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유치원 사태를 보면서, 누가 더 잘못했나 ?

유치원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예전에 현정부가 유치원 사태를 잘못 몰아가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유치원 원장들을 무슨 악의 화신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 악과 절대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일을 선악의 구도로 파악하려는 것은 인간의 인식능력이 불완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인간들이 가능하면 모든 일들을 흑과 백, 또는 선과 악으로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들이 다스리는 국민들을 선과 악의 구도로 나누는 것은 어리석다. 만일 조선시대에 군왕이 자신들의 백성을 선과 악으로 나누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 악으로 규정된 집단들은 다 죽어야 한다. 그럼 그렇게 죽을 것으로 운명지어진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마찬가지니 끝까지 항거할 것이다.

난 왜 현정부가 유치원 원장들을 악의 축으로 몰고 갔는지 잘 모르겠다. 유치원 원장들은 우리들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을남 을녀에 불과하다. 그냥 보통사람들이다. 다들 유치원 운영해서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생활한다. 대부분의 유치원 원장들은 생계형이다. 그냥 돈이 무지하게 많아서 주체할 수 없으니 봉사하는 기분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치원 원장들의 대부분은 평생 모은 돈으로 겨우 땅사고 건물올려서 유치원을 운영해 왔다. 국가에서 유아교육을 담당할 능력이 되지 못하니 그것을 사업적 기반으로 유아교육을 하게 해 준 것이다. 그래서 대학의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원장들이 남편 퇴직금 받고 집을 저당 잡혀서 땅을 사고 건물을 올렸다. 다달이 은행에 건물 올리느라고 빌린 돈도 갚아야 한다. 대부분의 유치원 원장들은 유치원이 자신들의 전재산인 경우가 많다.

유치원 원장중에서 일부가 국가가 지원해준 돈을 엉뚱한데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이 유치원 원장들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 정부관료, 군인들로 다 해먹었다. 국회의원 몇명이 독직했다고 국회의원 전부다 갈아 치우나 ? 군인들이 방산비리 일으켰다고 모두 다 싹 갈아 치우나 ? 그런데 유치원은 원장 몇명이 규정을 어겼다고 모두 싹쓸이 한다. 이게 맞는 일인가 ?

정부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유치원 원장들이 숫자도 많지 않고 또 자신들을 지지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나쁜 사람들로 몰아가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내려고 하는 것같다. 나는 현정부의 생각이 매우 유치하고 수가 낮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지지율을 높이려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속이 보인다. 야당의 입장이라면 그래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여당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그 정도의 생각밖에 없다면 우리 나라는 어떻게 될까 ?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은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 역사적으로 가장 반발이 심한 계층은 소부르주아지들이다. 이탈리아에서 파시즘이 생기게 된 이유도 소부르주아지들이 하층계급으로 떨어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교훈도 있다. 원래 중산층에서 하층계급으로 떨어지는 것이 가장 무섭다. 대부르주아지들이 손해를 볼 때 반응하는 것 보다 소부르주아지들이 손해를 볼 때 반응하는 행동이 훨씬더 폭력적이다.

지금 정부는 바보처럼 주로 소부르주아지들의 이익을 건드렸다. 먼저 타협없는 최저임금 상승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했다. 그리고 유치원 원장들을 공격했다. 우리가 척결하기를 원한 것은 재벌의 구조와 같은 거악이었다. 거악을 척결하라고 했더니 만만한 소악을 척결하려 했다. 바보다. 역사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것 같다. 이 정도 능력으로는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강사법으로 대학의 시간강사들 밥줄도 짤랐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

우리는 3류에게 통치받고 있다. 플라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병따한테 통치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에 무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권도 바꾸었는데 여전히 병따한테 통치 받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유치원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애들 엄마아빠다. 이정도 되면 유치원 원장을 욕할 것이 아니라 유치원 사태를 이렇게 몰고간 정책입안자들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 선과 악은 상대적이다. 지금은 이런 사태까지 몰고간 정책입안자들이 악이다.
정책은 성과로 잘잘못이 평가되어야 한다. 의도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가 나쁘면 무능한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의 윤리적 기준은 공공에게 이익을 주는가 아닌가다. 지금은 공공의 이익을 해했다. 그러니 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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