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스코판 이야기) 암호화폐와 국가

근대 국가라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한다. 근대국가의 기원을 부르주아 혁명에서 찾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원래 국가는 자본을 보호하기위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국가와 자본의 관계가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원래 국민경제라고 해서 부르주아들의 경제적 이익은 국가라는 영역내에서 보호받았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의 속성상 점점 국가의 범위를 넘게 되었다. 우리가 최근에 목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그런 의미를 상당히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기능과 자본의 영역이 과거와 달리 조금씩 어긋나게 된 것이다. 과거 자본의 시중을 들었던 국가가 자본의 활동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자본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역사는 각각 조금씩 다른 본성을 지니고 있다. 자본이 이윤의 확대를 제1의 목적으로 한다면, 국가는 영향력과 지배력 그리고 통제력 즉 패권을 제1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도 국가와 국가의 본성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같다. 지금 미국과 중국이 서로 부딪치는 상황은 자본의 논리로만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부르주아 국가의 형성을 통해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그 폐혜도 만만치가 않다. 프랑스 혁명이후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쟁이 계속 발생했다. 제1,2차 세계대전은 인류역사상 유례가 없었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부조리와 억압도 심각하다.

사실 지금의 상황은 국가라는 19세기적 개념의 산물이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당연한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철옹성 같은 국가의 기능과 역할과 범주가 어떤 식으로든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중국에서 볼 수 있는 국가의 전제성,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국가의 무자비성들이 어떤 식으로든 완화되어야 한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의 이야기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바로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가 실생활에 도입이 되면 아무리 강력한 국가권력이라도 이것을 지금처럼 강력하게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자본의 이동은 훨씬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은 과거 같은면 전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대화로 해결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암호화폐의 등장은 철옹성 같은 국가의 기능에 충격이라고 해도 충분하다. 기존의 경제구조와 달리 암호화폐는 국가의 간섭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도화하고 규제를 하더라도 암화화폐의 본성상 국가의 통제가 완전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통제의 약화는 필연적으로 국가의 기능약화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암호화폐의 등장은 의도했던 아니든 간에 미국혁명과 프랑스 혁명이후 형성된 부르주아 국가체제의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에 입각한 경제체제와 기존의 화폐체제에 입각한 경제체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가 있다. 기존의 화폐체제에 입각한 경제체제는 레버리지를 자유자제로 일으킬 수 있었다. 우리가 겪었던 2008년의 경제위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기반이 되면 그런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어렵다. 비교적 경제가 솔직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런 금융상품을 만들어 억만장자가 되었던 월스트리트의 탐욕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암화화폐는 현대사 뒷무대에서 온갖 나쁜 일을 다 일삼던 금융자본의 독기를 빼는 기능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그런 금융자본과 군산복합체의 하수인 노릇을 하던 국가의 억압과 폭력성도 조금씩 완화될 수도 있다. 그러기를 기대해본다.


@peterchung 님의 댓글을 보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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