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6
어제 광복절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매우 그럴 듯하고 폼이 나는 이야기다. 북한이 괌에다가 탄도탄 미사일을 쏘겠다고 이야기한 후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공허하게 들릴까?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하는 것 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 우리나라 땅에서 전쟁하는 것을 우리가 한번도 결정해본 적이 있었던가? 듣기는 좋은 것 같은데 사태 해결과는 전혀 무관한 것 같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가 닥쳐온 것은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에다가 미사일을 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일본이 동해의 울릉도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그럼 우리는 일본에다가 미사일을 쏘겠다고 해야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미국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있고 그들이 어떤 심리상태에 있는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것 같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라는 말로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전쟁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북한의 위협과 협박에 대해 미국이 자위적 조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대한미국만이 전쟁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은 북한이 미국에게 군사적 타격을 가했는데 우리가 미국이 자위적 조치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허락하겠다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우리가 미국의 상전인가?
자기자신의 문제를 남의 문제처럼 보기 때문에 대통령의 말이 나온 것이다. 현재 상황인식이 얼마나 유치한가를 단 한마디로 결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런 인식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
진정 전쟁을 막겠다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북한에게 직접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에게 즉각 북한에 대한 모든 지원을 즉각 중지하라고 요청해야 한다.
둘째 만일 북한이 괌에다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한민국은 미국과 행동을 같이 할것이며 미국의 조치를 전폭지지할 것이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 전폭적인 지지에는 미국이 타격을 할 경우 우리도 자위적 조치를 위해 북한의 장사정포를 포함해 우리에게 피해를 입일 수 있는 북한의 군사적 목표를 선제타격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북한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 결국 전쟁이란 의지와 의지의 싸움이고 그런 점에서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어제 저녁 뉴스에 북한의 미사일 이동발사대가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리석은 짓이다. 트럼프와 아베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을 같이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선제타격을 포함하는 노력을 같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소리없는 전쟁은 시작되었다.
대통령은 우리 안보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인식을 가지는가에 따라 우리 안보는 강력해질 수도 있고 약해질 수도 있다. 안보는 군사력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국민의 의지를 결집하는 것만으로도 안보를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일을 마치 남의 일같이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언어의 유희로 풀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을 우리가 결정한 적이 언제 있었던가? 공허한 언어의 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