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쟁위협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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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북한에게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군사적인 방법이란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쟁을 언급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전쟁이란 것이 가능한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만일 미국이 북한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즉각 반격할 것이다. 아마 일본의 동경과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곧바로 날라갈 것이다. 그중 일부는 요격되겠지만 아마 한두개는 타격을 가할 것이다. 그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전쟁을 운운하는데 우리 나라는 조용하다.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당연히 대통령과 국회를 위시해서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안된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측은 미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위정자들은 조용하다.

아마도 두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미국이 한다니까 어쩔 수 있겠냐? 하는 체념, 두번째는 트럼프가 말로는 전쟁을 운운하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는 국가 지도자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짓말을 했다.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의 전쟁에 대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는 것은 그의 발언에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트럼프가 북핵문제 전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가 전쟁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대화에 의한 해결 방법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국가간 대화란 서로 일정한 부분을 양보하고 큰 것을 얻기 위한 협상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설득을 통해 상대방을 포기시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은 트럼프는 대화를 하고자 했고 미국의 여타 정치세력들은 트럼프식 해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업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줄것과 얻을 것에 대한 확실한 이해타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트럼프는 북한핵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대신 북한이 중국보다 미국에게 가까운 입장이 되도록 하는데 주안을 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가 대통령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수없이 많은 군산복합체와 이들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진정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미국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미국과 대화로 인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올해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트럼프의 전쟁운운하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한반도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는 것을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니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탄도미사일 발사만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다 마쳤다. 실제 작전배치는 완료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남은 것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인데 그것도 거의 완성한 것 같다. 북한이 일본에게 탄도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은 SLBM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거의 다 완성된 핵능력을 새로운 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길이란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이나 방위조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안보환경을 스스로 구축해 나간다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렇다면 기존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의 틀을 붕괴시켜야 한다. 북한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붕괴를 추구하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추측하는 이유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이 국제연합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들의 연합이 이중으로 존재하게 될수도 있다. 핵심국가들을 제외한 여러나라들은 지금의 유엔과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가들의 연합에 이중으로 속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북한이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추측이 든다.

트럼프의 전쟁주장과 관련하여 우리는 군사적인 문제해결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무기의 살상력과 파괴력이 고도로 발달한 상황에서 전쟁은 민족의 절멸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도 살려고 하는 것이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전쟁을 정책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클라우제비츠 사상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변화고 있다. 더 이상 전쟁을 정책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만일 미국이 자꾸 전쟁을 운운하면 한반도에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으로 몰고하는 동맹은 해체하는 것이 옳다. 우리의 운명을 무턱대고 남의 손에 맡겨 놓을 수는 없는 법 아닌가?

한미동맹의 시대적 사명도 다한 것 같다. 어떠한 동맹도 방어적인 성격을 벗어나는 순간 평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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