 저작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한 것은 그 콘텐츠를 보고 제대로 평가한 독자들이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독자들은 그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스팀잇은 블로그의 저자들이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저자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가 광고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은 블로그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배제되어 있고 소외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보상금액으로 대세글의 순서가 먹여지는 상황에서는 독자들이 주인이 되어 좋은 글을 선별하기가 어렵다. 지금의 대세글같은 시스템과 함께 누가 더 많이 보았는가로 우선순서가 정해지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많이 보는 숫자에 의해 우선순서가 정해지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보는 글일 수록 좋은 글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 해 볼때 보상금액에 따른 대세글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몰론 보팅봇이 독자들의 숫자 통계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 그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독자를 중심에 놓고 보면 여러가지 판단기준이 달라 질 수 있다. 스팀잇이 창작자들에 대한 보상에 중점을 두다 보니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다른 블로그에 있는 글을 옮겨 놓으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급적 스팀잇에서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면 좋은 일이다. 가급적 독자들은 스팀잇에 묶어 놓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다른 블로그에 있는 좋은 글을 편하게 옮겨 놓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에서 옮겨 놓은 글에는 여지 없이 치타가 밑에 붙는다. 물론 창작글에 대한 보상을 주안으로 둔다면 다른 블로그에서 퍼온 글에 대한 보상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문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퍼온 글은 보상을 디클라인하면 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든 스팀잇에 가급적 좋은 자료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한다는 것이다.
휘청거리는 스팀가격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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