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동향,샌더스에 대한 공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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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는 79세의 고령이다. 게다가 작년에는 심장수술도 했다. 그는 평생 사회주의적 신념을 유지했다. 미국적 풍토에서 사회주의라고 하기 어려우니 이런 저런 용어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상적 기저에 사회주의적 영향이 흐른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정치생활 내내 무소속으로 일관한 것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샌더스가 버몬트 주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것도 미국적 상황에서 일반적인 것인 것은 아니다.

아이오와 주에서 부티지지에 0.1% 차이로 2등을 차지한 샌더스는 뉴햄프셔에서 1등을 차지했다. 샌더스가 1등 그 뒤를 이어 부티지지가 2등 그리고 3등은 의외로 에이미 글로부처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이 차지했다. 4등은 워런 상원의원 5등은 바이든이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특징적인 것은 샌더스가 1등을 했다는 것, 부티지지가 2등을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 3등인 에이미 글로부처 상원의원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주자로 알려졌던 바이든이 5등으로 처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바이든이 줄곳 1등을 했던 여론조사 결과도 샌더스가 1등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2월 11일 몬머스 대학의 여론소사에 따르면 샌더스가 26%로 1등, 바이든은 16%로 2위, 워런과 부티지지가 각각 13%로 3위, 블룸버그가 11%로 5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아직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참가하지 않은 블룸버그가 11%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샌더스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차지하고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1등을 차지하자 미국 월가에서는 즉각 경계심을 드러냈다. 골드만 삭스 회장과 CEO를 지낸 로이드 플랭크 파인은 샌더스가 후보가 되면 미국사회가 극단적으로 나뉘며, 경제를 망치고 군도 망가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샌더스 같은 사람이 미국 민주당 대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은 미국사회가 내부로 부터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월가를 대표하는 금융자본의 탐욕에 의한 빈부격차다. 2008년 위기때 이 문제를 정리할 기회가 있었으나 미국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기는 커녕, 가장 월가에 유리한 정책으로 문제를 덮어 버리고 회피했다.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흑인대통령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구조적 문제를 감추는데 급급했다.

오바마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공약이 놀랍도록 샌더스와 비슷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다 모두 빈자를 위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전세계의 부를 끌어 들여서 ‘가난한 자’들을 부양하려 한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그런 이야기다.

샌더스는 부와 직접적인 분배를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다. 부유세율을 올리고 법인세를 올려서 거둔 세금으로 ‘가난한 자’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식 문제해결 방법은 거의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벌써 트럼프와 파월 연방준비제도(FED)는 양적완화를 한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다 만다 하고 설전을 벌리고 있다. 언론에서는 미국 경제가 잘 굴러간다고 하는데, 정작 트럼프와 FED는 마이너스 금리냐 양적완화냐로 논쟁을 하고 있다.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잘은 모르겠으나 언론보도와 달리 미국경제가 매우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파월이 미국의 채무가 너무 많다고 하는 이야기는 무슨 의미일까?

미국은 아직 2008년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양적완화를 통해 전세계 다른 나라들의 부를 빼앗아서 억지로 틀어 막았는데 성공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비상조치들이 언제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슈퍼 화요일이 지나면 미국 민주당의 월가주의자들은 바이든을 버리고 블룸버그로 갈아탈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라도 샌더스의 개혁을 막아보려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번 기회가 미국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이 건전한 경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미국도 스스로 체질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자체내의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면 아무리 강력한 미국도 뒤로 나가 떨어진다. 그것이 역사의 운명이다.

미국 주류사회의 동맹은 강고하다. 그들이 샌더스와 같은 개혁을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 제도는 복잡해서 민중의 뜻이 선거에 직접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 진정한 개혁에 실패하면 세계패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패권상실과정은 비교적 서서히 그리고 분명하게 일어난다. 항상 그렇듯이 이미 미국 패권을 이어가기 위한 잠재적인 후보군들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력을 강화하면 중국의 부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번지수를 잘못찾았다.

핵시대 이후 패권경쟁의 최전선은 군대와 전쟁이 아니다. 내부적 경쟁력이 패권경쟁의 최선선이다. 과거 시대의 관념에 머물면 아무리 강국이라도 쇠퇴할 수 밖에 없다. 내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빈부격차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능력을 총동원할 수 없다. 국민 대부분이 하루 하루 먹고 살기위해 전전긍긍한다면 어떻게 국민들의 정신적 지적 능력을 총동원하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겠는가?

미국뿐만 아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도 분배의 문제다. 분배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서서히 침몰하거나 급격하게 가라 앉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외면하면 후과가 따를 뿐이다.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는 농업사회와 산업사회에나 들어맞는 이야기다. 지금은 열심히 일해도 극빈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보화사회에는 정보화 사회에 부합하는 제도가 갖추어져야 한다. 정보화 사회의 과실을 다 따먹으면서 산업사회의 규범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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